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당신도 홈플러스 입점에 찬성하십니까?
혹, 당신도 홈플러스 입점에 찬성하십니까?
  • 정홍식 前안동시의원
  • 승인 2011.06.15 11:1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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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동체를 지키는 게 시급하다

누가 지역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 했던가?

얼마 전 모 인터넷신문사에서 구 안동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대형유통마트인 홈플러스 입점을 두고 찬반 투표를 실시했는데 총 응답자 381명 중 330명이 ‘입점을 원한다’에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 비율로 따져보니 86.6%가 찬성이다.

외부자본이 지역시장에 침투해 들어와 지역경제를 잠식하고, 지역의 잉여와 자본을 유출해가는 중대 사안을 그저 원클릭 한방으로 좌우하는 전자투표에 붙인 신문사의 생각이 너무 사려 깊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압도적인 찬성결과가 너무 충격으로 다가온다.

상황이 이런데 최근 상인들 중심으로 시내 여기저기 걸어놓은 『홈플러스 입점반대』 플랜카드는 지역민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전달될까? 단순히 따져 서로간의 밥그릇 싸움으로만 비칠 수도 있는 저들의 시선에 지역 상권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외침은 또 무슨 의미가 있을지 실로 두려운 마음이다.

지역민들이 이렇게 냉혹해진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나는 주저없이 국가와 정부를 지목한다! 입만 떼면 지역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하면서도 지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정책에 지방에 대한 배려는 늘 없었다.

특히 정치?경제적 불평등구조와 사회?문화적 종속구조가 지난 정부들보다 더 심화된 상황에서 거대자본의 지방진출을 시장경제 원리에 그대로 맡기고 방치할 경우 지역경제의 황폐화는 물론 상호신뢰와 연대로 내려 온 지역공동체 영역 전부를 단숨에 초토화시켜 버릴 것이라는 예측은 뻔하지 않는가?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는 2009년부터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사업조정권을 중소기업청 소관에서 광역지자체로 떠넘겼다. 전국적으로 무차별 입점하는 SSM으로부터 지역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라지만 지금 그에 대한 평가는 졸속적이고 친대기업적 정책의 연장이었다는 비판만 남아 있다.

지역민들 또한 “지역의 중소상인들이 지역경제의 근간이므로 지방자치단체도 이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기대치를 갖고 있었지만 사업승인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에 사업조정권만 부여했을 뿐 이에 대한 강제이행 관련 권한은 주지 않아 결국 유명무실한 제도로 남아 있지 않은가?

거대자본과의 가격 경쟁, 상품의 다양성, 편리한 주차, 서비스, 쇼핑 환경 등 단순비교 논리로 따지자면 나도 입점 찬성에 한 표이다. 그러나 지역의 자본이 외지로 흘러들어가는 주된 통로가 대형마트이고 더구나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사의 절대지분으로 설립된 외국기업으로 지역의 돈이 해외로 유출되는 통로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지역민들도 알고 있을까? 그 사실을 알았다면 과연 찬성에 표를 던졌을까?

지역의 새로운 고용창출 기대효과와 지역상품의 매입판매를 기대하고 한 표 던진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옥동의 이마트의 전례에서 학습효과를 경험하였다. 본사의 직접고용보다 파견업체의 임시고용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고용환경의 열악성만 가중되어 비정규직 저임금 근로자 확산의 온상이 되어 있지 않은가? 특히 대형마트에 지역민 1명이 고용될 때 지역상인의 1.8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설도 있는 만큼 대형마트의 고용창출을 통한 지역기여도에 대한 선전은 지역을 상대로 한 사기행위와 다름 아니다.

지역상품의 매입판매 효과 역시 이마트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해당 지자체에서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태조사나 보고서 하나 없는 것이 더 답답한 일이다.

전통시장과 점포와 동네상점가는 동맥을 거쳐 심장으로 가는 지역경제의 소중한 실핏줄이다. 지역의 소중한 문화컨텐츠이기도 하며 지역공동체를 형성해주는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단순히 생산자와 소비자, 공급자와 수급자의 관계가 아니라 삶과 생활과 운명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조금 불

편하고, 불친절하고, 불만이 있어도 참고 지켜주며 보호해주고 양성해 줘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도 있다는 의미이다. 내 자식들이 이 곳 안동에서 태어나고 자라 경제생활을 해야 하는 십 년 후를 생각해보라. 부모로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그 어느 때 보다 명확하지 않은가!

내 고향 안동이 거대 외부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지역민은 침투한 거대자본의 일용직으로 전락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주차불만, 서비스불만, 쇼핑환경 불만 등 지금 우리가 내뱉는 불만들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인가! 모두의 자성과 자각을 요구하며 지역공동체를 지키는데 총화하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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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합시다 2011-09-14 19:58:53
찬반 투표를 실시했는데 총 응답자 381명 중 330명이 ‘입점을 원한다’에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 비율로 따져보니 86.6%가 찬성이다.
이말이 뜻하는봐가 무엇인지 잘 알거라 생각됩니다. 사실,전국 어디를 가봐도 안동만큼 배부른장사 하는곳은 없습니다. 정의원님 말씀은 구구절절이 다맞는얘기입니다만,
배부른 장사하시는분들 정말 반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게주인들 무서워서 안동에선 물건도 안사는 1인.

2011-06-20 13:47:27
참으로 구구절절 옮은 말입니다. 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서 여러가지 예를 들어 놓고 그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조금 부족한 예를 들었다고 판단됩니다. 시민들은 어차피 돈을 쓰는 입장에서 만 생각합니다. 내가 쓰인 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든 뜻 깊게 섰고 자신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면 그것으로 족한다는 것인데요. 좀 더 피부에 와 닿는 예로 시민들을 설득해 내야 겠습니다. 어차피 "이럴수가 있을까?"가 끝입니다.

전시장 2011-06-19 11:55:38
정의원님...다음에는 꼭 당선되어 안동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보고 싶습니다.시의원중 다음 선거에는 옥석이 분명히 가려 지리라 생각 합니다.말많은 동네에서 이렇게 의사표시를 할수있는자가 누가있겠습니까? 홈프러스가 들어와봐야 정신들 차리겠지요? 어리석고 옹졸한 자들이여....

타 도시인 2011-06-15 13:59:39
더 좋은 환경과 더 좋은 서비스로
손님을 끌어가면 해결될 문제이다.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 남는 것이 생존법칙이다. 시내 상점들 일단 한번 자신들의 친절이 시민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타도시인 2011-06-15 13:59:02
어찌 되었던간에 싸고 편리하고 좋은 양질의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소비자에게 재래시장이 불편하기 짝이 없고
잘나가는 현재 터미널 주변 상권 역시 안동의 대다수 부호들만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터미널 옮기는데 1~20년을 질질 끌고 갔던 이유도 기득 상권의 행포가 아니었던가 생각해보자! 그리고
일반인에게는 홈플러스가 오든 이마트가 오든 어떤 시장이 시민에게 도움을 주는지 비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