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조선초기 용비어천가 초간본 발굴
한국국학진흥원, 조선초기 용비어천가 초간본 발굴
  • 편집부
  • 승인 2018.10.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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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주년 한글날 맞아 공개
▲ 『용비어천가』표지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조현재)은 최근 조선 초기 목판본으로 출간된 『용비어천가』를 발굴하였다. 이번에 공개되는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권3~권4의 1책으로 전체 5책 가운데 제2책에 해당된다. 책의 크기, 제책법, 판식 등이 조선 전기 판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글자체는 조선 초기에 유행한 조맹부의 송설체(松雪體)로 글씨 모양이 매우 유려하다. 이번에 발견된 책은 초간본의 후쇄본으로 16세기 무렵에 간행된 판본으로 추정된다.

후쇄본이란 목판으로 책을 처음 찍고 나서 일정한 시간이 경과된 이후에 그 목판으로 다시 찍은 책을 말한다. 처음 찍은 책과 목판은 같지만 찍은 시기에 차이가 있다. 조선 초기 악장 문학을 대표하는 『용비어천가』는 훈민정음으로 쓰여진 최초의 문헌으로서 희귀본 중의 희귀본이다. 최초의 초간본은 1447년(세종 29) 5월에 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인지(鄭麟趾)·안지(安止)·권제(權踶) 등이 짓고, 성삼문(成三問)·박팽년(朴彭年)·이개(李塏) 등이 주석을 달았다. 이번에 공개되는 『용비어천가』는 최근 영천지역 문중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것으로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다. 또한 책의 전래 과정이 분명하여 15세기 국어학이나 서지학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용비어천가』는 목조(穆祖)에서 태조, 태종에 이르는 6대의 사적(事跡)과 중국 역대 제왕의 사적을 대구(對句)로 읊은 노래에 주석을 붙여 1447년에 10권 5책의 목판본으로 간행되었다. 『용비어천가』의 형식은 원문 다음에 한역시(漢譯詩)와 언해(諺解)를 달았다. 또 이 노래는 총 125장으로 구성되었다. 『용비어천가』는 한글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서 15세기의 언어와 문학 연구에 중요한 사료(史料)가 되고 있다.

『용비어천가』의 편찬·간행의 목적과 경위는 1445년 정인지가 쓴 서문(序文)과 1447년 최항(崔恒)의 발문(跋文)에 잘 나타나있으며, 성삼문(成三問)·박팽년(朴彭年)·이개(李塏) 등이 주석하였다. 내용은 조선의 건국은 천명을 받아 이루어졌으며 유래가 오래 되었음을 밝히고 조상들의 음덕을 찬송하고 있다. 그리고 후세의 왕들에게 경계하여 자손들이 왕조를 잘 지키고 길이 발전시키기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소장본은 초간본의 후쇄본이지만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인쇄 상태도 매우 뛰어나 국가문화재로서 손색이 없다. 기존에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용비어천가』 판본이 부분적으로 훼손이 있는데 반해 한국국학진흥원 소장본은 결락 없이 완전하게 전해지고 있다. 본원 김순석 수석연구위원은 “『용비어천가』는 초기 고한글의 형태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국적 없는 우리말 사용이 범람하고 있는 요즘 우리 고유의 문자를 계발하고 지키고자 노력한 선현들의 노력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며 그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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