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가리 매운탕
쏘가리 매운탕
  • 바람난김C
  • 승인 2010.09.10 01: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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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in> 바람난김C의 386 늦여름나기 엿보기

낮의 매미 소리보다 밤의 귀뚜라미 소리가 커지고 있는 늦여름 밤, 농원의 들마루에 또아리 틀고 구형 컴퓨터들이 모여 앉았다.

일명 386들..

▲ 늦더위에 지친 8월 말, 안동,영주 386들 15명이 1박2일간 청량산 아래에서 래프팅을 타고, 새벽이 올 때까지 우리네 술 문화를 지키겠다고 밤을 지새웠다.

죽어보자고 먹는 우리네 술 문화 지키겠다며 이래서 한잔 저래서 한잔 언제 자주 모이겠냐 몰아서 먹자고 또 한잔^^

우리네 술 문화는 세대에 상관없이 술이 죽던 사람이 죽던 하나가 죽어야 하는 현상은 동일한가 보다.

앗싸리한 술 향을 피해 목에서 튀어나오는 언어들을 들어보면 세대간의 차이가 크다는 걸 느끼곤 한다.

신변잡기, 연예인들과 놀거리 이야기가 넘쳐나는 젊은 세대가 있는가 하면 아이들 자랑과 걱정, 마누라 자랑과 험담등이 난무하는 주름살 세대도 있다.

조국이 먹인 파란약에 취해 우리의 형아 누나들은 경제발전이라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공돌이와 공순이로 산업화에 박차를 가할때 사탕 빨며 지켜봤었고 지금은 정보화 시대를 대충 리드하거나 적응하기에 벅차 헐떡 거리는 세대가 386이고 샌드위치 세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샌드위치 세대들에게 또 다른 공통점을 찾아보면 '민주 쟁취'라는 구호를 외치며 투쟁했었고 그러다 온 천지에 백색가루를 뿌려대며 그것을 막던자 또한 386 자신이었고 제대후 다시 투쟁하는 자가 되는 혼돈의 세대에 해당한다.

낮에 잡아둔 쏘가리 몇 마리를 주제로 이들의 특징인 난상토론이 시작되고 100분토론과 같은 시간의 개념을 두지 않는다. 끝장토론으로 치닫지만 늘 마무리 못하고 뻗어버리는 인생들.. 나름 술기운에 끓여놓은 쏘가리매운탕이 혀끝을 자극하는 맛에는 다른 양념들이 무수히 들어가 있다.

이데올로기라는 책 몇 권 쑤셔 넣었고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리신 분이 이 솥으로 떨어지시고 삼김이니 양김이니 불리던 분들도 곱게 매운탕 솥으로 걸어 들어가시며 사회/경제/문화/정치 등등 들어갈건 다 들어간 매운탕 되겠다.

매운탕에 들어간 양념 중 가장 강한 맛은 역시나 M.B C와 네개의 강 그리고 조선의 중앙을 동아줄로 꽁꽁 묶어놓는 거시기들이 아닐까 싶다.

혼돈의 시대를 머리 속에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들의 걱정은 작게는 나라를 걱정하고 크게는 세계를 걱정한다. 그냥 넘어갈 듯 넘어갈 듯 하지만 결국 시대의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마는 술 푸는 세대 그래서 슬픈 세대...

귀뚜라미야 니가 우느냐? 나도 많이 울었다 우리 같이 이 밤을 찢어불자^^ 슬픈 기억도 발광하던 분노도 짧게나마 우리를 기쁘게 했던 것도 모든 것 다 들어간 매운탕 국물로 이 밤을 찢어 불자..

확~ 찢어 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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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yca 2012-01-04 17:11:23
http://youtu.be/SPKZ78cIH8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