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에 맞서다간 한방에 훅 갑니다”
‘김광림 의원님, 십년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다? 글쎄요!’
“민심에 맞서다간 한방에 훅 갑니다”
‘김광림 의원님, 십년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다? 글쎄요!’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8.05.28 16: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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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상의 경북의 오늘]- 6·13 안동지방선거 인물평 ⑴

1948년생 안동출신으로 예산·정책전문 행정인으로 차관을 역임한 김광림 국회의원은 정치인으로 입문한 후 10년 간 중앙무대에서 합리적 보수 중진의원으로, 정책통으로 인정받았다. 안동을 지독히 사랑해서 안동만 챙긴다는 질시도 받았다. 늘 치고받아야 할 상대 정당 의원과도 관계가 좋았다고 한다. 인생에서는 땀 흘려 노력하며 자수성가한 표본이었고, 정치권에서도 승승장구해 나름 지역의 자랑으로 삼는 분위기도 흘러넘쳤다.

그가 지난해 느지막이 갑작스럽게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했을 때 지역에서는 정파를 넘어 은근히 기대를 하며 성원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출사표를 늦게 던졌지만 안동인맥이 총동원됐고, 출마준비자들도 열일을 제치고 부름에 적극 부응했다. 부리는 사람 입장에선 성에 차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로선 최선을 다했다.

일각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 간 갈등과 다툼을 조정하기보단 친위대만 챙길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시민들은 ‘에이, 설마 설마’하면서도 진심을 다했고, 눈도장을 받기 위해서라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다녔다. 경선 막판에 정적들조차 나름 셈법을 튕기며 지사 경선에 성공하길 기원했다. 하지만 4월9일 지사 경선에서 패배했다.

그런데 경북도지사 경선에 실패한 후 안동에 돌아오자마자 보여준 그의 모습은 기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돌아온 이튿날부터 단두대를 대령하고선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먼저 권영세 현직 시장을 당내 경선장에서 퇴출시켰다. 일 년 내내 돌던 소문을 단박에 증명시켜줬다. 장대진 전 도의회의장이 경선부정의혹을 강력히 제기하자 도당공천심사위에 떠넘기며 책임전가와 무마에만 전전긍긍했다.

김 의원이 권영세 시장을 매몰차게 경선 컷오프 시키고 장대진 도의원의 항의와 절규에도 귀를 막고 있을 때, 시민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던 김광림 의원이 왜 이럴까?’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안동 출신 도지사 한번 만들어 보자고 예비선거운동을 아예 접고 도내를 뛰어다녔던 출마자들을 위로하고 다독거리기 보단 패전(?)장군으로 귀환하자마자 성골, 진골, 6두품을 따지는 듯한 공천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이유가 뭘까. 당장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누군간 마치 조선조 세도정치의 막장드라마를 보여주는 듯하다고 걱정했다. 오랫동안 김 의원을 돕던 이들조차 ‘예전처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십년 가는 권력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고 했던가! 미워도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지만, 이런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지금껏 합리적인 보수정치인으로 평가받았고, 반대여론이 있었지만 안동번영과 예산확보 프레임을 내걸며 민심을 업어 왔는데, 왜 이럴까?

초심이 사라진 것일까? 예전 인터뷰 기록을 더듬어 봤다. 2009년 9월 첫 인터뷰에서 그는 ‘21개월 정치활동 시점에서 이제 정치의 본령을 조금 알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정치는 여론(輿論)과 중론(衆論)을 조금 빠른 속도로 정론(正論)에 수렴시켜 나아가는 예술이라고 정치학자처럼 유창하게 정리했었다.

그는 분명히 선수(選數)를 쌓아 국회의원 오래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힘과 에너지가 있을 때 안동을 바꿔내는 것이 정치활동의 목적이라고 밝혀왔다. 다소 독단과 권위적 혐의가 있었지만 시민들이 3선까지 지지하고 성원해 준 것은 오랜만에 만난 경제관료 출신의 일벌레 모습에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치 친위대를 조직하는 듯이 질주하는 행태에서 ‘아! 선수(選數)를 더 쌓으려고 아성을 높이고 있구나’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4선 목표! 다른 타당한 이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의 이번 공천권 관리와 행사에서 가장 큰 패착은 다원적 민주주의 절차를 위배한 점이다. 독단에 빠져서 대의정치에 기본인 여론과 중론을 수렴하지 않은 당연한 결과이다. 예전에 말한 정치의 본령을 망각한 것이라고 보여 진다.

선거는 원래부터 갈등으로 시작해 다수가 결정해주면 대의권한을 위임받는다. 하지만 지역사회 정치적 갈등을 대변하고 조정하기 보단 친위대 조직으로 치달았다. 시민들은 어디선가 에서부터 안동의 자존심을 훼손당하고 있다는 처절한 기분을 맛보고 있는데, 민심을 다독이며 절차와 과정을 준수하지 않았다. 예의를 저버리며 여론을 강제로 이끌려고만 애썼다.

한 번, 두 번은 참아 주지만 정도가 심하고 예의와 절차를 경시하면 욱하고 돌아서서 외면하는 게 안동인의 심성 중 하나였다. 3선 권력의 단맛에 취해 안동식 예의를 망각하진 않았을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 유경상 (본지 발행인)

솔직하게 책임지고 호미로 수습할 수 있는 사태였다. 민심이 돌아서면서 이젠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빨간 잠바를 입고 득표활동을 하러 다니는 게 부끄럽다고 난리이다. 며칠전 현역 광역·기초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고 수많은 당원들이 그 뒤를 따라 나섰다. 그들의 절규는 예의와 체면을 무시당해 성난 안동민심을 단적으로 정리해 준다. ‘어떤 권력도 민심을 이길 수 없다’.

‘누가 자유한국당 후보를 이겨 낼리껴? 읍소하며 인정으로 돌려세워 낼 수 있니더’ 하는 독단론과 대세론에 취해 공평한 참여기회를 차단하거나 회피했다. 안동자유한국당이 내부에서부터 해체되고 있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10년 공든 탑마저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초심을 다해 말해 왔던 정치의 본령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인 것만은 분명해졌다.

<경북인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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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2018-05-29 13:26:44
조목조목 잘 지적 하셨네요.
애증이 교차 됐던 정치인. 하지만 참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젠 정말 아닌것 같습니다. 그 분과 그의 주변인들의 승자독식 전횡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안동의 구도심이 통째 스러지고 청년이 설곳이 없습니다 시청개청이후 최대 국책사업이라던 삼대유교문화권사업이 쭉이가 될 지영입니다. 주민들을 턱없는 진영싸움으로 몰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냐고 묻고 십습니다.왜 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