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안천 취수 둘러싼 갈등, 해법은 없는가?
길안천 취수 둘러싼 갈등, 해법은 없는가?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6.09.10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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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적 주장과 대립 넘어서는 범시민토론 있어야
신도청 웅도안동 내부역량 키워야 할 때 다툼으로 밤 지새우나

길안천 취수장 공사를 둘러싼 안동지역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나름 해법을 찾고자 하는 노력은 보이지만, 일면적(一面的)으로만 진행되고 있어 시민들의 안타까움만 커지고 있다.

안동시의회 임시회 기간 중인 지난 5일 시의원 16명이 성덕댐과 길안취수공사장, 안동상수도 취수원 및 정수장을 전격 방문한 것만으로 그간의 갈등사태를 매듭짓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민의 대의기구인 시의회가 내부의 입장 차이를 넘어서서 시민토론회라도 개최하는 등의 다양한 해법 찾기에 나서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등장하고 있다.

 

시의회 구성원들이 입장 차이에 너무 머물다 보면 시의회 전체 위상 훼손과 무기력한 이미지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 시민들은 후반기 지도부 구성이 끝났을 때 의회 고유의 활력과 리더십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물론 3선의 현직 국회의원과 도의원 중심의 새누리당이 정치적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줘야 한다는 주문도 잊지 않는 분위기였다.

당장 취수공사 중단 요구를 관철시켜 달라는 것보다는 ‘물-수자원’을 둘러싼 지역민의 원망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다양한 해법을 찾아봐 달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시민사회와 행정권의 갈등, 시의회 내부 분열, 행정 및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가랑비에 옷 젖듯 지역사회 전반의 몸살로 장기화될 경우 결국은 전체안동의 손실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의회 현장방문 계기로 시민토론회 열어라

1인 릴레이시위와 전단지 배포, 현수막 등으로 당장의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는 <안동식수지키기범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장기적인 반발 움직임을 모색하고 있다. 국립한경대학교 연구팀이 수행 중인 ‘길안천 취수로 인한 하류 영향 검증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취수장이 완공되어도 안동시가 준공허가를 해 주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하지만 올해 초 시민연대가 안동시와 연구용역 발주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행정권과 명분다툼에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물과 관련한 지역사회의 피해 정서를 충분히 감안해 여러 계층의 참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수공 측이 경북도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은 연대활동에 치명적으로 다가온 셈이었다.

그렇다고 시의회의 책임이 가벼워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방의 차원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는 국책사업이라고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경우 상부기관의 사업을 계속 기피할 경우 행정적 패널티가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수준에만 그쳐선 안 될 것이라는 여론도 등장하고 있다. 늦었지만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의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 역할이 높아져야 할 시기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막연한 소통론 보다 진지한 설명·경청 자세 필요

1인 시위와 집회 움직임이 50여 일을 넘기고 있다. 임하댐의 물길이 영천댐터널도수로를 통해 대구와 동남부지역에 흘러가기 시작했을 때부터 수자원공사는 길안천을 탐내 왔었다. 이후인 2012년 9월 성덕다목적댐 기본계획변경 고시 당시 길안천 한밤보 취수계획이 발표됐을 때, 전·현직 정치인과 상공회의소 등은 범시민대책위와 궐기대회를 조직해 냈었다. 정파와 차이를 뛰어넘어 각계각층 시민들이 단합했을 때 정치적인 해법이 모색되어질 수 있다는 것이 과거의 경험치 이다.

5~6년 전부터 ‘신도청 웅도 안동시대’를 준비한다는 슬로건이 난무했다. 막상 신도청이 개청된 작금에 각계의 지향과 방향이 혼돈에 빠지면 깃발만 나부끼고 공허해질 수 있다. 문제는 지역사회 내부구성원들의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막연한 일반적 소통론에서 벗어나 서로의 입장을 진지하게 설명하고 상호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면적인 주장을 넘어 다각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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