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보 취소하면 대안있는데, 일방추진은 곤란"
"한밤보 취소하면 대안있는데, 일방추진은 곤란"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3.01.3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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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남은 길안천 말라가는 것 좌시해선 안된다
[인터뷰]김수현 안동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하나 남은 길안천 말라가는 것 좌시해선 안 된다”
 한밤보 취소하면 대안 있는데 일방추진은 곤란

인터뷰 - 김수현 안동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 지난해 10월 안동시의회가 ‘한밤보 취수 반대 촉구결의안’을 내놓고, 시민들에게 홍보활동과 함께 오는 2월15일 포럼개최까지 준비하고 있다. 한밤보 취수반대가 왜 중요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지 그 과정을 얘기해 달라. 길안지역 만의 문제가 아닌 안동지역 전체의 문제라는 것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

“작년 가을에 성덕댐 측에서 의회를 찾아와 한밤보 취수에 관해 설명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듣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안동시 재난방재과에 설명을 하는 게 맞다고 보았다. 그 대신 그 자리에서 공식적인 의안 채택을 했다. 성덕댐 한밤보 취수에 관한 설명을 듣고 그것에 대한 의회의견을 냈다. 즉 ‘한밤보 취수는 근본적으로 반대이다’. 그 때가 147회 임시회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의견을 집행부에 보냈고, 시 집행부는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에 의견을 줄 때 의회의견이라 해서 몇 회 임시회에서 반대를 했다는 의견을 첨부해 함께 제출했다. 그런데 1개월 뒤 국토해양부에서는 안동시의 의견을 완전무시하고 성덕댐 변경기본계획 고시를 냈다. 한밤보 취수를 하겠다는 변경고시이다. 이에 안동시의회는 다음 임시회에서 한밤보 취수 반대 촉구 결의안을 내어 각 유관기관에 공식적으로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2차 대응을 위해 의회 의장에게 보고에 따라 물리적인 행동에 나섰다. 3만4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서명을 받고,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번 임시회 의결이후 서명부는 관련당국에 보낼 것이다. 물과 관련된 한밤보 건설문제에 대한 의회차원의 원래 취지는 길안지역 만의 문제가 아닌 안동시 전체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단계였다. 그 다음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김근환 의장이 이런 중대사안에 대해 수요회의 각 기관장들에게 대책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안동시의회는 시민전체의 뜻을 모아내는 대의기관으로서 다양한 취수 반대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 시의회의 취수반대 촉구결의안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11월 말 보도자료를 통해 ‘한밤보지점 취수계획은 길안천 건천화 우려와는 다르다. 오히려 길안천(성덕댐~한밤보)의 하천환경 개선효과 및 친수여가 기반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길안천 하천유량을 취수하는 것이 아니고 상류 성덕댐에서 흘려보낸 물의 일부를 취수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성덕댐 물을 흘러내려 그 물을 가져가기 때문에 건천이 마른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는 것이고, 수량이나 수질이 더 좋아진다고 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문제다.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제기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논리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알고 있는 정보나 논리가 있다면.

“일단 성덕댐의 타당성 및 기본계획을 보자. 성덕댐은 유효저수용량이 2,480만톤, 홍수조절용량은 420만톤이다. 그런데 국가사업을 하려면 무조건 경제성을 따져야 한다. 편익비용비(B/C)가 ‘1’ 이상이 되어야 한다. 타당성 조사 때 ‘1.30’이 나왔다. 타당성이 있지만 물은 용수로서의 가치다. 용수로 쓸 수 있는 것이 연간 2,070만톤이다. 즉 용수 중 가장 효율이 높고 비중이 큰 것이 생공 용수이다. 생공 용수가 무엇이냐 하면, 영천도수로를 통해 보내는 용량이 1,540만톤으로, 하루에 약 5만톤이다. 농업 용수는 310만톤으로, 하루에 8천4백여톤이다. 아주 작은 양이다. 총2,070만톤에서 4/3이 생공 용수이다. 즉 편익비용비 1.30에서 4/3을 제외하면 약 0,5밖에 나오지 않는다. 즉 한밤보 취수를 넣었기 때문에 편익비용비가 1.3이라는 결론이다. 타당성이 없는 토목공사를 위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공공재로서의 물이나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토목용 사업으로 3,000억원 짜리 공사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물이라는 것이 공공재인데, 그럼 물이 부족한 영천지역이나 금호강으로 5만톤씩 공급을 해야 한다는데,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안동 임하댐에 하루 40만6천톤이 영천도수터널로 취수시켜 내려가고 있다. 처음 임하댐 도수터널을 공사할 때 하루 67만톤이 공급 가능하도록 설계해 완공을 했다. 하루에도 26만4천톤의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루 5만톤의 물을 성덕댐에서 한밤보까지 물을 내려 보내 취수를 할 필요가 있느냐? 아니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아직 임하댐에 26만톤의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14년도에는 안동댐과 임하댐의 양댐 도수터널을 공사하고 있다. 서로 상호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

- 그럼 성덕댐을 건설할 때부터 길안천 한밤보를 통해 용수 공급방안을 세웠다고 봐도 되는가.

“한밤보 취수에 대한 타당성조사 기본계획에서 용수를 보내는 안이 3가지가 있는데, 1안이 원안으로 성덕댐에서 바로 취수하는 것이었다. 2안이 길안천 한밤보에서 취수하는 것이었고, 3안이 길안천 하류에서 취수하는 것 등 이었다. 그런데 1안으로 했을 때 성덕댐 하류에 있는 청송군 주민의 반대가 있을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2안인 한밤보로 했을 때 길안천 주민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청송군 주민들의 민원예상은 해결된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안으로 취수를 하게 되면 검증되지 않지만 청송군에서 성덕댐 건설을 묵인해 주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래서 2안으로 결정했다 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점은 한밤보가 있는 지점은 성덕댐 에서만 물을 받는 것이 아니라 보현천, 길안천, 눌인천 등의 물이 합해지는 곳이라 볼 수 있다. 여러 지류의 물을 합쳐 하루에 5만톤을 보낸다는 것은 산술적인 계산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갈수량은 1년 중에서 가장 물이 적은 10일을 뺀 평균을 측정한 것인데, 2012년도 경북도의 길안천 관리기본계획을 보면 휴식공간으로서의 갈수기 유지수량은 충분하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2009년 4월1일 개정된 하천법 제51조를 보면 하천유지유량이 있다. 갈수량은 하천이 흐르는 최소의 물량인데, 개정된 하천법에는 하천이 정상적인 기능 및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이 아니라 적당한 양의 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하천을 관리하는 법은 하천유지유량을 기본으로 해야 하고, 하천의 갈수량을 기본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하천법에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신가(천)지구 한 곳에서 갈수량을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지선이 있는 곳 최소한 7군데의 체크포인트를 정해야 한다. 각 하천의 구간구간 유지유량을 확인해서 하천을 복원하고 살리고 유지관리 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이 바뀐 것을 기준으로 하면 최하류 지역의 갈수량 기준점 설정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싶다.”

- 지금 주장하고 있는 얘기는 농업용수와 관련된 것들 아닌가.

“정부는 농업용수가 충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길안지역 연간 강우량은 약1,042mm이다. 우리나라 평균강우량은 약1,250mm이다. 대개 강우 기간이 홍수기인 7월~9월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거의 방류된다. 농업용수는 3월~5월에 가장 필요한데, 이때 물공급이 되지 않으면 농사 절반을 접어야 한다. 이 때가 길안천은 물이 무조건 필요한 갈수기에 속한다. 타당성 및 기본계획에 나타나는 농업용수 3만톤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길안천이 유지되지 못한다. 농업용수가 가장 필요한 3월~5월 시기인데, 평균산술적인 계산이 잘못됐다. 또하나의 문제점은 댐에서 방류되는 물은 일반지표수와는 달리 상당히 차다. 농작물에 피해가 발생한다. 갈수기에 대한 고민과 대책이 없다고 본다.”

- 길안천이 존재했기 때문에 사회문화적, 인문학적, 생태적 가치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길안과 임하의 마을은 길안천을 끼고 발전·유지돼 왔다.

“인문학적 부분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있어 많이 얘길 하지 않겠다. 다만 주위를 가만히 둘러보자. 당장 안동댐, 임하댐, 영주댐이 안동지역을 빙 둘러싸고 있다. 딱 한군데 남은 곳이 청정지역인 길안천 지역이다. 향후 길안 주변의 동서4축을 비롯해 안동,포항간 도로가 개발되면 길안 인근은 접근성이 상당히 좋은 생태, 청정지역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지역에 댐을 비롯해 보를 짓는다고 한다. 안동은 공업도시가 아니다. 청정지역으로서의 자산과 전통문화자산이 어우러져 있는 이곳에 사람이 찾아오도록 꺼리를 만들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댐(보)이 들어선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안동은 공장을 유치하기가 그렇게 쉽지가 않다. 따라서 이 지역의 천을 유지하고 온전히 자연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경제적인 부분이 아니다. 순수하게 생활 속에서 환경과 휴식차원에서 굉장히 가치가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런 것 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사 강행은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이는 길안지역 만의 문제가 아닌 안동지역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 향후 2월 중순 포럼을 개최해 토론한 이후부터 한밤보 취수반대 사업을 시민과 함께 집중적으로 활동해야 할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한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금까지는 우리의 대응과 지역의 여론을 무시하고 진행을 해 왔겠지만, 무시하지 못하도록 테이블로 나오게 해야 한다. 팀(시민조직)을 꾸려 의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까지 해 온 서명운동이나 현수막게시, 포럼준비는 시민들에게 중요성을 알리는 것 이었다. 그와 동시에 시민단체들과 시민들 전체의 뜻이 모아지고 힘을 합치는 활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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