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장대한 파노라마
500여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장대한 파노라마
  • 조영옥
  • 승인 2009.05.18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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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할머니의 운남여행기(7)

17일(수허, 옥룡설산공원의 인상려강 관람, 백수하)

아침에 어제도 들렀던 간판도 없는 조그만 식당에서 여전히 같은 메뉴로 식사를 함.
수허 고진 관광, 수허 고진은 1000년이 넘는 나시족 마을로 옛날 차마고도 마방들의 교역이 이루어지
던 곳이라 한다. 아직도 그때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들어서면 리지앙의 사방가와 상점거리의 구조는 같지만 규모가 작고 조용하다.
리지앙의 번화한 모습보다 이곳의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차라리 더 좋아지는 것은 왜일까? 정
말 여가를 즐기고 싶은 곳이다. 우리는 어느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시고 엽서를 쓰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한참을 놀다 나왔다.

왕씨 마방이 있던 190년된 집을 관람하고 그곳에서 파는 보이차국수를 먹었는데.. 그 맛이 기념할 만
하였다. 국수를 뜨거운 물에 얼른 삶아 졸깃한 맛이 있어야하는데 그냥 미지근한 물에 넣었는지 생가
루 냄새가 나며 흐물흐물하여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었다.
운남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은 맛없는 식사였다.

수허는 리지앙고성보다 규모가 작으나 더 편안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종일 거닐어도 좋을 곳이다

 

마방들이 묵던 객잔이 옛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길을 걷다 만난 아름다운 카페- 이곳에서 우리는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엽서를 썼다

 

아름다운 동파문자가 새겨진 카페의 간판- 먹고 마시고 자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三眼井 이라 이름 붙어 있다 제일 높은 곳은 먹는 물, 두번째는 채소 씻는 물, 아래는 빨래하는 곳

 

자연스럽게 편안하고 매력적인 카페- 인테리어가 고품격이었다

 

130년 전통의 왕씨마방이 있던 곳- 맛없는 보이차면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수허를 나와 우리는 옥룡설산공원으로 향했다. 기대하던 공연, 바로 장예모감독의 <인상ㆍ 려강>을 보
기 위해서이다. 인상(IMPRESSION) 시리즈는 베이찡과 계림, 그리고 이곳에서 공연되고 있다한다.
관람료는 150위안이었는데 공원이용비니 입장료니 하여 무려 310위안이라는 거금을 들여보는 공연이
다. 처음에는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불만이었으나 나중에는 아무 생각이 없게 되었다.
우선 들어서면서부터 그 규모에 압도되었다. 우뚝 솟은 옥룡설산아래 해발 3100미터높이의 무대,아마
도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무대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10여 소수민족에서 차출된 500여명의 배우, 그들이 펼치는 장대한 삶과 사랑의 파노라마가
1시간 동안 쉴 새없이 펼쳐졌다. 눈물이 핑도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관람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 표를 사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극을 시작하기 전- 시간이 얼마 남았다는 표시가 전광판을 통해 나오고 있었고 1시 정각에 시작했다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한 무대위에서 500명의 소수민족 사람들이 펼치는 대 서사시- 규모에서 압도되었다

 

피날레- 모든 출연자가 다 나와서 인사를 한다- 장예모다운 연출이다

 

객석- 엄청난 투자와 엄청난 동원, 그리고 엄청난 관람수입이 보이는 상품이었다

관람을 마친 후 우리는 공원내에 있는 백수하를 가기로 했다. 그곳은 아무 차나 갈 수가 없고 그곳에서
운영하는 전기차를 타고 가야했다. 불편하기는 하지만 환경을 생각한다면 잘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도 백담사가 그랬다.
백수하는 강가의 돌이 희다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한다.
백수하 위에 흑수하도 있다 돌이 검다 했다.
물이 맑고 산새가 아름다웠다. 물가에는 야크가 있고 사람들은 야크를 타고 사진을 찍는다.

우리는 물가를 산책하며 놀았다.
가이드 병규씨가 최선생과 함께 백수하 케이블카 타는 곳에 가서 누군가를 만났다.
그 사람은 문씨 성을 가진 한국사람으로 따리의 넘버 3 게스트하우스를 처음 만든 사람이라 했다.
그는 지금 백수하에서 호두과자 장사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기계를 가져가 그곳에서 호두과자를 만들어 팔고 있는데 아주 잘 된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을 하다가 아프리카로 가려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중국 운남에 와서 살아가고 있다.
60세가 다된 총각이다.

그는 ‘고장난 시계’라는 상호를 붙인 차를 타고 우리를 보러 왔다.
우리는 인사를 하고 그가 만든 호두과자를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그가 우리를 식사에 초대해서 멋
진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는 식사를 하면서 그의 삶을 이야기해 주었고 자신의 삶의 못토를 ‘능력만큼만 생각하고 능력만큼만
행동하라, 그러면 인생이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하였다. 우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리지앙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우리는 숙소 방에 앉아 술 한잔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여행을 정리하였다.
여행을 하면서 각자 느낀 점은 다를 수 있겠지만 서로 처음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무사히 즐겁게 여행
을 마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백수하- 돌이 희다하여 붙여진 이름-옥룡설산을 배경으로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깨끗했다

 

물가에는 야크가 있고 사람들이 타는 비용을 지불하고 타고 사진을 찍었다

 

백수하 케이블카 입구에서 호도과자 장사를 하는 문씨 아저씨- 삶의 철학이 무르 익었다는 느낌

 

그가 만든 맛있는 호도과자를 맛보았다- 아주 파삭파삭하니 맛이 좋았다


18-19일( 해룡담공원산책, 리지앙 출발 -쿤밍-인천공항)

아침에 일어나 사방가에서 야크 요구르트와 미시엔으로 아침식사하고 걸어서 해룡탄으로 갔다.
가는 도중 각자 자기 이름을 동파문자로 새긴 도장을 주문해 놓았다.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많은 가족들이 해룡담을 찾아왔다.
멀리 옥룡설산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물 속의 설산...... 그렇게 설산은 우리들의 가슴
에도 잠겨왔다.
해룡담을 나와 점심을 먹고 우리는 리지앙을 떠났다. 단지 며칠 머물렀을 뿐인데 고향을 떠나는 듯 마
음이 아련해졌다. 푹 잠겨있었던 모양이다.
리지앙에서 쿤밍까지는 좁은 차가 우리를 힘들게 했다.
차의 성능이 그러니 거의 9시간이 걸려 쿤밍에 도착했다. 9시 30분, 우리는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바로
공항으로 갔다.

헤이룽탄의 물 속에 비친 옥룡설산

 

사흘 동안 이용하였던 고성 앞 식당-젊은 부부가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다. 차물에 삶은 계란도 맛있었고 미시엔, 샤오룽빠오 도 맛있었다. 11명이 먹고도 40위안 정도 우리돈으로 8000원 정도 였으니...

 

희안한 저녁 식사 테이블- 돼지 다리뼈를 삶은 것인데 우리네 뼈해장국이나 비슷한데..골수를 빨아 먹는 빨대도 주고 이 청소하는 도구, 비닐 장갑 등...정말 많은 도구를 사용하여 저녁을 먹었다. 맛은 있었으나 다시 먹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 메뉴였다

밤 2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쿤밍공항의 검색은 대단했다.
가지고 있는 것 다보는 것 뿐 아니라 몸을 샅샅히 살피는 것이다. 기분 나쁠 정도로...나중에 알고보니
운남지역이 마약거래가 많은 곳이라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라오스 접경지역...마약..집히
는 것이 있었다.
쿤밍공항 면세점에서 남은 위안화로 중국술을 한병 샀다.
위안화를 다 쓰고나니 비로소 여행이 끝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잠시 잠을 자고 새벽 7시에 인천에 도착했다.

몸을 내리고 한국의 공기를 마시면서 한줌 운남의 공기를 남겨둔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다시 가고 싶은...쉬고 싶은 그곳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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