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고 건축물 현황 파악 위한 실질적 조사 필요
안동의 고 건축물 현황 파악 위한 실질적 조사 필요
  • 최성달 (작가)
  • 승인 2010.09.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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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최성달
▲최성달 마애선사유적전시관 박물관장

안동시립박물관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안동의 재사라는 책을 발간했다. 1권에는 와룡, 풍산, 예안, 녹전 지역의 재사가 수록되어 있고 2권에는 서후, 풍산, 북후 지역의 재사가 상세하게 파악되어 있다. 안동시립박물관은 계속해서 올해 풍산, 풍천, 일직에 이어 내년에는 남후면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한 재사를 수집하고 파악하여 총 4권의 책 속에 안동시 전체의 재사 현황을 완벽하게 수록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작업을 이희승, 손상락 학예사가 주도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의 말에 의하면 세밀하게 파악해 들어갈수록 재사의 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비슷한 말을 녹전지역의 고 건축물 현황 파악을 주도했던 권두현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사무처장에게서도 들은 적이 있다. 실질적으로 조사를 해보니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고건축물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채 잠자고 있더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동이 전국의 고 건축물 가운데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안동문화권을 합치면 40%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안동시 전체와 경북북부권은 걸어 다니며 보는 고건축 박물관이라 할만하다.

고 건축물에 대한 통계는 현재 100% 정확하지가 않다. 정동호시장 시절인 1999년 12월 전 5권의 안동시사(安東市史)를 통해 어느 정도의 고 건축물을 파악하는 성과를 내기는 했으나 시간상의 제약으로 완벽하게 정리되지는 못했다. 이후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안동시사가 아직 발간되기 전이어서 급선무는 정확한 통계를 내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안동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고건축물의 형태를 보면 사람의 거주 공간이었던 고택, 교육기관 역할을 했던 서원과 서당, 독서와 수양의 공간이었던 정사(精舍), 제례 공간인 재실과 누각과 정자의 기능을 동시에 구비했던 누정으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안동시사 전 5권 중 4권의 242페이지에서 시작되는 제 6장 문화라는 단락에 보면 유형문화재의 지정현황과 서원, 서당과 정사, 누정의 현황이 소상이 기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 먼저 차이가 통계학적으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유형 문화재인데 이는 파악의 유무 문제가 아니라 1999년 이후 안동의 고건축물이 국가나 지방정부로부터 지정받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른 자연스런 차이다. 1999년 12월 말 기준 232점이었던 안동시의 지정문화재는 현재 287점으로 늘어났다.

전국 최다를 보유하고 있는 서원의 경우는 1864년 대원군의 서원훼철 이전에 37개소가 있었고 이중 사액서원이 6개소였으나 철폐령 이후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을 제외한 전 서원이 훼철되었다. 그 이후 1900년대에 이르러 훼철된 서원을 복원하거나 새로 설립된 서원이 1997년을 기준으로 향사를 지내는 서원 21개소를 포함하여 29개소의 서원이 있고 완전히 사라진 서원이 15개다. 사라진 서원을 포함한 총 42개의 서원에 배향된 인물은 85명이다.

그런데 2003년 안동향교에서 발간한 유림비요라는 책에는 현존하는 서원이 오계서원을 포함하여 26개소로 나온다. 서당 2개소와 7개소의 사우(祠宇)를 포함해서다. 어느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안동시사의 서당 관련 기록에서는 현존하는 것과 기록에 남아 있는 것을 포함하여 모두 48개소이고, 정사는 27개로 기록하고 있다.

누정은 221개로 파악되어 있으나 같은 해 12월 말 안동시사와 동시에 발간된 안동문화 7집에는 누정의 숫자를 217개로 파악하고 있다. 누정의 경우 안동시사 자료와 안동문화원 자료가 모두 살림집과 연결되지 않은 독립된 건물만 포함하고 있어 실제 생활공간으로 변형된 것까지 합치면 이 보다 숫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보여 실사를 통한 정확한 통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사관련 부분은 안동시사에 아예 언급되어 있지 않아 안동민속박물관의 재사자료의 가치가 더 귀중할 수밖에 없다.

살림집의 형태인 고택은 정확한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종택은 불천위로 모시는 집이 47곳이라는 기록이 있어 대략 이를 유추해 볼 수 있고, 더구나 사람이 살지 않은 곳까지 합치면 이 숫자는 훨씬 더 많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걸 완벽하게 통계를 내려면 조직적이고도 전문적인 힘이 필요하다. 안동민속박물관에서 재사를 조사하는 것처럼 안동시의 전 고 건축물 현황 파악을 위한 실질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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