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 직전, 개 8마리 구출에 앞장선 안동과학대 반려동물케어과
도살 직전, 개 8마리 구출에 앞장선 안동과학대 반려동물케어과
  • 유경상 기자
  • 승인 2021.07.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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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옥동 야산, 도살 현장 4일간 잠복으로 관계당국 협력 이끌어내

유기견보호소로 간 8마리 조차 심장사상충, 모낭염에 감염

2022년도에 신설 예정인 안동과학대 반려동물케어과와 안동유기견보호소가 안동시 옥동 야산에서 불법도살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며칠 간 잠복을 하며 영상과 사진촬영을 한 끝에 시청, 경찰의 적극적인 협조로 개 8마리를 구출하였다.

지난 7월 16일 안동 옥동소재 야산 중턱에서 개를 옛날 방식으로 도살하고 있다는 제보가 전달됐다. 특히 새벽시간에 비명소리가 들린다는 상인들의 증언이 뒷받침되자, 반려동물케어과를 신설 준비 중인 교수, 교직원 등이 며칠 간 현장을 탐문하기로 했다.

17일 새벽 4시30분 현장에 도착해 불법도살 현장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감나무에 목을 매달고 몽둥이로 때려 도살을 하고 있었다. 이에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안동시 축산과를 찾아가 증거 영상물을 제출했다.

시청 축산과 공무원과 송하파출소는 동물보호법 위반혐의로 신원조회와 함께 수사에 착수했다. 불법도살 행위를 한 김모(80세)씨는 학대행위를 시인했지만 소유한 8마리 개를 유기견보호소로 보내는 것을 거부하고 나섰다.

안동과학대 반려동물케어과 교직원이 다시 현장을 찾아 설득에 들어갔다. ‘개인 소유 개 조차 식용 판매나 학대를 하는 곳으로 처분했을 때에도 위법인 만큼 처벌이 따를 수 있다’고 말했고, '개를 팔아달라'고 재설득했다. 이에 김모씨도 ‘앞으로는 동물을 불법으로 사육하거나 학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시청 담당자와 유기겨보호소장, 안동과학대 교직원이 입회한 자리에서 각서를 작성했고, 공포에 떨고 있던 대형견 5만리와 중소형견 3마리는 유기견보호소로 이송됐다. 동물병원 3곳에서 기본검진 결과 심장사상충과 모낭염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그동안 불법도살한 개를 안동 신시장 보신탕골목 모 식당에 납품한 것으로 목격되었다.

안동과학대 관계자는 “반려견 1500만 시대를 맞았지만 아직 우리지역 일부에서는 불법도살과 동물학대가 음성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하루 빨리 개선돼 생명존중의 풍토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나아가 “이번 불법도살 위기에 처한 개를 구출하는 데 시청 축산과의 발빠른 움직임이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개 도살이 불법인가 아닌가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으로 규정한 현행법은 없지만, 개를 도살하는 거의 모든 방법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은 전기꼬쟁이로 개를 감전사 시킨 개농장 주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동물보호법 제8조1항이 금지하고 있는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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