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發 2012 총선의 속살은?
안동發 2012 총선의 속살은?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1.02.18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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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경상 (경북인신문 대표기자)

4 ㆍ27 재보선을 앞둔 여야의 고민이 깊어지듯이, 안동지역은 아직 1년을 더 남겨놓은 총선을 두고 벌써부터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야 당장에 총선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마는 지역정치의 권력판도에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거나 때가 되면 꼭 나서야만 직성이 풀리는 자칭 심사위원들은 여러 개의 평가 잣대와 시나리오를 작성하며 골몰하고 있다. 여기에다 2008년 총선에서 4선 고지를 접어야 했던 권오을 현 국회 사무총장과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도 석패의 눈물을 삼켜야 했던 허용범 전 국회 대변인의 안동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당연히 총선이야기가 그 서막을 올리고도 남을 충분한 조건이 충족되고 있는 셈이다.

그 내막을 이래저래 듣고 있는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내년 총선구도에 대한 예측이 그리 간단치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지역민심의 향배를 떠나 너무나 많은 여러 가지 복잡함 때문이다.

범 한나라당 계열의 절대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경북하고도 안동 땅이지만, 당내 정파의 갈등 골이 너무나 깊다. 이명박과 박근혜로 대별되는 양 계파의 차기대권 싸움이 예측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재오 특임장관을 필두로 친이계 핵심에서 개헌논쟁을 유도하고 있는 이유는 다목적 정치포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가 내세운 이원집정부제 개헌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박근혜 대권후보가 현실화됐을 때를 대비하는 성격이 매우 짙다. 권력분산과 반쪽권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고도의 계산이다. 개헌론이 쟁점화된다면 친박계에 대항하는 친이계 결속이란 목적도 가능해진다. 친박으로의 투항을 막고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까지 잡는다면 내년 총선 공천권 행사, 대선후보 경선관리 등이 가능해질 수 있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비유되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총대를 맨 앞으로 돌격행위는 그 시작에 불과하다. 화살은 시위를 떠난 셈이다. 친이-친박의 전면전이라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싼 안동지역 총선도 당내 전면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양대 전선이 구축되고 있을 때 싫어도 정치판에서는 줄을 서야만 한다. 지난 3년 내내 경제살리기를 큰 모토로 안동번영시대를 완성시키고 싶다는 현 김광림 국회의원은 재선을 통한 의정활동을 해야만 할 처지이다. 벌여놓은 사업이 너무 많고 완성하기 위한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 4년 연장은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지난해 6월 지방선거이후 김 의원은 주민 속으로 더 들어가는 소통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연속적인 국회 예결위 활동을 통해 확보한 예산전문가 라는 평판을 바닥민심까지 스며들게 해 탄탄한 지지여론을 더 확고하게 다질 때에만 중앙당의 헤게모니 싸움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 사이에서 누군가는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다. 3선 경력에 너무 젊다는 것이 탈(?)이라는 것이다. 55세. 순탄하던 정치도정에서 발생한 단절시기를 뛰어넘는 지역복귀만이 중앙정치 무대로의 상승곡선을 이어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지역기반 정치를 그냥 놓아 버리기엔 아직 젊다는 점이 권 총장의 지역구 탈환 의지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31살 경북도의원부터 한 번도 정치적 좌절을 맛보지 못한 권 총장으로선 지난 3년이 반면교사가 되고 있는 듯하다. 나름 두텁게 형성돼 있던 안티 또는 비호감 세력 중 그 중간 허리층을 끊임없이 만나며 일정부분 소통층을 회복하고 있다. 권토월래(토요일 내려와 월요일 돌아간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이다.

허용범 전 국회 대변인도 안동방문이 부쩍 늘었다. 지난 연말부터 총선당시 인연을 맺었던 지지자들을 재규합시키고 있다. 곧 꾸려질 중앙단위의 박근혜 대선캠프에 젊은 용장으로서의 역할도 감당할 것이지만,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는 구도를 직접 만들어 가겠다는 마음을 다지고 있다. 박근혜 팬클럽을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시민조직을 만들어 유권자와 교감의 폭을 넓혀나가겠다는 전법을 구상하고 있다. 만약 박근혜 대세론이 당내에서 굳혀진다면 허 전 대변인의 입장에서는 금상첨화이자 천우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천을 누가 거머쥐게 되던 지금은 모두가 지역기반 굳히기 혹은 넓히기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이다. 金은 정책과 이미지로, 權과 許는 현 세력에 대한 불만 내지 비호감 세력을 기반으로 재기에 나서는 형세이다. 당장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피하거나 쓰러져야만 이 싸움은 끝나게 돼 있다.

위 구도에 큰 변수도 등장할 수 있다. 범야권의 연대 및 통합 성사여부이

다.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진보적 NGO 등 진보개혁세력이 전국단위에서 조기에 연대를 실현시켜 낸다면 숨죽여있던 지역내 세력들이 가칭 ‘정권교체를 통한 진보연합정부’ 수립을 위해 총선에 후보를 무조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2의 노무현, 노사모 바람이 재연될 개연성은 2002년, 2009년의 기억만으로도 충분하다. 박근혜에 이어 대선후보 지지율 2위를 고수하고 있는 국민참여당 대표 내정자인 유시민만이 갖고 있는 대구경북과의 연고와 휘발성도 무시하지 못할 듯하다.  

안동총선 조기과열은 구제역 재앙으로 힘든 지역을 더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다분하다. 그러나 대의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누가 말릴 수 있는가. 다만 서로의 약점을 극대화하는 선동정치로 가지 않길 바란다. 주민의 뜻과 생각을 잘 읽기를 바란다. 마음을 사서 당당하게 이기는 것이다. 민초들은 똑똑하다. 모든 정치행위가 지역발전과 민생민주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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