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행복을 추구하는 도구다”
“글은 행복을 추구하는 도구다”
  • 유길상
  • 승인 2011.12.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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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주부문학회, 창립 20년 맞아
성숙한 주부문학회로 거듭 난다

딸, 며느리, 아내, 엄마... 늘 남을 위한 삶을 사는 주부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무언가를 할 수 있었던 때가 언제였던가? 나보다는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찾는 희생의 대명사.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잃어버린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픈 바람은 간절하다. 여기 가족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졌던 나만의 명함을 되찾은 주부들이 있다.

20년, 이젠 보다 더 성숙한 주부문학회로 거듭날 때
“문향(文鄕)의 고장 안동에는 예부터 시와 글을 쓰는 여성들이 많았다. 그 중 우리 안동주부문학회는 선발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30대부터 70대 후반까지 모든 회원이 일정 조건의 자격을 갖춘 쟁쟁한 실력을 겸비한 회원들이다”라고 말하는 이꽃분(59) 안동주부문학회 제4대 회장은 주부문학회 회원으로 희망하는 주부들이 많지만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고 한다.

▲ 안동주부문학 회원들의 연령대는 30대부터 7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사실 안동주부문학회원으로 가입 조건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안동시새마을주부백일장에서 차상 및 장원으로 입상을 해야지만 회원으로 입회가 가능하다. 또한 올해부터는 이 백일장에 심사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이 있을 만큼 실력을 갖춘 이들로 구성되어 있어 소속감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안동주부문학회는 1991년 9월 창립한 이후 지금까지 매년 문학집을 발간하는 등 현재 약 40여명의 회원이 지역 문학 발전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7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안동주부문학회는 현재까지 약 100여명의 회원들이 거쳐 가면서 작품 활동을 해 오고 있으며, 이 중 많은 회원들이 등단을 통해 안동주부들의 문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있다.

안동주부문학회는 지난 11월 24일 20주년, 즉 성년식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 91년 이후 매년 문학집을 발간한 이후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안동시민회관에서 ‘안동주부문학’ 20집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 안동주부문학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문학집 제20집을 출판하는 행사를 가졌다.

전국적으로 드물게 매년 발간되는 문학집은 처음 1집부터 20집까지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로 보관될 정도로 지방 주부문학의 활동 자료집으로서의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횟수로 20년, 처음에는 창립 멤버들을 중심으로 활동의 주를 이루었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보다 많은 젊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활동의 폭을 넓혀 주고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김필녀 사무국장.
등단을 통해 활동을 해 오면서 안동주부문학회에 입회하고자 안동새마을주부백일장에 입상해 회원이 된 김 국장은 2009년 약 6개월 동안 이육사 문학관 파견 작가로 학생들에게 시 강연 하는 등 문학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각종 대회 입상 등 등단 작가도 상당수에 이르러
사실 안동주부문학회 회원들은 경북여성백일장 대회 1회부터 3회까지 장원을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입상을 석권하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인정받고 이다.

또한 다수의 회원이 등단을 통해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해오고 있다. 2004년에는 최윤경 회원이 「시와 시학」을 통해 등단을 했으며 지난 2006년 『슬픔의 무늬』라는 시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에는 김경숙 회원이 계간 「만다라」문학 가을호에 신인상으로 등단을 했으며, 2008년 우명식 회원이 「현대수필」로 등단해 최고의 수필가로 인정을 받으면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 외에도 김명자, 서명숙, 김경희 등 다수의 회원들이 문단을 통해 등단을 하면서 안동주부문학회의 실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록 등단을 하지 않은 회원들도 모두 등단 자격이 충분할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며 이 회장은 안동주부문학회 회원들의 실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등단 기회는 사실 많았었다. 하지만 생활자체가 글이지 보여 지는 글이 될까 걱정이 앞섰었다”는 이 회장도 사실 2009년 「문장」을 통해 뒤늦게 등단을 하기도 했다.

▲ 이꽃분 안동주부문학회 회장. 2009년 뒤늦게 「문장」을 통해 등단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안동주부문학회는 틈틈이 외부 강사를 초빙해 문학 강연을 받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2달에 한 번씩 회원들이 직접 쓴 글을 가지고 서로에게 평가 받는 ‘화평회’도 가진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 회원 간 서로의 글을 조언해 주면서 글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안동주부문학회는 최소한 2년에 한 번은 문학기행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월 1만원이라는 자체 회비로는 이러한 많은 활동에 상당한 애로점이 있다. 비록 안동시에서 소정의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 받고 있지만 매년 1,500부 이상 발간하는 문학집 비용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라 재정에 있어서는 상당히 열악하다.
김필녀 사무국장은 “열악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회원들이 아침 일찍 방송국에 관람객으로 참석하기도 했으며, 회원들이 각종 대회에 참가해 받은 상금을 일부 충당하기도 한다”면서 재정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 토해내기도 했다.

가족을 위해 희생과 봉사로서 평소 소리 내지 않고 인내하는 주부라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글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올해로 20세 성인이 된 안동주부문학회.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따라서 글은 행복을 추구하는 도구다”라는 이 회장의 말과 같이 안동주부문학회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행복을 추구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지난 20주년 초청강연회에서 문인수 시인은 “한 사물을 오래토록 관찰하다 보면 무언가 연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즉 무덤을 무덤으로 보지 말고, 무덤이라는 사물에서 여성의 가슴을 연상시킨다면 곧 그것이 시와 수필로 재탄생 된다.” 이렇듯 시와 수필은 우리의 일상 주변에 항상 같이 있는 것이 아닐까?

▲ 안동주부문학회 창립 20주년 초청강사로 초빙된 문인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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