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길동무 물새 산새 ⑩-흰뺨검둥오리
출근길의 길동무 물새 산새 ⑩-흰뺨검둥오리
  • 임세권(유안사랑대표)
  • 승인 2021.06.0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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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닭이나 쇠오리 또는 청둥오리들이 대다수 안동을 떠난 4월 중순의 낙동강에는 이제 흰뺨검둥오리들만이 눈에 뜨인다. 이 오리는 흰 얼굴에 눈을 가로지르는 검은 선으로 인해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흰뺨검둥오리는 일년 내내 볼 수 있는 텃새인데 그들 중 일부는 시베리아 쪽에서 겨울에만 내려오는 철새라고도 한다. 그래서인지 겨울에는 여름보다 더 많은 수의 흰뺨검둥오리들이 보이는 것도 같다. 

 

흰뺨에 검은 선이 눈을 지나간다. 검은 부리의 끝이 노랗게 반짝인다.(ⓒ임세권)

흰뺨검둥오리는 비슷한 모양의 오리들이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 가장 비슷한 것은 청둥오리의 암컷이고 그 외 알락오리나 쇠오리의 암컷도 얼핏 보면 비슷하게 보인다. 쇠오리는 작은 크기로 인해 구분이 쉬울 뿐이다.

철새로 찾아오는 오리 종류는 수컷은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암컷은 일반적으로 갈색을 띠고 있는데다가 날개나 머리의 모양과 색깔이 모두 큰 차이가 없다. 심지어 가장 화려한 치장을 한 원앙도 암컷은 다른 오리의 암컷과 잘 구분이 안된다. 오리들이 멋을 내는 것은 수컷에 주어진 권리인가?

그런데 흰뺨검둥오리는 암수의 모습이 거의 일치한다. 이들은 청둥오리처럼 암수 두 마리가 함께 다니는데 청둥오리는 머리의 색깔로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흰뺨검둥오리는 어느 것이 수컷인지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흰뺨검둥오리나 청둥오리 모두 60센티미터 안팎으로 야생 오리로서는 큰 편에 속하는데 뺨에 검은 줄이 눈을 지나가는 것도 비슷하다.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부리를 보면 되는데 청둥오리의 부리는 노란색이며 흰뺨검둥오리는 검은색에 끝만 노랗다. 또 뺨의 색깔도 흰뺨검둥오리는 밝은 갈색으로 거의 흰색처럼 보이는데 청둥오리는 짙은 갈색이어서 같은 곳에 함께 있을 때는 차이가 뚜렷하다.

새끼들을 거느리고 강물을 가르는 흰뺨검둥오리(ⓒ임세권)

이들이 짝짓기 하는 모습을 1월에 촬영한 적이 있는데 새끼들과 함께 강을 누비는 모습은 대체로 6월에 자주 볼 수 있었다. 짝짓기 하면 바로 알 낳고 또 새끼를 부화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봄철 이들이 새끼들과 함께 수초 사이를 누비거나 강물 한복판에서 헤엄치는 모습은 특별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새끼 한 마리를 앞세우고 조용한 강 가를 산책하듯 물길을 가르는 모습을 보면 오리들에게도 다정한 자식들과의 오붓한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이 기사는 (사)경북기록문화연구원의 계간지 『기록창고』 10호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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