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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안동의 길에는 지나온 천년, 새로운 천년이 깃들어 있다
2018년 01월 08일 (월) 13:40:05 권영세(안동시장) new1225@korea.kr
   
▲ 권영세 안동시장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아 누구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신년설계를 끝내고 길을 따라 직장으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할 것이다. 영하의 날씨 속에 출·퇴근하는 길 위를 달리거나 혹은 종종걸음을 칠 때 딛고 있는 도로와 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신년을 맞는 색다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문득 우리가 내달리거나 걷고 있는 이 길이 그냥 아스팔트거나 흙에 불과하다고 여겨지지는 않았을까 자문해 본다. 무심히 걷던 길, 내가 걷는 한 발자국의 길에도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의 여유를 가져보자.

집 밖을 나서는 우리 모두는 운명적으로 길과 마주친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안동지역 어느 한 조각의 땅이라도 역사와 문화, 인물들을 간직하지 않은 곳이 없다.

2008년 8월 22일 새벽, 안동댐 가는 길 임청각 앞 ‘석주로’ 도로 한가운데 300여 년이 넘게 서 있었던 회화나무가 누군가에 의해 크게 훼손된 사건이 있었다. 300년이 넘게 이 회화나무는 도로 옆이었거나 강변길에 우뚝 서 있었을 것이다.

이 도로의 새 도로명이 왜 ‘석주로’ 일까, 더듬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00여 년 전 빼앗긴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안동 임청각을 떠나 중국 땅에 뼈를 묻었던 독립운동가 이상룡 선생의 호 석주를 기리기 위한 도로이름이다. 석주로(石洲路)는 안동시 법흥동 법흥 육거리에서 석동선착장을 연결하는 도로이다.

법흥 육거리에서 태화동 어가골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6차선 강변도로 전 구간은 육사로(陸史路)로 명명됐다. 너무나 유명한 항일독립혁명가이자 민족시인 이원록의 호 육사를 반영한 도로명이다. 이렇게 도로 하나에도 100여 전 우리 민족이 그토록 추구해 온 자주독립의 역사를 개척해 나아간 안동의 인물이 그 정신과 함께 스며들어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퇴계로’(退溪路)라고 명명된 도로는 3곳이다. 서울과 강릉, 안동이다. 안동 출신 유학자 이황(李滉)의 호에서 유래되었다. 서울의 퇴계로는 3.5㎞에 불과하지만 안동의 퇴계로는 운흥동 천리고가교 남단에서 도산면까지 이어지는 34.6㎞가 넘는다. 과히 안동의 자부심이라 할만하다.

단원 김홍도가 1784년 안동 안기역 찰방에 2년6개월간 근무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단원로가 어디에서 시작해서 끝나고 있을까 지도를 검색해보는 것도 또 다른 안동을 들여다보는 방법이 아닐까 권유해 보고 싶다.

이렇게 우리가 걷는 이 길에는 천년 속의 인물이 함께 머물고 있는 역사의 보고이다. 안동 원도심 중심에는 ‘문화광장길’이라는 새주소 도로명이 있다. 홈플러스 맞은 편 도로에서 신한은행 안동지점을 지나 중앙치안센터로 이어지는 직선도로와 주변 샛길이다. 이전에는 태사묘에 이르는 길이라 해 ‘태사로’라는 이름으로 불렀었다. 문화와 태사묘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고려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 통일의 위업을 이뤘고, 안동이라는 지명을 있게 한 김선평, 권행, 장정필 삼공신의 위패를 모시고 천년 세월을 지켜온 태사묘는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안동전통문화의 창조와 융성을 대내외에 선포한 곳이다. 지금도 우리가 누리고 있는 안동전통문화의 원형적 뿌리는 고려시대를 기반으로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봉정사의 대웅전과 극락전, 차전놀이와 하회별신굿탈놀이, 놋다리밟기, 이천동 제비원석불 등의 문화유산은 안동이 한반도에서 온전한 통일국가를 이뤄낸 고려와 맞닿아 있는 역사로부터 태동된 것이다.

지난 해 11월에는 안동시 와룡면과 예안면, 도산면 등 3개면에 걸쳐 ‘안동선비순례길’이 열렸다. 퇴계 예던 길, 마의 태자길, 왕모산성길 등 고고한 선비정신과 군자의 흔적이 가득한 9개 코스, 91㎞의 탐방로에는 또 다른 성현들의 발자취와 수많은 문화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도로와 길에서 조차 역사성과 인물, 문화를 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안동이다. 비록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길이 뚫리고, 과거의 모습이 사라져가는 급변의 21세기 일지라도 우리가 살고, 걷고, 달리고 있는 길에는 천년, 오백년, 일백년의 역사와 정신, 문화와 인물이 스며들어 있다. 땅길(陸路)이 이러할진대 물의 도시 안동의 물길(水路)에는 또 얼마나 많은 스토리와 문화가 녹아 있을까 생각해본다. 신도청을 맞이한 새로운 천년의 길로 힘차게 달려가되 지나온 천년의 길을 품고 있는 역사와 인문 문화의 도시, 행복안동을 다시 한 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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