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권영세 3선은 ‘오만 권력 심판’ 성격 짙다3파전으로 치열했던 안동시장 개표 분석
무소속 권영세 3선은 ‘오만 권력 심판’ 성격 짙다3파전으로 치열했던 안동시장 개표 분석
  • 김용준 기자
  • 승인 2018.06.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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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삼걸, 조기출마 타이밍 놓친게 아쉽다한국당 권기창, 보수의 위기 분열로 3위 전락

‘더불어민주당 이삼걸 후보-집권 여당 전폭 지원에도 2위 그쳐 ’


▲김용준(경북인뉴스 본부장)

기호1번 더불어민주당 이삼걸 안동시장 후보는 선거기간 싱가폴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한 남북 화해 무드조성, 집권여당 후보에 대한 안동발전을 위한 전폭적인 예산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전폭적 지원과 적극적 지원유세로 상승세를 탔다. 안동지역 정치 지형상 보수 분위기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샤이진보층의 호의적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당선을 자신했지만, 자유한국당 권기창 후보를 누르는 2위에 그쳤다.

이 후보는 풍산읍, 도산면, 옥동, 송하, 강남지역 5개 지역과 거소투표, 관외사전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풍천면, 용상동에서 2위, 11개 면, 6개 동에서는 3위다. 득표력을 분석해 보면 전국적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인기가 거소투표와 관외사전투표에서 1위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산면 지역의 혈연과 고향인 풍산읍,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호의적 여론이 높아져 있는 옥동, 송하, 강남지역에서 1위로 득표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출마결심과 과정에 대해 ‘선당후사’ ‘후당선사’에 따른 여러 가지 고민과 당내 소통과정에 긴 시간이 소모 되었다. 좀 더 일찍 출마선언을 하고 선거운동에 전념 했으면 경북북부지역 유일의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 등장이 가능했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러나 보수텃밭인 안동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2위를 한 선거결과에 나름 선전 했다는 평가다.

권기창 자유한국당 후보-보수의 위기 분열로 3위 전락 ’

기호2번 자유한국당 권기창 후보는 당내 공천과정에 불공정을 제기하며 탈당한 장대진 (전)도의회의장,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다’는 반감을 드러내며 탈당한 김한규(전)안동시의회의장이 권영세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내홍을 겪으며 선거전이 전개 되었다.

권 후보는 선거 초반 두 번의 후보자 토론회에서 참신하고 능력 있는 후보자로 회자되었고 나름의 지역공약을 제시하면서 여론전에서 앞서는 양상과 경일고 동문들과 김광림 국회의원과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방송사 초청 토론회에서 초반 분위기와는 달리 ‘예의가 없어 보인다’, ‘안하무인이다’ 평가에 이어 ‘안동시 예산은 국회의원이 따왔다’는 토론회 영상이 SNS를 통해서 퍼지면서 시민여론이 급속히 악화됐다. 지역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했던 공직자들의 불편한 속내와 시민들 또한 안동시의 정부예산 확보가 국회의원 한 사람 힘만으로 확보되었다는 것을 자신만만하게 얘기하는 권 후보에 대해 급기야는 ‘너무 오만 한 것 아니냐’ 라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선거 종반전 나경원, 정진석 의원 등 자유한국당의 대규모 지원유세에도 불구하고 지역민심은 중반 분위기에서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 개표결과 권 후보는 북후, 풍천, 일직, 남후 남선, 임하, 임동 등 면단위 7개 지역에서 1위를 했다. 6개 면, 6개 동별 지역에서 2위, 면단위 1개 지역, 4개 동 지역서는 3위에 그쳤다. 특히 시내지역 동 단위 투표구에서는 단 한 곳도 1위를 하지 못했다. 읍, 면 6개, 동 6개 지역서 2위, 면지역 1개, 4개동 지역에서는 3위로 득표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장대진 (전)의장의 지지자들 중 ‘권기창 후보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결집력이 권 후보의 시내 지역 참패의 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무소속 권영세 후보 -‘오직 시민만...’ 호소, 한국당 비판여론으로 3선 성공

기호6번 무소속 권영세 후보는 선거전 각종 언론매체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했지만 자유한국당 경선 전 컷오프 되었다. 이후 후보등록 시작 전부터 무소속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두 번의 정당공천에 따른 선거 경험은 있었지만, 처음으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시민이 이깁니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선거를 시작했다.

권 후보는 선거초반전 안동시 부채제로, 채무제로에 대해 권기창 후보 측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회계법상 용어의 차이라고 주장하며 반격에 나섰고 선관위 유권해석으로 경고처분을 받았다. 방송사 토론회 내내 3명의 후보자로부터 ‘안동시장으로 한 것이 없다‘는 공격을 받았다. 하물며 ’권 시장 주변 인물에 대해 문제 있다‘라는 카더라식 마타도어가 회자되기도 했다.

평소의 온화한 이미지와 달리 권 후보는 이때부터 정치권력에 대해 서슴없는 발언을 시작했다. 재선 기간 동안 말하지 못했던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외압 내지는 표현 하지 못했던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권력으로부터 눈치 볼 필요 없는 시장’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고 시민이 원하는 시정’을 펼치겠다며 시민 동정론에 호소했다.

개표 결과 권영세 후보는 5개 면, 7개 동지역에서 득표 1위, 7개 면, 3개 동지역서는 2위, 이삼걸 후보의 고향이자 텃밭인 풍산읍과 풍천면 지역에서만 3위에 그쳤다. 옥동, 송하, 강남에서는 2위 득표와 함께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시내 중심 지역인 중구, 명륜, 서구, 태화, 평화, 안기, 용상지역 7개 동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며 3선 고지에 안착했다.

6.13지방선거가 마무리 되었다. 안동시장 선거는 집권여당 이삼걸 후보의 선전이 막판 뒤집기도 가능했다는 여론과 자유한국당 권기창 후보의 낙선이 가져온 파장이 1년 6개월 앞둔 차기 총선으로도 이어진다는 예비총선까지의 여론이 벌써부터 회자 되고 있다.

보수정치의 대혁신, 진보정치의 지역 가능성 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고 시정을 펼치겠다’는 권영세 시장의 당선은 안동민심의 냉정한 심판의 결과임을 알려준다. 안동시민들은 공직사회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정이 펼쳐지길 희망하고 있다. 치열한 3파전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이번 6.13지방선거 안동시장 개표 결과는 ‘정치권력이 시민권력을 이길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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