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이 요로결석에서 해방된 까닭
소백산이 요로결석에서 해방된 까닭
  • 손영철 웅부포럼 대표
  • 승인 2009.05.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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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와 환경단체, 영남제일 '희방폭포' 생태계 복원
▲ 복원작업 시삽하는 내빈들. 좌측부터 세번째가  정옥희 영주아젠다21위원장,  신종두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장, 김주영 영주시장

조선조 유명한 실학자이며 풍수지리가인 남사고(南師古)는 죽령을 넘다가 소백산을 보고 ‘사람 살리는 산’이라고 하며, 말에서 내려 넙죽 절을 하고 지나갔다고 한다. 이처럼 소백산은 금강산이나 지리산과 같이 우리민족이 숭앙하는 민족의 명산이었다.

소백산 영봉의 하나인 연화봉에서 발원하여 몇 천 구비를 돌아서 흐르다가 한바탕 천지를 인종시키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희방폭포 이다. 희방폭포는 소백산의 으뜸가는 절경이며 높이가 28m 로 영남 제1의 폭포로 손꼽히며, 1,439m 소백산의 중턱인 700m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석학 서거정 선생이 ‘하늘이 내려 주신 꿈속에서 노니는 곳’(天惠夢遊處)라 읊으며 감탄하였다고 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주영 영주시장의 격려사

▲이번 행사를 후원한 희방사 설송 주지스님

희방폭포의 이름은 바로 위에 위치한 천년고찰 희방사에서 유래되었다. 희방사는 신라시대 도승 두운조사(杜雲祖師)가 계림[경주] 유호장(兪戶長)의 무남독녀가 호환(虎患)에 당한 것을 구하여 준 것을 계기로, 유호장이 그 은공으로 절을 지어 드리고 희방(喜方)이라 이름하였다고 한다. 이 '희방'은 곧 기쁘다는 말['喜]'과 도사가 거처하던 방('方')을 그대로 쓴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천년고찰 희방사라는 이름과 그 이름에 얽인 전설만 흐르고 있다. 지금까지 전설 속에 나오는 유호장 같은 공양주를 만나지 못해 현재의 당우가 이름값을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터이다. 그러다보니 아래에 위치한 희방폭포 마저 여러 가지 연유로 오랜 세월동안 토사 등으로 메워져 버렸다. 아름답고 웅장하던 옛 모습이 퇴색되어져 가고 있어 아쉬움만 더해가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희방사와 희방계곡의 아련한 옛 정취를 그리며 찾아오는 방문객 들로부터 과거의 웅장한 희방폭포 경관에 대한 아쉬움이 지속적으로 회자되어 왔었다. 그러던 차, 희방사 신도회와 소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측으로 부터 생태계복원 필요성이 차츰 여론화된다는 의견에 높아졌다. 이에 영주시와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영주아젠다21위원회, 희방사가 공동으로 옛 모습 복원을 서두르기에 이르렀다.

5월 20일 시작된 복원작업은 아젠다21위원회와 관계관 회의를 거쳐 기계적 장비투입이 아닌 순수 수작업인력만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날 아침부터 17개 환경단체와 250여명의 환경지킴이들이 참석하여 폭포 아래에 준설된 토사와 자갈을 수작업으로 제거하기 시작했다. 계곡 주변 유실구역을 메워주고 지름 20㎝이상의 자연석은 폭포주변에 환경친화적으로 자연스럽게 배치해 나가는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이번 복원작업을 주관한 영주아젠다21위원회의 정연도 부위원장은 “희방폭포는 영주의 줄기이기 때문에 영주의 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새롭게 복원하는 작업을 준비하게 되었다”며 저탄소 녹색성장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지역에 맞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번 행사에 적극적으로 동의해 주고 참여해 주신 17개 환경단체와 250여명에 달하는 참여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천년전 유호장이 그랬던 것처럼, 21세기 소백산에 나타난 수많은 환경지킴이 유호장들이 희방폭포의 복원작업에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요로결석에 걸린 아낙네 모양 답답하던 희방의 물줄기도 우렁찬 외침을 되찾게 되었다.

한편, 영주시는 저탄소 녹색성장 범국민운동의 일환인 “그린스타트 운동”의 시너지효과 높이고 생태관광자원의 보전을 위해 일반시민, 기관단체, 기업체 등의 자율적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사한 생태계 옛 모습 복원운동을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해 나가면서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 희방폭포에 모인 환경지킴이들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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