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사랑으로 한글 이름까지 선물 받아
시어머니 사랑으로 한글 이름까지 선물 받아
  • 김효민
  • 승인 2009.10.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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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된다면 아이들에게 베트남어 가르치고 싶어

▲원민지(33)씨
올해 결혼 10년차, 한국에 온지 8년이 된 원민지(33)씨는 여느 맞벌이 부부가 다 그렇듯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 9살, 7살의 두 아이들을 학교와 어린이집에 보내고 남편마저 출근 시키고 나서야 자신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출근하기 위해 바쁜 걸음으로 집을 나선다.


직장 때문에 베트남에 머물던 남편과의 연애는 국제결혼으로 이어졌고 그것은 그녀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원민지'라는 이름도 그녀의 베트남 이름 '윙티응옥란'을 대신하여 시어머니가 지어준 이름이다. 뿐만 아니라 김치, 된장을 비롯한 각종 밑반찬과 집안일까지 챙겨주시는 시어머니의 사랑에 그녀는 늘 감사한 마음이다.


원민지씨는 임신 8개월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처음 한국에 왔을 때를 잊지 못한다. "따뜻한 곳에서 살다가 10월에 도착해보니 너무 추웠어요." 기후마저 다른 남편의 나라에서 그녀는 한국문화나 생활을 제대로 배울 겨를도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르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올해 3월부터 센터에서 베트남어 통번역서비스 일을 시작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센터에 오는 사람들 중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많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그녀는 또 베트남 이주 여성의 숫자에 비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많은 외국어를 배우지만 베트남어를 접할 수 있는 곳은 없다며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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