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대구․경북! 지방이 설 자리가 없다!
대선과 대구․경북! 지방이 설 자리가 없다!
  • 정홍식(대구 경북 지역정책연구소장)
  • 승인 2012.11.23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인시론> 정홍식 (대구․경북 지역정책연구소장)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선만큼 불투명한 정국도 없는 듯하다. 군소후보들의 존재감은 일천하기 그지없고, 박근혜 ․ 문재인 ․ 안철수 3후보의 지지율은 매일 매일 엎치락 뒤치락이다. 그 중 야권후보 단일화 이슈는 대선정국의 모든 현안을 집어 삼키는 블랙홀로 대선정국을 지배하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이런 정국에서 지방과 지역은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년 같으면 저마다 지역정책과 지역발전 공약을 내놓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고심할 시기인데 그 어느 후보도 지방과 지역 정책 공약에 차별성을 두고 지역문제를 해결 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물론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사회적 양극화 해소 등 국가적 현안의 해결도 시급하다.

그러나 지방의 관점에서 이번 대선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중앙정부에서의 지방정부로의 분권, 허울뿐인 자치의 완성,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의 대명제 실현의 분기점으로서 우리 유권자들은 이 후보군들의 공약에 큰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공약에는 여전히 관심 밖의 대구․경북인 듯하다.

새누리당은 이 지역 80% 투표에 80% 득표 전략을, 민주당에서는 낡은 지역주의 극복을, 그리고 안철수 후보 측은 실체도 없는 정치새바람과 미래정치론을 내세우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 지역도 지난 50년간 이어온 성장중심의 틀을 원천적으로 바꿀 시점이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대구․ 경북은 지난 시절 대통령을 4번이나 배출했고 중앙정치권력의 핵심이자 지배 권력의 구심지라는 자부심으로 지역사회를 지탱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구․경북의 경제지표는 16개 시․도와의 상대적 비교 성적표에서 상실감을 넘어 참담하기 그지 없다.

2010년 기준에 따르면 대구의 1인당 GRDP는 1,494만원으로 18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고, 대구․경북의 총생산량 역시 115조 7천억원으로 16개 시․도에서 최하위권이다.
고용율 역시 14위, 주택보급율 15위, 건설수주액은 13위를 기록했다. 육아 1천명당 보육시설은 14위, 인구 10만명당 문화기반시설과 사회복지시설수는 13위 등 성장에서도 복지에서도 전국 시․도 대비 최하위권의 부끄러운 성적이다.

이토록 큰 상실감과 상처는 누구에게 따지고 보상을 요구해야 하는가?
이것이 지금 우리 대구경북이 처한 작금의 현실인데 새누리당은 여전히 이 지역에서 80% 투표에 80% 득표를 감히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 역시 이런 지역의 참담한 현실이 반영된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의 제시는 없이 그저 막연한 지역주의 극복과 불투명한 미래정치 실현을 요청하고 있다.
우는 아이에게 젖 한 번 더 물려준다고 했는데 지역 정치권은 물론 지역내 시민사회 역시 이러한 시․도민의 고충과 바램을 공론화시켜 선거공약으로 제시해 달라는 요청의 목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각 캠프에서는 정치논리와 진영논리에만 충실하며 편 가르기에 급급하다.

지방을 살리고 지역을 회생시키는 것은 민주정치의 기본이자 역사적 산물이며 시대적 상황에 맞춰 지속적 발전을 도모해야 할 당대 모든 이들의 과제이다. 무엇보다 중앙정부로 집중된 과도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분권을 통해 지방재정의 자주성과, 건전성, 효율성을 담보해 주겠다는 약속이 전제되어야 한다. 낙후된 지역발전 전략을 명확히 제시하고 지역의 미래에 대한 플랜을 구체적으로 제안해 지역민의 동의와 검증을 득한 후 실천 의지를 보이며 유권자들의 표를 요청해야 마땅하다.

지방을 살리는 일은 또 다른 혁신을 유도하고 촉진하여 국가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고 이러한 혁신은 지방과 지역의 자주성을 더욱 공고히 살려 지역을 부강하게 해 주는 길임을 부디, 모든 후보자들과 유권자들이 명심하고 남은 대선에 임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