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후보 맞설 무소속 삼각편대 발진”
“한나라 후보 맞설 무소속 삼각편대 발진”
  • 경북인
  • 승인 2010.05.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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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지방선거> 공천후유증 앓는 사이, 무소속연대 돌풍 분다....

안동지방선거가 심하게 요동을 치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전장으로 치닫고 있다. 4월 하순까지만 하더라도 안동시 한나라당(협의회장 김광림 의원) 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선두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기 시작했다. 본지는 안동선거의 흐름을 시간대별로 정리하되, 몇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유권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4/16, 한나라 후보자추천대회 유효냐 무효냐
한나라당 소속 재선 시장인 김휘동 불출마, 제2선거구 도의원 정경구 불출마, 당 경선 중도탈퇴와 무소속 출마 러시 등을 헤치며 거침없이 흘러가던 지방동시선거의 1차 분수령은 4월16일 오후2시부터 개최된 한나라당 ‘후보자추천대회’였다. 이변이 발생했다. 송하·옥동의 4선 김성진 현 시의원 탈락. 용상·강남에 출마한 초선의 성숙현 현 시의원 또 탈락. 1인2표제가 지닌 배제투표 성격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개혁공천이냐, ‘보이지 않는 손’ 작용이냐고 술렁거림이 있었다.

3월31일 한나라당이 밝힌 광역 및 기초의원 공천기준은 ▲서류심사와 면접 ▲여론조사 ▲후보자추천위원회의 적절한 배율을 섞어 평가지침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이 지침을 후보자추천운영위원회(11명으로 구성)에서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후보공천을 122명의 추천위원회 투표로만 결정한다고 변경한 것이었다. 1인2표제의 문제점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1명의 기초의원 후보를 배제하기 위해 2명의 차점자들이 서로에게 표를 보태는 마술(?)을 부릴 수 있는 ‘위험한 게임’이다.

그러나 더 큰 사태는 16일 대회 이전인 15일 저녁 정당사무국에서만 열람할 수 있는 개인정보(8개항)가 그대로 담긴 ‘추천위원명부’가 고스란히 유출돼 일부 후보자들 사이에 회람, 유통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후보자추천위원 선거만으로 100% 공천자를 결정하는 중대한 대회이전에 당사무국 컴퓨터에 내장된 중요기밀서류를 빼돌린 것은 ‘범죄행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추천위원 122명 전원의 개인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의혹을 스스로 밝히거나, 수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레 시민들 사이에선 공당의 존재이유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는 신랄한 비난으로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경북선관위 관계자는 “당 내부적 사안이다. 경선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경선후보자의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반론 또한 거세다. 5월4일 개최된 안동시민유권자연대의 대회에 대해 처음엔 ‘위법이 아니다’고 답변한 안동선관위가 대회전날 ‘대회를 개최하지 말라’는 경고와 압박을 수차례 되풀이 했고, 대회 당일에는 참석한 회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히 감시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 일각에서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안동지역 내의 정치권에 국한된 문제로만 보지 말고 전국적인 이슈로 가져가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마저 등장하고 있다.

4/25, 무소속 시장 단일화, 과연 승복할까
무소속 후보자 3명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4월20일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100% 여론조사로 단일화하자’, ‘무소속 기초 및 광역의원 후보 25명 안팎이 참여해 투표로 결정하자’는 안이 상충되었다. 지방선거에 적용되는 정당공천제가 폐단이 많을 뿐만 아니라 유권자가 직접 참여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겠다는 시민유권자운동 단체의 제안에 따라 추천대회가 마무리됐을 때 많은 시민들은 ‘과연 낙선자가 승복할 수 있겠는가?’ 회의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깨끗한 승복이었다. 유권자들의 조용한 혁명이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정당정치를 전면 부정하는 편법이다. 만약 다른 지역에서 이런 방식을 차용하면 정당은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며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결과적으로 안동시 선관위에서 몇 차례 회의를 거쳐 “합법적이다”는 내부 결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검찰에 수사의뢰를 한다는 방침이 나왔다. 향후 격렬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안동 한나라당 후보자추천대회에서 나타난 추천위원 명부 유출 건과 시민유권자연대의 대회 건이 법리적 판단으로 까지 몰려 갈 간단치 않는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안동선관위의 수사의뢰 방침은 과연 독자적인가? 아니면 정치력의 압박에 따른 수순인가? 를 두고 정황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시민유권자연대 관계자는 “기표소를 빌려주지 않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대회 중지 압박이 너무 심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5/6, 무소속 도의원후보 금용태, 서(西)로 기수 돌리다
안동 제1선거구(풍산,북후,서후,풍천,일직,남후,태화,평화,안기,옥동,송하)에 이영식이, 제2선거구(녹전,도산,예안,와룡,길안,남선,임동,임하,명륜,서구,중구,강남,용상)에 김명호가 한나라당 후보자로 결정됐다. 1선거구에선 무투표 당선 분위기가 예측됐다.

2선거구에는 김명호에 맞서 무소속 금용태, 손호영이 예비후보로 등록된 가운데 후보단일화가 논의되었다. 무소속 시장후보 단일화가 성공하자 도의원 단일화는 당연시되었다. 5월6일 두 무소속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이 122명 선거인단을 통해 유력후보자를 몰살시킨 것은 사당화 한 것이다”고 주장하며 “도청유치를 위해 누가 땀 흘린 후보인가로 심판 받겠다”고 선언했다. 도청유치의 공과를 선거 쟁점화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청실무경험이 있는 금용태 예비후보가 2선거구로 옮기는 것이 현실화됐다.

약 열흘 만에 시장과 도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대 무소속의 일 대 일 구도가 펼쳐졌다. 밑바닥 민심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시의원 선거에서부터 당 독점구도에 맞선 무소속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는 언론의 진단이 흘러 나왔다. 동시다발적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특성상 당 우위를 장담했던 한나라당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안동선거 역사상 이번처럼 일 대 일 구도가 확고하게 성립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5월 중순, 시민의 뜻 누가 담을 것인
지방선거 국면이 개시된 2월초부터 양김(김광림·김휘동)의 불화설이 점화됐다. 두 당사자의 적극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민여론은 ‘당연히 그럴 것’ 으로 번졌다. 김광림 의원은 지난해부터 공천의 원칙과 기준을 ‘안동의 경쟁력(안동이 먹고 살 미래구상 담아낼 수 있는 인사)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3개월이 지난 5월 현재,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해 왔는가에 대해 시민여론이 따가워지고 있다. 무소속 돌풍의 사회정치적 진단에 앞서 민심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해 왔는가에 대한 평가가 인색해지고 있다.

정책대결이 사라진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본 선거를 앞둔 현재 시민유권자들에게는 공천절차의 모순점과 갈등을 풀어내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명분이 필요해지고 있다. 상호 비난과 혼탁한 세몰이 덫을 벗어나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참 후보, 참 선거문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간 화합과 대타협을 이끌어 내 도청유치라는 큰 과업을 성공시킨 안동사회가 이번 선거를 둘러싸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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