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하회탈’ 총13점 52년만의 고향 나들이
민속박물관 기획전 계기로 반환운동 예상
국보 ‘하회탈’ 총13점 52년만의 고향 나들이
민속박물관 기획전 계기로 반환운동 예상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6.09.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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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품에 안기면 역사문화도시 품격 더욱 높아질 터

1964년 고향 안동을 떠나 국립중앙박물관에 위탁 보관되고 있던 국보 121호 ‘안동하회탈 및 병산탈’ 13점 모두가 오는 9월27일부터 12월11일까지 안동민속박물관에서 <國寶, 하회탈> 기획전으로 전시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은 주지(2개)·각시·중·양반·선비·초랭이·이매·부네·백정·할미 등 10종 11개에, 병산탈 2종을 포함해 11종 13점이다.

 

탈놀이 가면은 바가지나 종이 등으로 만들어 탈놀이를 하고 난 후 사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하회탈은 오리나무로 조각하고 그 위에 한지를 발라 옻칠했다. 탈놀이가 끝난 후 마을의 신성공간인 동사에 보관했다. 하회마을에서 소장했던 진품 하회탈과 병산탈은 800여 년 전인 고려 중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진품이 부분 전시나 해외 순회 전시에 종종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1997년 제1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최 당시에 3점, 2003년 안동대학교박물관 특별전에서 5점(각시,양반,선비 등)이 내려온 바 있다. 13점이 모두 안동에 와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동시립민속박물관 담당자는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1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두 차례의 실사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은 후 지난 8월 31일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13점 모두를 안동으로 이송, 안동시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1928년 일제강점기 당시 압력으로 별신굿탈놀이가 중단된 후 하회탈의 높은 가치를 주목한 이들이 있었다. 1930년대 후반부터 연구자들이 하회탈과 탈놀이를 조사․연구했으며, 1954년 류한상 전 안동문화원장이 아서 맥타가트(Arther Joseph Mactaggart) 미국문화원 공보관에게 소개해 영문잡지에 실려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1958년 정부수립 10주년 기념행사로 시작된 제1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양반․선비마당이 공연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그 역사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1964년에 국보로 지정됐다.

 

국보 지정 전후에 중앙박물관에 옮겨간 하회탈 등은 기증이 아닌 위탁, 보관방식으로 현재까지 타향에 머물고 있다. 이후 안동지역에서는 ‘문화재 반환운동’ 움직임이 일어나곤 했다. 1995년 안동시의회가 환수운동을 추진한 적이 있었고, 2004년에는 안동시까지 나서서 여러 종류의 지역문화재 반환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후 하회마을에서도 고향으로 돌려달라는 환수운동을 추진했지만 중앙박물관 측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회마을과 하회탈 및 탈춤을 기반으로 20년 동안 국제적인 탈춤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안동지역으로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진품 국보급 문화재를 되돌려 받고 싶은 맘이 굴뚝같다. 만약 반환이 가능하다면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더 크게 제고할 수 있는 전환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크다.

흥미로운 점은 하회탈이 고향나들이를 했던 전후시기에 반환 움직임이 일렁거렸다는 것이다. 하회탈을 고향 안동으로 돌아오게 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 될 것인지 여부와 함께 중앙박물관이 어떤 자세를 보일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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