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의 함정 그 허와 실
여론조사 결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의 함정 그 허와 실
  • 박찬용
  • 승인 2018.06.02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문] 박찬용(국립안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선거철만 되면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시끌벅적해진다. 우리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유한국당 안동시장 후보 경선이 그 예이다. 역대 최악의 경선이라고 언론에서 얘기하는 데는 바로 여론조사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먼저 권영세 후보는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들 가운데서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현역 시장인 본인을 부당한 이유로 예비경선에서 탈락시킨 이유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탈당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다.

이어진 본 경선에서 장대진, 권기창 두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를 하고, 경선을 실시한 결과, 정치신인에게 주는 가점을 얻은 권기창 예비후보가 선정되었다. 이에 책임당원이나 시민여론에서 앞서있다고 확신했던 장대진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의 의혹과 조작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검찰에 고발한 사태가 발생하였는데, 장 예비후보의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은 여론조사 나아가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매우 중대한 사건이다. 장 예비후보는 결국 자유한국당을 탈당하여 경쟁 상대이었던 무소속 권영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선거캠프 본부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 것이 여론조사와 방식 그리고 후보자들의 지지율 관계이다. 그런데 최근 언론에서 다루는 얘기들을 보면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좋은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들은 이를 홍보용으로 적극 활용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믿을 수 없는 엉터리라고 주장한다.

그럼 왜 이런 주장이 나올까? 그간 대선이나 총선,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언론의 출구조사에 따른 예측이 실제 결과와 달라서 여론조사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신뢰성이 많이 추락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향배에 대한 관심을 달리 알 길이 없어서 여전히 여론조사는 진행되고, 언론에서는 이를 발표하고 있다.

얼마 전 두 언론사에서 613 안동시장 후보 여론조사결과 발표한 것을 비교해보자. 먼저 영남일보(조사기관: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권영세 37.4%, 권기창 29.1%, 이삼걸 23.8%, 안원효 4.5%, 없음/잘모름 5.2%로 나왔다. 권영세 후보가 권기창 후보를 오차범위(±4.4%) 내에서 우세를 보이며, 권기창 이삼걸 후보 간에는 오차범위 안에 있는 판세이다.

한편, 글로벌경제신문(조사기관: 디오피니언)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권영세 24.8%, 권기창 20.8%, 이삼걸 19.2%, 안원효 3.4%, 없음/잘모름 31.5%로 나왔다. 권영세, 권기창, 이삼걸 세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4.4%)내에서 혼전을 이루는 형국이다.

여기서 다른 부문보다 우선적으로 주목할 것은 부동층 비율이다. 영남일보(조사기관: 리얼미터)는 부동층이 5.25%, 글로벌경제신문(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은 부동층이 31.5%로 발표하고 있어 양 신문사 간에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물론 유·무선 조사비율과 여타 조사방식 차이에 기인하는 것도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시점(조사: 5.25~26일 양일 실시)이면 최소한 20% 정도 또는 그 이상의 유권자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영남일보의 경우, 5%내외를 제외한 95%가 이미 지지후보를 밝히고 있는 상태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최근 여론조사방식에 대한 많은 문제 제기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유·무선 응답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인데, 이것은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르고 일률적인 해답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서 이 점은 일단 차치하고서 어떻게 응답이 이루어졌는가에 한번 주목해보자.

우리는 SNS 시대를 살고 있다. 여론조사가 실시되게 되면 통상 각 캠프에서는 지지층에게 여론조사에 적극 응해주고, 어떻게 답변하라는 것까지 알려 준다. 그렇지 않은 일반 시민들은 선거에 별 관심이 없고 또 일상에 바빠서 어느 후보가 우리지역에 나왔는지도 잘 모르기 십상이며, 더구나 여론조사 전화가 하도 많이 오니 귀찮아서 끊기 십상이다. 그래서 보통 응답률이 10%도 채 안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강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가 잘 나온 후보 측에서는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SNS 등에 널리 알리며 시민여론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시민들은 우연히 접한 언론에서의 여론조사 결과나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를 듣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박찬용(국립안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하지만 여전히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론조사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여론을 알 길이 잘 없으니 계속 이러한 오류와 문제들이 있지만 여론조사가 진행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시민들이 좀 더 면밀히 여론조사의 허점을 알고, 그저 여론조사를 참고용으로 생각하지 그것이 맞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여론조사는 전체 모집단에서 표본을 추출하여 표본의 응답을 토대로 전체를 예측하는 것인데, 표본이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조사 또는 응답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조사의 결과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이러한 여론조사에 편승하지 말고, 후보자들의 경력이나 정책 등은 집으로 배달되는 공보물을 보고 꼼꼼히 체크하고, 지상파에서 실시하는 TV토론회를 눈여겨보아, 누가 우리지역을 대표하고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참된 후보인지를 살핀 후, 귀중하고 현명한 한 표를 행사해주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