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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라꼬 그래 하는 동 몰다, 내그트마 안 그칼시더”
말이 같다는 건 문화적 동질성의 정다운 표현
[안동청년기자연합 기획연재] 안동·예천 교류와 상생의 근대기행 (5)
2016년 04월 04일 (월) 10:00:51 최봉근/권달우 dalu80@naver.com

차(車)로는 30분, 먼 옛날 걸어서도 한 나절이면 닿을 수 있었던 안동과 예천은 하나의 문화권에 살고 있다. 행정구역이 다른 두 자치단체가 한 문화권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인접한 이유도 있겠지만, 같은 방언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안동사람이 예천에 가서 물건을 살 때 "요거 얼마이껴?"라고 물으면, 단박 "얼매씨더"라는 말이 돌아온다. 경상북도 내 안동방언권에 속한 여타 도시 중에서도 안동과 예천은 말씨가 유독 닮아있다. 이번 회차에서는 같은 방언을 쓰고 있는 안동과 예천의 방언을 통한 문화적 동질성에 대해 학술적 자료를 곁들여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같은 말, 같은 문화

어릴 적 자주 들었던 우스갯소리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때는 일제강점기. 경상도 출신의 독립군 비밀요원 하나가 고향에서 간신히 마련한 군자금을 들고 북간도 비밀아지트에 찾아들었는데, 그곳에서 혼자 여러 날을 숨어 지내던 함경도 출신 요원에게 군자금을 전달했더니 한다는 말이 "이게 무시기?". 경상도 출신이 "무시기가 뭐꼬?"라고 반문하자, 함경도 출신은 또 "뭐꼬는 무시기?"라 되묻는다. 경상도 출신은 재차 "무시기가 뭐꼬?". 이 둘은 이러한 대화를 반나절이나 되풀이했다는 시시껄렁한 농담이다. 아닌 게 아니라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당시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전국 팔도에서 모여든 청년들 사이에서 꽤 있었을 법한 이야기란 생각도 든다. 만약 이들이 같은 경상도 출신이었다면 대화내용은 어땠을까? "이게 뭐꼬?" "보먼 모오나" "마카 얼메고?" "시알라바라 짜쓱아" 쯤 되는 대화가 오가지 않았을까. 비밀아지트가 시끌벅적하게 소란스러웠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말의 차이에서 오는 소통의 부재는 없었을 것이다.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매개는 바로 '말'(言)이다. 한국인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언어집단이고, 미국인은 영어를 쓰는 언어집단이다. 말은 집단을 구분 짓는다. 독일을 비롯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3개국은 유럽에서도 독일어권 국가로 분류된다. 같은 말을 사용하는 나라들이다 보니 국경 간 왕래도 자유롭고, 국민들의 삶과 문화도 비슷하다. 결국 말이 같다는 것은 단순 언어의 동일성을 넘어 문화적 동질성을 나타낸다.

한국어라는 큰 줄기에서 분화 발전해 온 우리나라의 각 지방언어(사투리)도 마찬가지다. 사투리는 표준어에선 느낄 수 없는 그 지역의 독특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그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고,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자산이기도 하다. 표준어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완전한 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오히려 표준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어휘가 존재하는 경우도 많다.

경상북도 방언

같은 말을 쓰는 지역끼리는 같은 문화권을 형성하거나, 동일한 지역적 정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방언은(북한을 제외한 남한의 경우) 크게 서울·경기, 충청, 호남, 영남, 제주, 강원지역 방언으로 나뉠 수 있다. 한국의 방언학과 관련한 각종 학술서적을 보면, 역사적·지리적 조건은 방언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산이나 강, 호수 등의 지리적 환경은 방언의 전파를 단절시키거나, 또는 소통시키는 역할을 한다.

   
‣ 문경군 동로면은 험준한 산세와 높은 고도로 인해 고립된 형태의 독특한 방언형이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이 지역은 서·북쪽으로는 충청북도, 동·남쪽으로는 경상북도와 인접해 있다.

'문경 동로면' 대표적인 고립형 방언

대표적인 예로 경상북도 문경의 동로면을 꼽을 수 있다. 문경의 동쪽은 태백산맥에서 서남쪽으로 뻗어 나온 소백산맥의 중앙부에 속하는 험준한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행정구역상 문경시 최북단에 위치한 동로면은 산세가 험하고 고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의 왕래가 빈번하지 않아 현재까지도 독특한 방언형이 유지되고 있다. 충청북도와 인접한 동로면은 동(東)으로 경북 예천, 서(西)로는 충북 괴산, 남(南)으로는 경북 상주, 북(北)으로는 충북 단양·제천·충주과 접하고 있다. 또 험한 산을 중심으로 남쪽은 낙동강 상류, 북쪽은 남한강 상류가 있는 지역이다. 이곳의 전체적인 지형은 산으로 둘러 싸여 있어 다소 고립된 방언형이 나타났다. 문경지역 사투리를 언뜻 들으면 서울말 같기도, 경상도말 같기도, 때론 북한말 같기도 한 이유는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문경지역은 안동 방언권에 속하는 예천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말투와 억양에 있어 상당부분 차이를 보인다.

   
‣ <경북방언구획(정철 1997: 248)>

'니껴형' 안동방언

경북대학교 총장을 지낸 천시권(1925~2008) 선생은 경상북도의 방언 구획을 음운, 어휘, 어법을 기준으로 고찰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의문 종결 어미를 중심으로 방언을 구획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대구·경주 중심 방언 △안동·의성 중심 방언 △상주·선산 중심 방언으로 구획했다. 이들 3개 방언권은 말투와 억양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안동방언권은 지역적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종결어미 '~니더' '~니껴' 형을 사용하는 지역이다.

유홍준 교수는 자신의 인문학 스테디셀러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경북지역의 한 일간지에 실린 학술기사를 인용하면서 북부경북의 말투를 '니껴형' 사투리라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말끝을 '~ㅆ능교'라 쓰는 대구지역과 달리, 같은 북부지역에서도 안동·예천·의성·영양·봉화·영양 등의 지역에선 '~ㅆ니껴'라는 어미를 붙인다는 것이다.

또 어미뿐만 아니라 성조(聲調)라고 하는 말의 높낮이와 길이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학교 안 가나'라고 말할 때, 대구의 능교형은 '안'에 악센트를 주지만, 안동의 니껴형은 '가'에 악센트가 있다. 이른바 고평평(高平平)과 평고평(平高平)의 차이다. 유 교수는 북부경북의 이러한 니껴형 사투리는 "단어 또는 문장 상에서 악센트를 뒤쪽으로 주므로 힘도 있고 설득력이 있다. 고평평의 능교형, 평평평의 서울말과 달리 평고평의 니껴형에는 무엇보다도 리듬감과 여운이 있다"고 극찬했다.

안동방언의 특징

안동문화원이 발간한 안동방언사전(편자 김정균)에 따르면, 안동 방언권에서 쓰는 어휘의 특징 중 하나는 옛말의 흔적을 보이고 있는 낱말이 많다는 점이다. '머루' '모래'의 조선 초기 형태는 '멀위' '몰애'였다. 하지만 안동방언에선 '멀구' '몰개'로 남아있는데, 이는 조선 초기의 형태보다 더 앞선 시대의 형태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또 중앙어(표준어)에 비해 된소리가 매우 많은데 '두껍다'를 '뚜껍다', '조리다'를 '쪼리다'로 읽는 등 매우 강하고 억센 느낌을 준다.

특히 느낌을 나타내는 감탄사가 다양하게 발달돼 있다. 이는 표준어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안동말로는 충분히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동말 '아:따 마 자알 돼 뿌랬네' '에헤이, 다 마하 뿌랬네(망쳐 버렸네). '아이고, 워씨야' '아이고, 무시라' 등의 감탄사가 풍기는 의미와 어감의 차이는 표준어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동사 가운데 어간과 어간이 직접 결합된 합성어가 많다는 특징도 있다. '드가다'(들어가다) '낼앉다'(내려앉다) '들오다'(들어오다) '싸말다'(싸서 말다) 등이 이러한 표현이다.

문법적 특징에선 존칭의 주격조사인 '께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버지께서'라고 하지 않고, '아베가, 아부지가' 등으로 쓰인다. '아뱀가 자아 가겠니더'(아버지께서 장에 가셨어요). '~가'라는 조사는 존칭의 의미가 담겨있다. 호격 조사는 중앙어처럼 '아/야'가 쓰이는데, 높이는 대상에게 '아배요' '할매요'처럼 존칭의 의미를 지닌 '요'를 붙이는 것도 특징이다. 감정을 강조하거나 말을 듣는 이에게 재확인 할 때는 종결어미에 문장 종결조사 '이'를 덧붙인다. '한대이' '있니데이' '가그래이' '오세이' 등이 이 같은 표현이다.

안동방언의 흔적

안동에선 부자지간에 살가운 말들로 장시간 이야기 하는 법이 없다. "밥 묻나" "예, 저역 자셨니껴" "그래, 춥다. 언 드가라". 대부분의 대화가 이러하다. 안동 출신 안상학 시인의 시 속에서는 안동말의 흔적을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시 속에 등장하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일컬어 '아배' '어매'라고 쓴다. 그의 시 『아배 생각』에선 안동방언이 가감 없이 그대로 쓰였다.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아버지의 말 속에 해학과 정감이 숨어있다. 그러면서 슬프다. 사랑이다.

아배 생각 / 안상학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시집<아배생각/2008,애지>중에서                                                                    

                                                                                                   

사투리를 지켜라

안동문화원이 주관해 매년 열리고 있는 안동사투리경연대회는 말 그대로 안동사투리를 지키고 잘 가꾸어나가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지역민들의 얼과 이 시대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소중한 무형문화인 사투리. 이를 계승·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올해로 벌써 8년째다. 다소 생소하지만 어릴 적 할매·할배에게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올 때면 관객석에선 왁자지껄 한바탕 폭소가 터져 나온다. 공감의 웃음이다. 표준어랑 사뭇 대조되는 생소한 단어들, 긴 문장을 한 단어로 팍 줄임말, 무뚝뚝한 외마디 인사말, 강하고 억센 발음. 미디어의 발달로 인한 표준말의 강박은 어느새 잊은 채 생짜 그대로의 우리말(?)이 관객들을 웃고 웃긴다.

   
‣ 지난 2011년 11월에 열린 제3회 안동사투리 경연대회에서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성근 씨가 '청중과 함께하는 퀴즈 퍼레이드'의 사투리 무대를 펼치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사진제공 안동문화원)
  

제3회 안동사투리경연대회 최우수상(일반부) 수상작

'청중과 함께하는 퀴즈 퍼레이드' 중에서 / 김성근

<중략> … 그 전뿐에 월드컵 했제요. 중계방송하던 아나운서 잉내 한 번 내 보께요.

"레프트 윙, 사이드에서 길게 센터링했습니다. 약간 불안한 공, 그러나 받치고 있던 선수 재빨리 공 잡아서 리턴하면서 강슛! 골인! 네~ 대단합니다. 감격적인 장면입니다!"

멀라꼬 중계방송 그래 하는동 몰다. 내그트마 안 그칼시더.

"왼쪽 여불대기에서 한복판으로 공을 질게 차 여었니더. 쪼매 삐딱하네요. 아이구 저래 차가 우얄라 카는동 몰따. 그르이깨내 바라꾸 있든 선수가 재발리 쪼처 나오디이마는 펏떡 공 붓잡아가 획 돌메 힘 가지끈 탁 차 여뿌랬니더! 옳다! 골문으로 공이 쑤욱 드가뿌랬니더! 그래, 잘한다! 바로 그기이다! 얼씨구나! … <이하 생략>

                                                                                                           

닮은 듯 다른 '예천방언'

예천 읍내 흑응산(黑鷹山) 정상에 세워진 시비에는 예천 출신 안도현 시인의 시 '醴泉'(예천)이 새겨져 있다. 이 시에는 예천 사람들이 쓰는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했는데, 안동말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안동식 표현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하지만 안도현 시인은 안동과 예천이 한 문화권인 듯 보이지만 각 지역의 말씨와 풍습, 음식 등은 분명히 미세하게 다르다고 했다. 안동방언권에서 주로 쓰이는 '했니더' '했니껴'는 예천·문경·상주 지방에선 '했어여' '그랬이여'라고 하는 차이를 보인다.

안동에서 고교·대학을 졸업한 예천출신의 30대 안재철 씨. 고교 시절 예천에서 안동으로 유학 온 첫날 새로 사귄 친구들이 썼던 안동식 표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야야, 이거도 치아뿌래라" "금마 집에 가뿌랬나". 예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뿌래'란 종결어미가 무척 낯설었다. "이랬어여" "저랬어여"라고 했던 안씨의 말을 신기한 듯 쳐다보는 친구들의 표정도 아직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안동말과 예천말은 닮은 듯 보이지만 각자의 고유한 특징과 차이를 여전히 간직해 가고 있다.

   
‣ 경북 예천군 예천읍 백전리의 야트막한 야산인 흑응산(해발217m) 정상에는 예천 출신의 시인 안도현의 '醴泉'(예천) 시비가 세워져 있다. 그는 시에서 '~니껴' '~시더' 등 예천방언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런 식의 말투는 안동방언과 거의 흡사하다.(사진제공 예천군청)

있잖니껴, 우리나라에서 제일 물이 맑은 곳이/ 어덴지 아니껴? 바로 여기 예천잇시더./ 물이 글쿠로 맑다는 거를 어예 아는지 아니껴?/ 저러쿠러 순한 예천 사람들 눈 좀 들이다보소./ 사람도 짐승도 벌개이도 땅도 나무도 풀도 허공도/ 마카 맑은 까닭이 다 물이 맑아서 그렇니더./ 어매가 나물 씻고 아부지가 삽을 씻는 저녁이면/ 별들이 예천의 우물 속에서 헤엄을 친다 카대요./ 우물이 뭐이껴? 대지의 눈동자 아이껴?/ 예천이 이 나라 땅의 눈동자 같은 우물 아이껴?

'醴泉' 전문 / 안도현                                                                                                   

문학 속에서 엿본 문화 동질성

'내성천 시인'이라 불리는 안도현은 금빛 모래 깔린 내성천과 고평들이 내려다보이는 학가산 자락 호명면 황지리 소망실에서 태어났다. 내성천을 끼고 북으로는 영주, 남으로는 안동과 인접한 예천지역의 동쪽 끄트머리 땅이다. 그가 태어난 집은 소위 '까치구멍집'이라 불리는데, 안동을 비롯해 경북북부지방과 강원도 일부 지방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구조의 가옥형태이다. 부엌과 외양간이 붙은 겹집 형태로, 용마루 밑에 연기가 빠져나갈 통로를 만든 것이 까치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 해 '까치구멍집'이라 부른다. 행정구역상 안동이다 예천이다 나뉘지만 사실 그 경계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안동사람' '예천사람'이 아닌 '물(내성천) 건너 이웃' 정도가 아니었을까. 근현대에 들어선 산업화의 영향으로 신작로와 철길 등이 생기면서 이들 간의 문화교류는 더욱 활발해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에필로그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는 화성인의 눈으로 지구인의 언어를 관찰해보면 모두 똑같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아마 외국인이 한국말을 들었을 때 경상도 방언과 전라도 방언을 구별 못하듯, 표준어를 쓰는 서울사람들은 안동과 예천의 방언을 거의 같다고 볼 것이다. 현지에서 직접 방언을 사용하는 지역민들이나 그 미묘한 차이를 알까.

흔히 방언을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하며 표준어에 비해 수준이 낮은 말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방언은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쓰여 왔고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지역 고유의 문화자산이다. 이 글을 통해 안동방언의 역사와 문법적인 측면을 모두 소개하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풍부한 어휘와 효율적 축약이 있고, 그런 가운데 멋과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안동방언의 새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 전국을 무대로 활동 중인 스토리텔러 류필기 씨는 구수한 안동사투리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객들을 울고 웃긴다. 그는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로 현재 별신굿의 주지탈, 백정, 이매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안동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안동방언의 산업화를 몸소 보여 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제는 유명인이 된 안동사투리경연대회 우승자 출신 류필기 씨가 사회자로 나서 진행하는 행사를 보고 있으면, 구수하고 걸쭉한 입담과 안동말 특유의 무뚝뚝하지만 담백한 표현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시원하면서 새콤달콤하고, 매운 듯 톡 쏘지만 끝에는 깊은 여운과 아련함을 남기는 안동식혜의 맛과 닮았다고 할까. 지역민들의 삶 깊숙이 배어 있는 우리말(방언)은 어디서나 부끄럽지 않고, 자부심을 느끼며 당당히 말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역사적 산물이다.

최봉근(영남신문 기자) / 권달우(안동인터넷뉴스 기자)

[안동청년기자연합·안동아카이브연구회 공동 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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