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안동역-815 문화역을 기다리며
굿바이 안동역-815 문화역을 기다리며
  • 박정열(잇다 대표)
  • 승인 2021.06.02 16:2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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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6일 저녁 7시 38분. 안동역의 마지막 열차인 무궁화호 열차가 플랫폼을 떠났다. 기차의 우렁찬 굉음과 진동이 서서히 멀어졌고 이제 더이상 이 땅을 흔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쉽다. 안동 근현대사의 마지막 장이 넘어갔고 우리는 큰 숙제를 떠안았다.

떠나간 역사와 추억들을 음미하는 일도 의미 있겠지만, 그런 감상적인 생각보다는 앞으로의 숙제를 더 깊이 생각해야 하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새 페이지를 써나가야 한다. 이미 많은 분들께서 역사부지 활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지만, 필자의 경우 오랜 기간을 두고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자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비쳐 왔다. 다행히 안동시에서 역사부지 임시 활용을 위한 과도기적 형태의 계약을 코레일과 체결했다고 한다. 3~4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역사부지 활용에 관한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얻게 된 것이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역사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제안을 해본다. 안동은 ‘독립’의 도시다. 독립의 의미는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일제시대 때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의미의 독립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지사들이 안동사람이었고, 가장 활발한 독립운동이 일어난 곳이다. 고려시대엔 왕건의 독립을 도운 개국공신인 삼태사가 안동에 있었고, 조선시대엔 유교를 독자적으로 집대성하고 새로운 성리학으로 발전시킨 세계적인 석학 퇴계 이황 선생이 있었다. 한 시대를 관통하는 굵직한 사건들에서 안동이 큰 역할을 했었고, 그 정신적 토대는 모두 독립이라는 단어로 귀결시킬 수 있다. 이러한 독립의 의미를 오늘날에 그대로 적용시키긴 힘들겠지만, 저변에 깔린 속성을 활용하고 현대의 다양한 문화적 해석을 가미하여 새로운 문화코드를 만든 뒤 이를 브랜드화하여 안동역사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

 

안동 독립문화 플랫폼 [815 문화역]

‘독립운동의 성지’가 아닌 ‘독립문화의 성지’ 안동을 표방하는 안동 문화플랫폼. 여기서 ‘독립문화’라 함은 기존의 대중미디어에서 벗어나 개인화 미디어를 활용해 자주적으로 소비되는 오늘날의 문화 소비 트렌드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개인화와 세분화가 지나치게 강조되는 측면이 있어 미디어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소비에 개인화가 아닌 공공화의 속성을 적용하여 사회 계층간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함께 즐기는 문화의 정착을 시도해보는 것이 본 제안의 기본 속성이다. 혼자 즐기던 콘텐츠를 공공장소에서 함께 즐기도록 해보자는 것이며, 지역만의 독자적인 콘텐츠를 발굴, 홍보, 시연하여 지역의 문화콘텐츠 제작자들과 지역의 문화산업 육성에 기틀이 되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다.

독립미디어 플랫폼

안동역사 공간을 대형 스크린이 있는 극장 형태의 공간으로 만들어 미디어 센터를 구축한다. 극장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만 갖추되 전체적 분위기는 밀실의 형태가 아닌 개방적 형태로 꾸며 시민들의 폭 넓은 접근성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로컬콘텐츠 상영

지역의 독창적 문화콘텐츠 상영(엄마까투리, 원이엄마 등), 지역 내 유튜버 및 기타 창작자들의 유튜브 방송을 상영한다. 이를 발굴, 소개하는 큐레이션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하나의 작은 방송국이 되어 지역만의 독자적 콘텐츠를 지역민이 함께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로컬 콘텐츠 스튜디오

여러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본적 환경을 구축한다. 역사 내 매표소와 직원 사무실 공간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광고영상 제작과 소규모 단체, 예술가, 창작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갖추어 기본적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도록 한다. 요즘 새로운 쇼핑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라이브쇼핑을 위한 공간도 마련하여 지역 특산품과 지역 콘텐츠의 활발한 유통을 시도한다.

지역 소식방

지역 신문과 방송, SNS에 올라오는 지역의 주요 이슈들을 편집하여 방송하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운영한다. 정보 접근성에 취약한 계층들에게 큰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광고도 삽입하고, ‘가짜뉴스 바로잡기’ 라던가 ‘지역 이슈 토론방’ 등의 세부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면 지역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리라 본다.

독립영화의 성지 안동

독립운동이 아닌 독립영화의 성지 815 문화역. 안동은 독립운동의 성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부분을 차입한 독립영화의 성지 안동을 부각시켜 마케팅을 펼친 후 독립영화제를 개최하면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 일제시대의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제를 해도 좋을 것이고, 일반 독립영화들을 상영해도 좋을 것이다. 안동엔 독립영화 전용 영화관인 중앙시네마가 있으므로 서로 협력하여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역사 공간과 공장 공간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면 대규모의 행사 개최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잃어버린 광장문화의 회복_ 광장은 도시의 기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엔 반드시 유명한 광장이 있기 마련이다. 안동에도 현재 웅부공원이라는 공간적 광장이 있긴 하지만, 심리적 광장으로서의 역할은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과거 안동역 광장은 시민문화의 중심지였다. 많은 행사나 선거유세, 집회와 시위 등이 열렸던 곳이지만 고속도로의 개통과 자가용 보급이 활성화되어 자연스럽게 안동역 광장도 그 기능을 잃게 되었다. 광장문화를 회복시키면 지역의 문화와 상권, 도시 공동화 현상의 해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지역 음악인들의 버스킹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벼룩시장이 열리도록 하고, 민주적 집회와 평화적 시위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하여 광장의 기능을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

안동 문화콘텐츠 및 특산품 상점

안동의 문화콘텐츠와 특산품들을 한번에 보고 살 수 있는 공식적인 상점을 마련하여 지역의 콘텐츠 유통과 내수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 관광기념품과 창작자들의 상품, 서비스, 지역농특산품 등을 한곳에서 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박정열) 더 많은 카드뉴스는 경북기록문화연구원 홈페이지 참조

 

독립예술 플랫폼

안동 문화예술 대안공간

기존의 폐쇄적 공간이 아닌 개방적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여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늘린다. 전시관 대관이 힘든 소규모 단체나 개인, 아마추어 예술가들의 작품을 알릴 수 있는 대안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광장 공간과 역사 공간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문화 자생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함께 문화향유를 하는 핫스팟을 구축한다.

이상 안동역사부지의 활용을 위한 대략적 설명을 마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먼저 생각하고 공간의 역사성과 미래지향성, 지속성을 고려하여 가장 좋은 대안을 시민들과 함께 천천히 만들어 나가는 실험을 펼쳤으면 한다. 섣부른 건축물의 건립은 100년의 시간을 낭비할 수 있으므로 당분간은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공간의 평면적 사용을 먼저 시도하여 기능적 실험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폐 선로도 철길공원이나 산책로 등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을 먼저 내 본 뒤, 도저히 안 될 경우 건축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공간이 시민들 모두가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시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시민들의 공익을 먼저 생각해주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안동 시민들에겐 더 넓어지고 새로워질 안동을 대면할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뜨거운 상상을 함께 해주기를 요청한다.

 

* 이 기사는 (사)경북기록문화연구원의 계간지 『기록창고』 9호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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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06-03 13:20:48
동아시아 지역(중국,한국,베트남,몽고지역)에 세계종교 유교가 성립되어 지금까지 전승. 이와 함께 한국 유교도 살펴봄.한국 국사는 고려는 치국의 도 유교, 수신의 도 불교라고 가르침. 고려시대는 유교 최고대학 국자감을 중심으로, 고구려 태학, 백제 오경박사, 통일신라 국학의 유교교육을 실시함. 유교사관 삼국사기가 정사(正史)이던 나라.
http://blog.daum.net/macmaca/3057

역사적 순서로 보면 황하문명에서 은.주시대의 시원유교[始原유교:공자님 이전 하느님(天)과 여러 神明을 숭배]에서, 한국 고조선의 기자조선으로 始原유교유입, 기자조선(始原유교) 마지막왕 기준의 후손이 삼한건설, 삼한(始原유교)의 영토에서 백제(마한).가야(변한).신라(진한)가 성립됨.

윤진한 2021-06-03 13:19:53
한국은 세계사의 정설로,한나라때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에 성립된 세계종교 유교국으로 수천년 이어진 나라임. 불교는 고구려 소수림왕때 외래종교 형태로 단순 포교되어, 줄곧 정규교육기관도 없이, 주변부 일부 신앙으로 이어지며 유교 밑에서 도교.불교가 혼합되어 이어짐. 단군신화는 고려 후기 중 일연이 국가에서 편찬한 정사인 삼국사기(유교사관)를 모방하여, 개인적으로 불교설화 형식으로 창작한 야사라는게 정설입니다.

​유교,공자.은,주시대始原유교때 하느님.조상신숭배.세계사로보면 한나라때 공자님도제사,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지역)에 세계종교 유교성립,수천년전승.한국은殷후손 기자조선 기준왕의 서씨,한씨사용,三韓유교祭天의식. 국사에서 고려는 치국의道유교,수신의道불교.

세계사로 보면 한나라때 동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