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안천 한밤보 취수 막아라'
'길안천 한밤보 취수 막아라'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3.01.3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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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수자원공사측 '눈가리고 아웅'식 해명 듣기싫다
전면중단 여론급등에 시민행동 꿈틀

한밤보 취수 계획 막는데 안동시민 나서야
‘눈 가리고 아웅’식 해명보다 전면 중단 여론

지난 4개년 간 총 22.2조 원을 집중투자해 시행한 대형국책사업인 ‘4대강살리기사업’에 대해 감사원 감사결과, 주요시설의 안전성과 수질오염 및 유지관리방법의 적정성 등에서 총체적 설계부실과 수질악화, 과다한 관리비용이 예상된다고 발표됐다. 강과 강물 정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정부의 경북북부권을 대상으로 하는 댐 및 보 조성 추진계획이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고 있다. 강(江)과 산(山)을 대상으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진행되고 있는 난개발 현상에는 수자원공사와 일부 정치인의 시대착오적 토건개발이해가 맞물려 있다는 의혹이 있지만, 더 큰 책임은 중앙정부의 지역(地域)에 대한 홀대와 무시에 근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가을부터 안동지역에서 불거지고 있는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측의 길안천 한밤보 취수계획에 대한 범지역적 대응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동시의회가 지난해 10월부터 ‘한밤보 취수반대 촉구결의안’을 발표했고, 올해 1월에는 안동상공회의소에서도 자체 위원회를 결성해 권영세 안동시장 면담에 들어갔다. 오는 2월15일에는 안동시의회가 주관하는 시민정책토론회가 예고됐다. 시민과 환경단체에서도 일련의 사태와 흐름에 대해 촉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토해양부의 ‘성덕댐건설 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해 지난해 7월10일 안동시의회가 제148회 임시회를 통해 반대의견을 내놨고, 이어 안동시에서도 지난해 8월 한밤보 취수계획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러나 시의회가 강력대응을 시사하며 발끈하고 나선 배경에는 ‘이미 건천화되고 있는 길안천에 대해 취수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아무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한밤보 취수계획을 변경고시 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댐건설과 건설시도를 둘러싸고 안동지역이 고통을 당한지는 오래 되었다. 1976년 안동댐 준공에 이어 1993년 임하댐이 준공되었다. 1989년 8월 당시 건설부는 길안댐 건설계획을 발표했지만, 지역민의 반대로 1990년 4월 건설취소가 됐고, 이후 물을 끌어가기 위한 길안보 설치계획으로 공식확인이 되었다. 길안보 설치 계획은 길안면 대사리의 길안천 본류에 보를 막아 물을 끌어가겠다는 것이었다. 이 계획이 좌절되자 곧바로 임하댐과 영천댐 간에 33km의 도수터널공사를 해 2000년 12월 준공했다. 이번 성덕댐 하류를 통하는 한밤보 건설과 취수계획은 24년 전의 길안댐과 길안보 계획의 재탕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영천시 화북면과 청송군 현서면에 걸쳐 있는 보현산(1124m)에서 발원한 길안천은 안동시 상류 낙동강의 3대 지류 중 하나이다. 주민들은 길안보에 다름아닌 한밤보 취수계획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강우가 집중되는 연간 3개월을 제외하고는 길안천에는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길안천에 물이 흐르지 않는다면 보하류의 농업용수가 고갈된다. 식수확보도 어려워지고 어족자원 변질과 바위에 백태가 끼는 등 생태계에도 연쇄파동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안동시민들의 상수원 수질이 급격히 낮아지고, 유일하게 남은 자연휴양지역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걱정거리는 안동,임하 양댐으로 인한 피해의식이 채 씻겨지기도 전에 더 큰 무력감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진 전 안동시의원은 “취수반대를 하다보면 무슨 보상이나 댓가를 줄 수 있다는 기대를 해선 안된다. 원칙적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대응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성현 생명운동본부장은 본지인터뷰(6~7면)를 통해 “이제부터는 수리권 확보라는 관점에서 대처해야 할 때다, 물을 가진 안동의 논리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길안천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포항제철’의 양질 철판생산에 양질의 수량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김수현 안동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본지인터뷰(3면)에서 “임하댐에서 영천도수터널로 하루 67만톤이 공급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40만6천톤이 공급되고 있어 26만톤의 여유가 있는데, 왜 하루 5만톤의 한밤보 물이 필요한 것인가?” 되물었다. 장대진 안동상공회의소 길안댐(한밤보)건설 저지대책위원장은 “성덕댐도 처음엔 농업용저수지였던 것이 확장공사를 통해 댐이 됐듯이 한밤보 취수를 허용하면 길안댐이 될 확률이 높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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