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녹색당을 지지하는 이유
저는 녹색당을 ‘진지하게’ 지지합니다
내가 녹색당을 지지하는 이유
저는 녹색당을 ‘진지하게’ 지지합니다
  • 허승규
  • 승인 2016.04.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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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허승규 (청춘안동517 공동대표)

♦ 허승규 (청춘안동517 공동대표)

저는 4년 전에 녹색당을 처음 알게 되었고 소중한 한 표를 던졌습니다. 저는 2012년 정권교체를 열망하며 제1야당 대선캠프 활동을 하였습니다. 진보신당을 지지하였고, 서울시장 후보 노회찬을 지금도 응원합니다. 지역구도에 맞선 노무현은 중학교 시절 우상이었고, 이장출신 남해군수 김두관의 삶은 여전히 감동을 줍니다. 재벌에 맞선 심상정을 기억하고, 조성주의 출마 선언문에 눈물이 나곤 합니다. 여전히 그 때 그 시절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들을 응원합니다. 정치학을 전공하는 저는 대학시절 따뜻한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더라도 함께 더 나은 정치를 이야기했던 그들이 좀 더 나은 보수정당을 만드는데 일조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인재육성보다는 인재영입에 매몰된 제1야당에서 서러움을 겪으면서 청년위원회, 대학생위원회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그대들을 응원합니다. 정치 혐오와 냉소가 심한 한국 사회에서 그들은 정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마주하였습니다. 그랬던 제가 2012년 0.48%, 녹색당에 투표한 10만여 명 중에 함께 하였습니다. 특이함에 끌렸던 것일까요. 제가 좋아하는 정치인도 없었지만, 저런 사람들도 국회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사자라기보다는 옆에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표를 던졌습니다. 당선되지 않을 거라는 동정심도 있었습니다. 당첨되지 않아도 재미로 사는 로또처럼, 그렇게 녹색당에 투표하였습니다. 그런데 친한 친구에게 누군가를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감정을 되돌리기 힘든 것처럼, 투표를 하고 나니 계속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기어코 입대를 한 달 정도 앞두고 학내 동아리 30주년 기념강연에 녹색당 대표를 초대하였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갔고 지인들의 입당 소식이 들렸습니다. 외출, 외박, 휴가를 나와서 만났던 녹색당원들을 기억합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던 가을이었습니다. 부대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흘렸던 땀방울과 시원한 바람을 기억합니다. 한국에도 녹색당이 있어야 하고, 저의 고향 경북에는 더더욱 있어야 한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매달 1만원이라도 그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역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이 생겼습니다. 입당이었습니다.

그리고 2015년 1년간 저는 열심히 녹색당 활동을 하였습니다. 각종 강연, 간담회, 정당연설회, 영화상영회, 지역모임, 대학모임, 캠프에 참가하였습니다. 수많은 녹색당원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저는 1년간 정당과 연애를 하였습니다. 1년이 지난 저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저 동정심으로, 이름과 색깔이 맘에 들어서가 아닙니다. 저는 청소년 시절부터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곤 하였습니다. 정치학을 전공한 학부생 10년차, 여전히 정치는 쉽지가 않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좋은 정치가 더 나은 삶을,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 못나 보이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정치는 좋은 정당과 함께 발전합니다. 다양한 시민들의 삶을 담아낼 수 없는 지금의 정당과 정치에 문제제기합니다. 그리고 녹색당은 우리를 둘러싼 정치에 작은 균열을 낼 수 있는 전환의 씨앗이라 생각합니다. 녹색당이 우리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정치 혐오와 냉소가 반복되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녹색당은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대안의 숲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4년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분리수거를 열심히 합니다. 제가 불편함을 감수하면 청소 노동자분들의 노동 강도가 줄어듭니다. 분리수거는 지구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부담을 더는 우리의 일이기도 합니다. 환경은 그저 인간을 배제한 자연 숭배 사상이 아닙니다. 기후변화로 가장 먼저 고통 받는 자들은 사회적 약자입니다. 생태는 낭만적이고 추상적인 자연보호가 아닙니다. 우리 삶의 문제이자 지속가능한 지구 공동체의 화두입니다. 전기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면 그것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사회정의의 문제입니다. 녹색당은 배부른 소리를 하는 정당이 아니라 숨 쉬며 살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생명의 정당입니다. 태양광발전으로 핵발전소를 모두 대체할 수 있다며 기술만능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전기수요를 함께 이야기하며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녹색당은 기존의 정치에서 소외된 여성과 소수자들을 대변합니다, 과반이 여성 당원인 한국 최초의 정당입니다. 정치는 더 이상 남성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정치의 문을 열어도 사회문화적 요인 때문에 여성들의 정치는 쉽지 않습니다. 당내에서 여남동수 의사결정구조를 정착해왔습니다. 동성결혼 법제화는 물론 동물권까지 다양성과 평등의 정치를 말합니다.

무엇보다 녹색당은 한결 같습니다. 선거용 혁신위, 이합집산, 당명개정이 없습니다. 지난 2번의 선거에서 우리는 1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 했습니다. 녹색당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존중하면서 우리의 한계를 성찰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습니다. 공천혁신이 주는 변화가 대체 무엇인지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간판만 바꾸고 시스템을 그대로 두는 그들의 정치학에 진저리가 납니다.

녹색당은 근본적인 변화를 말하면서 전 세계 100여개의 녹색당과 함께 꿋꿋하게 창당 4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진보정당도 지금의 국민국가 체제에서, 그들의 가치를 국제적 단위에서 구현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선망하는 유럽의 진보정당들도 쉽지가 않습니다. 녹색당은 세계녹색당(global greens)과 함께 전 지구적 문제를 함께 연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의 어느 정당보다 가장 안보의 맹점에 다가서는 세계평화의 정당입니다. 녹색당이 세계평화를 모두 책임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녹색당과 같은 정치세력이 지구 곳곳에서 자리 잡는다면 전쟁 가능성 그 자체는 줄어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녹색당은 환상과 낭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현실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불편한 이야기를 서슴지 않고 합니다. 그럼에도 웃음과 낙관을 잃지 않습니다. 저는 패션으로써 녹색만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상처받은 자들을 위한 정치를, 가능성의 정치를 말하고 싶습니다. 진지하게 녹색당을 지지합니다. 좋은 정치를 고민하는 시민들의 열망에 함께 합니다. 저는 그것을 녹색당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아직 투표용지가 두 장이라는 사실을 생소해 합니다, 투표용지는 두 장입니다. 지역구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있습니다. 주소지의 인물에 던지는 투표가 있고,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있습니다. 정당투표 3%를 얻으면 전국적인 비례대표 국회의원 1명이 선출됩니다. 정당투표는 최선에 던지세요.

녹색당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남들이 아닌, 그들이 아닌, 그대의 정치에 투표하시길 바랍니다. 녹색당이 이번에 당선되지 않아도, 저는 괜찮습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투표 결과도 결코 구속할 수 없는 내면의 선택에 저는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3%가 안 될 거라는 두려움이나 불안함은 그다지 없습니다. 제가 모시는 후보가 신촌에서 노래를 할 때에 느껴지는 웃음과 낙관은 바로 그러한 내면의 힘일 것입니다. 그는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면서도 당선되지 않으면 끝장이라는 공포를 말하지 않습니다. 물론 두려움이 없다고 해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4월 13일까지 진지하게 녹색당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녹색당의 존재와 가치가 더 많이 알려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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