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성적공개 중단하라"
결국 고교등급제 자료로 바치는 꼴
“일제고사 성적공개 중단하라"
결국 고교등급제 자료로 바치는 꼴
  • 경북in뉴스
  • 승인 2009.02.17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성명, 시민단체 정치권도 반발

참교육학부모회, 3~5% 표본평가로도 충분해

사진제공/경남도교육청

지난 1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단위 일제고사 성적을 낱낱이 공개한 것과 관련해 학부모단체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회장 장은숙)가 발끈하고 나섰다. 교육관련 단체들의 지속적인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성적공개 다음날인 17일 ‘서열화를 고착화하고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갈 전국단위의 일제고사 실시와 성적공개를 중단하라‘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즉각적인 성적공개 중단과 일제고사 폐지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들은 이 날 성명에서 “학업성취도 평가를 표본 집단이 아닌 전수 조사를 통해 그 결과를 16개 시·도 교육청 및 180개 지역 교육청별로 세분화해서 공개하기는 처음”이라고 지적하며 “도시와 농촌, 또 각 교육청별로 서열이 세세하게 드러나 학교서열화의 우려가 현실화 되었다”고 교육당국을 비판했다.

실제 교과부가 공개한 성적을 분석해 보면 서울 강남과 전국 최하위 학교의 차이는 영어의 경우 7배 수학의 경우 4배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 자체로 이미 지역별, 학교별 서열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 참교육학부모회의 분석이다.

최근 고려대 고교등급적용사태와 맞물려 반발 거세질 듯, '정치권도 발끈'

전수조사 방식의 일제고사에 대해서도 교육평가 목적이 아닌 다른 불순한 목적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학력평가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시행해 오던 3% 표본조사만으로도 충분하며 굳이 일제고사를 치를 이유에 대해 “누가 보아도 교과부의 다른 속내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일침했다.

결국 일제고사 성적공개를 통해 사설학원들의 배만 불릴 것이며 고교등급제를 유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참교육학부모회가 이 점을 들어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한다며 고교다양화 정책을 추진하고, 다양한 학교를 성적으로 줄세우고, 대학에서는 대학자율화를 명목으로 고교등급제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참교육학부모회는 또한 정부가 지역별 성적결과를 지방 교육재정지원에 반영하겠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지역별 교육환경과 여건에 대한 고려 없이 시험 성적으로 학교를 서열화하고 서열화에 따라 차등 지원하겠다는 것은 교육양극화를 정부가 나서서 심화시키겠다는 말”이라며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왜 국가가 나서서 학교를 입시기관화 하는데 앞장서는지 답답한 심정”이라 밝혔다.

이날 성명에서 참교육학부모회 측은 창의력은 암기식 문제풀이를 전국단위로 실시한다고 해서 향상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런 저런 시험에 학생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기 때문에 “시험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교육적일 것”이라고 교육당국을 비꼬았다.

참교육학부모회의 이러한 반발과 주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고려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들의 교교등급제 적용과 맞물려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노동계와 정치권 등 사회 전반적인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교조는 물론 경남도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치권의 반발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민주노동당과 시도당들이 성적공개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고 민주당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민주당 제6정조위원장인 조영택 의원도 17일 성명을 통해 “혼란만 야기시키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실험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