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통과 융합의 행복안동 열어 가겠다”
<인터뷰> “소통과 융합의 행복안동 열어 가겠다”
  • 경북인
  • 승인 2010.06.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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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5기 권영세 안동시장에게 듣는다

■ 민선5기 권영세 안동시장에게 듣는다

9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방자치제. 민선의 꽃은 기초자치단체장이라고 한다. 벌써 민선 5기를 맞았다. 6ㆍ2 안동시장 선거를 치르며 당선된 권영세 시장 당선자가 7월1일부터 안동시장으로 취임한다. ‘행복안동 만들기에 몸 바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선거기간 내내 무소속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치르며 58.2%의 다수 지지율을 획득한 민선5기 권영세 안동시장을 6월18일 만났다.

 ‘젊은이 일자리 창출’해 활력도시로 가겠다
 행정조직, 필요시 일 중심으로 재탄생 의지 밝혀

“안동의 최대현안인 ‘도청이전’과 경제살리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방침을 두려고 합니다.”

권영세(57ㆍ사진) 안동시장 당선자는 “2014년 6월까지 도청을 반드시 이전 완료해야 한다. 앞으로 어려운 일들이 도사리고 있다. 대내외적인 협력관계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람(시장)이 바뀐다고 진행되던 것이 폐기처분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민선4기 김휘동 시장이 벌여 놓았던 사업을 연속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상단계나 초기투자에서 실체보다는 너무 표현적인 것들은 재검토”를 한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즉 연속성을 띄면서도 민선5기를 맡은 만큼 최대한 ‘권영세’식 브랜드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7월1일 취임 후, 곧바로 현재의 안동을 진단하고 향후 4~5년간 펼칠 사업을 꼼꼼히 기획 연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행복안동이라는 컨셉을 실천적으로 만들어 낼 용역사업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시 행정 공무원들에게 “새로운 안동을 위해 어떤 단계의 일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할 때”라는 점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안동시 행정조직개편설 대해선 “몇몇 사람을 위한 조직은 필요 없다”며 “조직전체를 점검해 필요하다면 일 중심의 조직으로 재편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 중심의 행정조직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한편, 권영세 당선자는 신도청 시대를 준비하는 안동시민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교가치, 전통, 보수 등으로 표현되는 마이드가 그동안 안동의 정체성 확립에 긍정적 역할을 해 왔지만, 안동방식 만을 고집해서는 안되는 시기라고 언급했다. “본질을 간직하면서도 인근 지자체ㆍ주민들과의 협력, 의식과 행동양식의 선진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동내부 구성원끼리 뭉치는 에너지를 외부와의 포용, 융합정신으로 나아가는 것이 안동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선거운동 기간 공약으로 내놓은 4대 프로젝트인 ‘희망안동’, ‘녹색안동’, ‘부자안동’, ‘문화안동’ 속에 일자리 창출과제들을 일상적으로 결합ㆍ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젊은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동시 산하에 ‘포스크태스팀(T/F)'을 상시 가동할 계획이다.

민선5기를 이끌 권영세 당선자는 7월1일(목) 오전11시 안동시민회관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취임 직전 권 당선자는 민선5기 출발 전 시민들의 뜻을 파악하고 임기기간 동안 안동발전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6월21일부터 23일까지 농공단지 입주업체, 사회복지시설, 농업인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권영세 민선5기 안동시장

- 몇몇 시ㆍ군에서는 인수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안동은 별도로 구성하지 않았다. 짧은 시간인데, 어떻게 시정을 파악하고 인수해 나가고 있는지?
“기초자치단체장 차원에서 인수위원회는 사실 필요없다고 본다. 체질상 인수위란 표현도 안맞는다. 과거에 부시장을 3년 했고, 선거준비과정에서 주요시책을 계속 읽어왔기 때문에 상황은 알고 있다. 중요사항에 대해선 진척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평소 행정을 해 왔기 때문에 시정 돌아가는 패턴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굳이 인수위라는 걸 세워 미주알고주알 다 파악할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 대구광역시 부시장 직을 계속 수행해도 되는데 안동 시장에 출마를 했다. 1급 공무원까지 지낸 분이 안동시장을 굳이 하겠다고 할 때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1급 공무원 쭉 하다보면 행안부에서도 산하 단체장을 맡게 하는 등 배려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30여년 공무원생활을 하며 얻은 경험, 노하우들, 잘하는 자치단체를 보며 고향 쪽에 적용해 보면 좋겠다는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자리가 크든 작든 개인적으로 고향을 위해 봉사를 하면 참 가치 있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해 왔다.” 

- 10여 년 전부터 언젠가 고향 안동에 돌아와 시정을 이끌어 보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들었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사실은 2006년도에 권유를 한번 받았다. 그러나 그땐 김휘동 시장님이 재선 들어가는 그런 입장이었고…, 한번 더 하셔서 8년 정도가 맞다고 봤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리자고 생각했다. 고향 안동을 어린 시절 떠났기 때문에 발 디딜 기회가 별로 없었다. 늘 마음은 와 있었다. 이런 마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 지난 4월 중순 첫 인터뷰 할 때, 안동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자세를 일과 비전 중심으로 치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라는 정치일정은 경쟁상대가 있는 것이다. 고민도 많았고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선거 시작할 때 마음만 갖고 그대로 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캠프의 멤버들이 선거엔 아마추어들이 많았다. 선거막바지에 들어서니까 선거를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권유가 많았다. 난 안동시민들 시민의식이 참 성숙했다고 본다. 선거전술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껏 판단해 주셨다. 나는 지금도 사실 조직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학연 등이 별로 없다. 제기된 몇몇 이슈보단 우리캠프가 시민마음과 어느 정도 일치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선거기간 중 시민유권자를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이 후보자들이다. 득표를 위해 직접 악수하며 대화를 해보며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선거시기 (김관용) 지사도 얘길 했듯이, 안동시의 가장 큰 현안은 2014년 6월에 도청을 반드시 이전 완료하는 것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들이 도사리고 있다. 시민들 차원에서 풀 일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들도 있을 수 있다. 협력관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원활한 도청이전 어렵다. (선거운동 중) 시민들은 그걸 풀 적임자를 판단하고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의 수장은 뭔가 도덕적 결함이 없는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는 안동시민 자존심도 작용한 것 같다. 어려운 경제현실을 일으켜 세우는 데 내가 밖에서 경험한 것과 인맥들이 당선에 도움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선거라는 것은 일정한 갈등과 분열의 후유증을 낳고 있다. 시장으로 취임한 후 시정을 이끌어나가는 책임 있는 수장으로써 지역사회통합이나 여러 가지 측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비해 안동은 심각한 양상을 띠진 않았다. 그렇게 심하진 않았다고 치더라도 우선적으로 치유하고 화합을 해야 된다는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선거결과 발표되고 다음날 이동수 후보가 사무실을 방문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는데 고맙게 생각했다. 선거는 하나의 과정이다. 여러 에너지들을 우리나름의 발전과 지역통합을 위해 써야 한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뭐든지 한번 만들어 보겠다. 시민들 스스로 그런 운동을 일으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보도록 하겠다.” 

- 김휘동 시장이 펼쳐온 사업에 대해 ‘연속성’을 가지고 이어 간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향후 4년간 안동시에 ‘권영세’ 라는 대표브랜드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 다시말해 권영세 식 시정운영 방향을 말씀하신다면?
“내가 내놓은 공약, 우리가 희망한 것 몇 가지 과제들이 있다. 사람이 바뀐다고 일 자체가 어느정도 진행되던 것이 폐기처분되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건 자원의 낭비이다. 내가 마무리 짓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다른 부분들도 있다. 특별히 문제가 있고, 구상단계나 초기투자 또는 실체보다는 너무 표현적인 것들은 재검토를 상의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의 명품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녹색안동이 되어야 한다. 산업도 그런 쪽으로 키워야 한다. 경제가 어느 정도 살아야 일자리가 있다. 일자리 창출은 분명히 하겠다. 기업유치를 해 특히 청년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나이든 분들만 사는 도시가 되어선 곤란하다. 활력이 부족해진다. 그다음 문화가 굉장히 중요한데…, 산업적으로 연결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고민을 하고 있다. 그래서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안동의 제품, 안동의 인재 이런 모든 것이 합쳐져 안동의 브랜드가 된다. 안동인이라는 점이 외부에 나가면 안동양반 대접도 받지만, 스스로 근신해야 할 점도 많았다. 좋은 의미이지만, 너무 고전적인 안동보다는 시대에 맞는 현대화 작업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신경을 써가며 도청이전도 완전히 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신도시와 구도시의 기능차별화도 시키며 재창조해야 한다. 교육도시의 명성 되찾고, 생태와 녹색도시도 만들고, 경제적 효율이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게 서로 다 링크돼 있다. 즉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도되는 몇 가지 부분을 끌고 나가면 그 뒤에 부분들도 같이 잘 따라 오지 않을까 한다.”

- 그간 공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기획 분야 쪽으로 일을 많이 해 왔다고 들었다. 그럼 안동이라는 기초자치단체의 전체 발전이라는 기획전략을 고민했을 것 같은데?
“기본 컨셉은 어떤 모양의 안동이 돼야 하는가 이다. 취임하면 약 석 달 동안 재원에 대한 판단도 하며 약 4~5년간 안동에서 해야 할 사업을 열심히 연구, 토의해 볼 작정이다. 단순용역이 아닌 실천적인 용역을 해 보려고 한다. 각계각층 전문가 의견도 들으며, 필요하다면 외부인을 불러서라도 안동을 정확히 진단하며 20~30년 뒤 변화될 안동에 대한 그림(청사진)을 그리겠다. 시청 각 실과에서도 새로운 안동을 위해 현재 어떤 단계의 일을 내가 하고 있는가 라는 것이 파악돼야 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석 달 정도 바짝 가려내는 작업을 해 볼 계획이다. 시민들에게 약속한 부분도 포함해 50~60가지 정도 정해 나가겠다.” 

- 지역 정치환경이나 민심차원에서도 안동시장이 일을 욕심내어 할 수 있는 여건은 준비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안동시의 재원문제를 선거 시기 얼핏 보니까 7천억 안팎이다. 물론 그 중 국비사업도 있고 …. 그래도 상당부분 낭비적인 요소를 빼고 나면 재원을 상당부분 영치할 수 있다고 본다. 영치를 할 수 있다면 그런 신규 사업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중앙정부에서 볼 때, 강원도 남부 쪽과 경상도 북부 쪽이 굉장히 넓은 지역인데, 텅 비어 있는 곳이다. 이런 쪽에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사업아이템이라든지 명분만 좋고 맞으면 중앙에서도 예산 투입하는 것은 그리 주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안동을 적극 알리는 문제도 되지만, 인근 시?군이 다 같이 하면 국가사업이나 도차원 사업으로 볼 수 있다. 실리도 챙길 수 있다. 사업구상을 잘 하고 논리를 잘 세우면 가능할 것이다.” 

-  안동의 젊은이들은 늘 일자리에 목말라 있다. 공약 중 ‘구석구석에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했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은 당면한 최대 현안이다. 나 역시 시정의 최우선 방침을 경제와 일자리창출에 두려고 한다. 선거운동에서 밝혔듯이 4대 프로젝트인 문화안동, 부자안동, 희망안동, 녹색안동 프로젝트 속에 일자리 창출의 실행과제들을 설정하여 추진하겠다. 대다수의 실행과제가 직·간접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연결돼 있다. 특히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 주력사업인 바이오산업(BT), 문화산업(CT) 육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특히, 관련 기업들을 지역에 적극 유치하여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 자치단체 내에 TF팀을 두어 상시 가동하겠다.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신·생약 자원개발 센터, 첨단문화디자인개발 센터 등을 설립해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 안동시 행정조직에 대한 개편설이 조금 있는 것 같다.
“밖에서 그런 소리를 많이 하는 모양이다. 구체화 된 건 아니다. 시의회와도 상의해 보겠다. 사람이 바뀌니까 조직도 개편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 같다. 필요하다면 하겠다. 전체적으로 점검은 하고 있다. 조직 전체가 사람을 위한 그런 조직은 필요 없다고 본다. 일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조직 전체가 그렇게 되어 있는가에 대해선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일 중심으로 조직을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 평소에 문화생활은 좀 즐기시는 편인지. 운동은 하고 있나.
“사실 골프를 못 친다. 젊었을 때 탁구를 좀 쳤다. 나이 들며 가족과 볼링 정도이다. 시간이 나면 등산을 자주 간다. 바둑 두는 걸 즐겼는데, 시간을 너무 끌어서 업무에 방해가 되었다. 사실 개인적인 시간이 없는 편이다. 대구에 있을 땐 오페라나 뮤지컬을 4~5편씩 관람했었다. 사실 박수치는 법이라든지 하는 기본은 알고 있어야 되겠다 싶었다.”

- 시민들은 신도청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북북부권의 거점도시로서 안동이 해야 할 역할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싶거나 동참을 요청하는 부분이 있다면?
“안동시민들이 유교가치적, 전통적, 보수적인 부분은 참 좋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부터 안동만을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인근 자치단체와의 관계, 외국과의 관계도 고려하고 봐야 한다. 본질을 간직하고 잊지 않으면서도 의식의 선진화, 행동양식의 선진화는 필요하지 않는가. 국내에만 안주한다면 그것으로도 얘깃거리가 되겠지만, 더 큰 안동으로 나아가기위해선 세계화의 의식을 가져야 된다. 아직은 우리의 행동양식이 글로벌스탠더드에 손닿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선 솔직해야 한다. 진짜 선진도시, 양반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기초약속을 지켜가야 한다. 예를 들어 교통신호, 주차문제 등 기초법규를 지켜가는 선진화된 질서의식이 정착돼야 한다. 우리끼리 뭉치는 에너지는 대단한데, 남을 포용하고 외부와 융합하는 것이 안동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하는 시민의식을 전개해 보려고 한다.”

아버지가 8남매 중 7째 였다. 산간벽지에 농터가 부족해 초등학교 입학 전 대구로 이사를 갔다.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땐 대구가 광역시가 아닌 일반시였다. 도내 인구가 약 5백만명 정도였는데 경북에서 약 360명 정도가 경북중학교에 선발되었다. 모두 다 가난하던 시절, 효도하는 것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러던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집안은 더 어려워졌다. 아래로 두 동생이 있었다. 1학년, 4학년, 내가 6학년이었다. 어머니가 집안생계를 위해 행상을 하고, 자식키우랴 고생을 많이 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남한테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지 않기 위해 흐트러지는 마음을 내면적으로 다잡았다. 동생들에게도 엄격했다. 그러다보니 철이 일찍 든 편이다.

선거 과정에서 ‘웃어라’는 요구를 많이 받았다. 오랜 시간 주변 도움보다는 스스로 결정하고 헤쳐 나가다 보니 표현이 서툴러졌다고 본다. 경북고를 다닐 때 과외 한 번 받지 않았지만 공부를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연히 서울대를 응시했다. 그때 경북고에서 재수생을 포함해 약 140~150여명이 서울대를 들어가던 시절이다.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는데 떨어졌다. 다반사로 재수를 하던 때였다. 서울대 원서를 내러 가다가 어려운 집안형편을 감안하라는 친척의 권유로 경북대 의대에 응시했다. 필기시험은 합격했는데, 신체검사에서 색약판정이 나왔다. 대학총장이 문과대로 응시를 권유했지만 뿌리쳤다. 영남대에 응시, 수석 합격했고 4년간 장학생으로 생활비 받아 가며 공부했다. 가정교사 생활을 하며 대학생활을 했다.

당시 여고 교사로 있던 아내와 약혼을 하고 군대에 갔다. 공부만이 세상 속으로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는 시절이었다고 보았다. 행시 합격이후 여러 기관에서 일을 했다. 소위 ‘빽’이 없다 보니,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배경이 되었다. 어느 직장에서 일을 해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직장상사가 알게 돼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 그래서 인지 31년간 공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홍보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체질적으로 싫어하게 됐다. 가장 좋은 빽은 자기의 실력이라고 믿고 있다. 조직 내에서의 융화와 공무를 힘껏 처리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함께 풀어야 할 일속에서 나의 과업을 철저하게 수행해 내는 것. 그것이 성장의 발판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많이 이들이 웃는 모습이 부족하다고 말해 준다. 웃는 게 습관화가 안됐다. 웃는 근육이 발달하지 못한 원인을 어릴 때 내핍된 생활을 거치며 웃을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드러내놓고 하는 것보다는 조용히 소신껏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성향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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