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성체로 자라 호주로 떠나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성체로 자라 호주로 떠나
  • 김용준 기자
  • 승인 2020.07.1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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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모래섬 26개 둥지서 새끼 60여 마리 성체로 자라 호주로 떠나
도산서원 등 안동호 상류와 연계한 생태관광 ‘청신호’

안동시가 조성한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서 태어난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이 대부분 성체(成體)로 성장해 호주 등으로 떠났다.

안동시가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CCTV로 확인한 결과, 지난 522 처음으로 쇠제비갈매기 새끼가 탄생한 데 이어 총 26개 둥지에서 새끼 71마리가 태어났다.

산란 이후 새끼가 성장하기까지 순조롭지는 않았다. 대낮일 경우 쇠제비갈매기 부모 새들은 매, 왜가리, 까마귀 등 새끼 보호를 위해 수십 마리씩 집단으로 날아올라 천적을 퇴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새끼들의 안정적인 서식 환경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천적의 야간 침입이었다. 특히 바다가 아닌 내륙 특성상 밤의 제왕으로 알려진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멸종위기 야생동물 2)의 출현은 새끼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었다.

대부분의 새끼가 태어난 지 2주쯤 되던 지난 614일 밤 930,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인공섬에 올해 첫 수리부엉이의 침입이 있었다. 이후 5일 연속 수리부엉이의 집요한 공격은 계속되었다.

태어난 새끼 71마리 중 5마리는 수리부엉이와 왜가리 등 천적에 의해 희생됐으며 4마리는 자연 폐사, 1마리는 사람에 의해 밟혀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었다. 나머지 61마리의 새끼는 무사히 성체로 자라 호주 등으로 떠났다.

앞서 지난 1월 안동시는 조류 전문가와 시의원,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조성 추진 협의체를 통해 설치공법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한 후 지난 3월 말 전국 최초로 1,000의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을 조성했다.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연강판을 사용했으며 섬 위에 160톤의 마사토를 깔았다. 호주에서 1km를 날아와 4월에서 7월 사이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바닷가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쇠제비갈매기는 2013년부터 내륙 민물호수인 안동호 작은 모래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그러나 작년부터 안동호의 수위상승으로 기존 서식지인 모래섬이 사라져 번식에 어려움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으로 조성해 앞으로 안정적인 종() 보존이 가능하게 되었다.

안동시 관계자는 태어난 곳에 다시 돌아오는 습성이 있는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기존 서식지를 더 확장하고 도산서원 등 안동호 상류와 연계한 생태관광 자원화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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