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중구동 활성화를 위한 원포인트는 무엇인가'
'안동시 중구동 활성화를 위한 원포인트는 무엇인가'
  • 유경상
  • 승인 2019.11.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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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창고 발행인 칼럼] - 유경상 / 경북기록문화연구원 이사장
유경상 (경북기록문화연구원 이사장)
유경상 (경북기록문화연구원 이사장)

시민기록물 수집과 함께 사라졌거나 곧 사라질 유산 조사를 하며 느낀 것 중 하나는 우리의 활동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에 접목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원도심의 쇠퇴에 대응하는 재생문제를 대도시의 문제라고 쉽게 판단하지만 일반적인 오류이다. 우리나라의 중소도시까지 도시재생이 시급하다는 통계는 오래전에 나와 있었다.

국토부에서 전국의 144개 시·구를 대상으로 인구 감소, 산업 쇠퇴, 주거환경 악화 지역을 조사해 세 가지 요건 중 한 개 이상을 충족하는 지역을 ‘도시쇠퇴의 징후가 시작된 곳’으로, 두 개 이상을 충족하는 지역을 ‘쇠퇴 진행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 중 도시쇠퇴의 징후가 시작된 곳이 41개 지자체이며 도시쇠퇴가 진행 중인 곳이 55개로 전체의 3분의 2 정도에서 도시 쇠퇴현상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군 지역 단위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전 도시가 쇠퇴했거나 쇠퇴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안동의 원도심도 이를 비껴갈 수 없는 법이다. 먼저 안동 원도심 중 중구동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 지역이 가장 심각하게 쇠퇴일로를 걸었고, 행정당국 또한 이 지역을 활성화 또는 재생시키려는 노력이 한층 가미되었기 때문이다.

안동의 원도심 시가지는 대중교통이 정착하던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에 걸쳐 차량 주행도로를 기준으로 건설·조성되었다. 낙동강 쪽에서 바라볼 때 좌측은 지금의 서구동, 우측은 중구동으로 가름된다. 중구동은 안동시청 앞 복개된 천리천도로를 경계로 기차역, 안동댐 올라가는 초입의 임청각, 가톨릭상지대를 포함하는 사방 경계선 안쪽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지난 30여 년간 중구동의 쇠락과 쇠퇴가 가장 심각하게 진행돼 왔다.

1964년부터 1998년까지 기존의 동단위인 중구·옥율·신흥·동구·남흥을 하나로 통합한 중구동의 면적은 2.53㎢이다. 그런데 이곳은 1914년 근대행정구역 개편 이전에 안동부(安東府)의 북문과 남문, 동문이 있었던 중심지였고, 고려 개국 당시 태조 왕건을 도왔던 개국공신의 재사와 사당이 있는 삼태사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고려 공민왕 시절 안동대도호부로 승격되었던 관청자리가 있었고 근대엔 안동군청이 자리했던 유서 깊은 공간이다.

그러다보니 1920년대부터 안동의 근대 행정과 교통의 중심지로 자연스럽게 재편되며 그 위상을 구축해 온 곳이다. 예를 들어 1931년엔 현재의 안동역이 ‘경북안동역’으로 개청되어 대외적 유일한 교통관문이다 보니 역에서 도보로 15분 이내에 군청, 법원, 경찰서, 교도소, 금융, 시장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일상적인 정주권이 형성된 곳이기도 하다. 2011년 시외버스터미널이 외곽으로 이전하기까지 명실상부한 원도심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현재 통계상 거주 인구는 5천2백여 명에 불과하고 특히 기차역 앞쪽 동문거주지는 낙후를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곳을 활성화 또는 재생하려는 행정당국의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었다. 도시재생특별법이 발표된 후인 2016년부터 중구동 상가밀집지구 위쪽 방향을 경계로 삼은 태사묘 쪽에서(태사로길) ‘중구동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었다. 그동안의 사업을 보면, △태사로 특화거리 조성 △동문·동부동 일원 창업지원공간조성 △보행자 중심 음식·문화의거리 활성화 △주거환경개선 한옥마을 및 벽화마을 활성화 등으로 보인다.

지금 시점에서 많은 예산이 투입된 이 사업을 당장 평가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측면은 분명해 보인다. 재생 포인트를 주민 거주율이 취약한 곳에 머물기보다는 옛 안동문화회관(현 콘텐츠진훙원) 뒤쪽이자 기차역 앞쪽인 동부동·동문동을 재생거점구역으로 설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 있다. 상가밀집지를 벗어나 태사묘와 동부초등학교 거리를 중심 동선으로 삼은 재생구역은 가로와 주변환경 개선작업 수준에 머물렀을 뿐이다.

또하나는, 지금의 웅부공원과 그 옆 문화공원의 공간적인 역할문제이다. 웅부공원은 안동군청 건물을 허물고 전통관아 형식으로 창조한 곳이고, 문화공원은 법원과 지청 터에 박물관과 문화원을 재조성한 곳이다.

그런데 대낮엔 그냥 터 비워져 있는 전시형 전통건축 공간일 뿐이다. 사계절 중 여름과 겨울이 긴 환경에서 이 공간은 휴식과 놀이공간으로는 덥거나 추울 뿐이다.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일색인 원도심에서 나무숲이 울창한 문화와 휴식공간으로 재창조할 수 있었는데 ‘보여주기식 전시공간’으로 전락한 채 겉만 화려한 속빈 강정으로 보여지고 있다.

청년과 실버세대가 모여들고 머물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콘텐츠 융복합 공간으로 재창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요소들이 배제된 회색공간에 그쳐 있다. 이에 기존 원도심을 콘크리트, 아스팔트, 빌딩, 자동차의 회색 공간으로만 방치해선 안 된다.

옥동과 송하동, 정하동과 정상동에 공동주택단지와 신시가지를 개발한 이전과 이후의 원도심 정책은 접근 철학부터 달라져야 한다. 향후 2년이 안동의 원도심 재생에서 특히 중구동 구역이 긴급과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신도청지역으로의 블랙홀 현상, 철도역 이전, 전반적인 인구감소와 고령화 사태가 원도심 몰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또한 대중교통시대에 설계된 원도심이 자가운전시대에 어울릴 수는 없다.

그때는 옳았을지라도 고치고 보완할 건 해내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웅부공원과 문화공원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원도심재생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중심으로 재조성하면 어떨까 싶다. 청년과 실버세대의 처지에서 이 공간은 예술문화의 장(場)으로, 휴식과 소통의 장(場)으로 다가오게 할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현재의 영가헌, 디지털박물관, 문화원 건물을 헐어내지 않고도 혁신방안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일수록 자연의 장소가 더욱 풍부해야 한다. 공기, 물, 정신을 정화하는 쉼터로서의 기능과 함께 기운을 회복하고 충천하는 장소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그 변화의 핵심 포인터는 중구동이라는 걸 다시한번 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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