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보유지역이 수리권 갖는게 대세다"
"물 보유지역이 수리권 갖는게 대세다"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3.01.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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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길안천 집착하는 건, 포항제철의 질좋은 철판 생산때문
[인터뷰] 김성현 생명운동본부장

“물 보유지역이 수리권 갖는 것이 대세다”
정부가 길안천 집착하는 것은 포항제철 질좋은 철판 때문
물을 가진 안동이 너무 느긋, 논리개발 서둘러야


약 25년 여 동안 지역사회에서 김성현(60세) 생명운동본부 본부장은 아웃사이드였다. 제도정치권 입문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진입에 실패했다. 그러나 그의 사회활동 궤적은 언젠가부터 지역사회를 뛰어넘어 전국무대로 나아가 있었다. 10여 년 전부터 ‘생명철학’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도 익히 알려져 있다. 특히 댐(Dam)이나 보(洑)와 관련된 지식과 경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대표적인 저서인『댐 아리랑』(1997),『꿈 실은 낙동강』(2001),『생명사상의 새 지평』(2005)을 보면 그의 지향이 지역에서 생명철학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무턱대고 전화를 넣었다. “작년 10월 전후에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크게 아팠다. 서서히 회복이 되는 중이다.” 지난 1월24일 오전 김 본부장의 자택을 찾았다.

 

- 지역사회에서 길안천 ‘한밤보’ 취수 반대 목소리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 온 사방이 막혀 있는데, 마지막 남은 길안천 마저 막으려고 한다.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이 문제는 과거 다목적댐 건설을 반대하던 때와 같이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길안천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길안천은 건천이다. 길안천과 보현천이 합류하는 곳은 지류가 거의 없다. 그래서 상류에서 보면 수량이 많은 것 같지만 임하로 내려오면 물이 거의 말라버린다. 왜냐하면 암반이 화강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안천은 지상에 흐르는 겉물이 없으면 지하수가 없다. 마치 종지에 물 받아 놓은 곳이다. 그러한 이유로 상류에서 물을 가두면 하류에는 물이 완전히 마르게 된다. 식수도 없게 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수리권 문제로 접근을 해야 한다. 수리권은 관습권적 권리다. 자연적인 권리라는 것이다. 지역에 지하자원이 있는 것처럼 물 또한 지역자원이다. 안동은 물이 많았기 때문에 경치가 좋고 살기 좋은 정주권을 가지고 있었다. 안동에 (흐르는) 물이 없으면 전국에서 살기 좋은 10위권 내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러면 이것은 지역의 재산, 또는 발전과도 직접적인 연결성이 있는 것이다. 단순히 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지금은 오염총량제가 전면 실시되고 있다. 오염총량제는 수량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물이 많으면 오염도가 묽어지고 적으면 높아진다. 다른 발전까지 개발제한을 받게 된다. 안동에 물이 많다는 이유로 엉뚱한 다른 곳으로 물을 돌린다면 지역에는 피해만 오게 된다. 그러면 정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떤 것을 보상을 해주고 하냐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물은 그 지역의 자원으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댐의 위탁은 어디를 하든, 운영권은 그 지자체에 있어야 된다.
안동에 한밤보를 만들어 운영권이 안동에 있다면 갈수기 때 문제가 발생한다. 갈수기가 되면 어디서든 물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대도시를 위주로 한 표놀음과 편놀음을 해왔다.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시키는 것이다. 이제는 관점을 바꾸어한다. 대가 소를 살리기가 훨씬 쉽다. 소가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랑스럽도록 해 줘야 한다. 개인이 국가에 공로가 있으면 유공자라고 하며 연금을 준다. 그러면 한 지역이 국가에 기여도가 높으면 영광스럽도록 해 줘야 한다. 지역에 피해만 주기 때문에 비토하며 국가사업에 동참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국가사업에 동참해서 혜택을 본다면 서로 참여하려고 할 것이다. 이제는 정부의 시각도 마인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안동의 한밤보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어진다.
물이 지역자원이라고 인정되면 갈수기 때 안동에서 쓰고 남는 것을 다른 곳에 팔면 된다. 그러면 우리는 물을 필사적으로 깨끗하게 하려고 할 것이다. 왜냐면 상품이 돼야 하니까.”

 


- 시민 일부에서는 국가가 하는 일을 우리가 막을 수 있느냐고 걱정한다. 그 대신 예산이나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받자는 생각이 나올 수 있다.

“이 문제는 무조건 반대해서는 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누가 들어도 안동 말이 맞구나 라고 해야 한다. 길안천에 물이 바닥나면 경치가 좋을 리가 뭐 있느냐. 우리지역의 자원개발 차원에서 반대를 해야 한다. 정부는 수리권의 제3자이다. 상류·중류·하류가 당사자다. 그러면 정부는 문제를 이해하고 조정해야 되는데 정부가 주도를 다 하니까 문제이다. 자기네들이 주고 싶은데 주고 피해도 주고 있다. 이제는 수리권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된다. 수리권은 물 이용권이다. 옛날에는 물목이 어떻냐에 따라 논 값도 달랐다.”

大 위해 늘 小 희생했듯, 이제부턴 자랑스럽도록 해줘야 할 때

- 정부는 지난 1989년도 길안댐 건설 시도에서부터 약 30여 년 동안 오랜 시간 물을 관리, 독점해 왔다. 국토해양부나 수자원공사에서는 전문용역사업을 통해 자료를 일방적으로 내놓고 있다. 반면 주민들은 반대를 해도 자료와 지식이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전문성이 뭐냐. 상식을 구체화 한 것이다. 물은 물가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안다. 그것을 전문용어로 체계화시킨 것이 전문이다. 4대강을 보자면 원래 둑이 10m 이상 되면 보가 아니고 댐이다. 반발을 막기 위해 보라는 용어를 쓴 것이다. 보라고 하면 댐과 달리 어감도 다르고, 공법을 단순화 시킬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부실이 돼 있는 것이다. 보가 아니고 댐이다. 그리고 길안천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포항제철 때문이다. 임하댐 물을 쓰려고 하니 탁도가 자꾸 높아져 안 되고, 탁도가 높을 때는 영천댐으로 가서 물을 섞는다 해도 영천댐까지 물을 못 쓰는 상황이다. 그 물이 포철로 가면 양질의 철판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양질의 수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 물이 길안천이다.”

- 그러면 성덕댐에서 공급하는 물량이 부족해서 길안천의 물을 쓰려고 하는 것이냐

“성덕댐은 보현천 하나만 한 것이다. 이제는 명실공히 물의 시대로 들어가는 것이다. 물을 가진 안동은 논리개발을 해야 한다. 안동이 너무 느긋하다.”

 

 


- 예안이나 임동 쪽 사람들은 댐의 여러 가지 피해를 알고 있다. 하지만 안동시내 사람들은 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 정부에서 물 부족 국가라고 홍보하며 물을 나누어야 같이 산다는 식의 논리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도 많다.

“농촌지역은 안개가 끼면 농작물피해가 바로 나타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지역 사람의 인체피해나 오염도, 문화재 부식 등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동의 경우 오염도가 높다. 왜냐하면 공기 중의 습도가 높으면 공기가 무거워지고 눌려서 정체된다. 오염이 생기면 날아가야 되는데 정체가 된다. 그래서 안동이 아황산가스의 오염도가 높은 곳이다. 자동차 등 부식율이 높은 곳이다.

- 경북북부권에서 댐과 보 건설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는 역할분담이 필요한 것 같다.

“먼저 주민들 상대로 교육이 필요하다. 안동의 현실을 보면 내가 죄짓는 심정이다. 댐 문제를 다룰 후배양성을 못한 것이다. 후배들도 계속 공부를 해야 되는 문제인데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아프다보니 할 사람이 없더라. 물의 시대는 어떤 이유든 이제는 흐름이다. 그렇게 보자면 앞으로 가장 기회가 많은 곳이 안동이다. 어떻게든 구체적으로 수리권 문제를 잘 다루어 애물단지를 보물단지로 만들어야 된다.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물은 공학적인 단순한 자원으로 접근하는 것과 인문학적 생명으로 접근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 나는 생명철학을 하다 보니 생명으로 접근하고 있다. 생명으로 보자면 물을 돌린다는 것은 문화를 돌린다는 것이다. 생명의 삶이 나타나는 것이 문화다. 그래서 단순하게 물이 얼마인가, 이런 게 아니다.”

안동지역은 두 개 댐으로 늘 아픈 어머니 역할 감내

- 큰 댐 2개를 비롯해 물과 늘 접해 있지만, 원론적으로 물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사람들에게 생각의 단초를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자원이 많다는 것은 풍수지리적으로 풍부한 정주권이라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동을 예로부터 인다지역이라 하고,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고 한다. 또한 한국에서의 표본실이라고도 한다. 안동이 작은 도시이지만 우리나라의 인재 반은 영남에 있고, 영남의 인재 반은 안동에 있다고 했다. 왜 그럴까를 생명철학을 하며 문제를 풀게 됐다. 풍수지리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더라. 우리나라의 지도가 호랑이가 앞발을 들고 표호하는 상이라 한다. 그렇다면 백두산은 골수다. 백두산에서 태백산맥까지는 중추신경이다. 태백산맥에서 지리산까지는 뒷발이다. 포항으로 내려가면 꼬리이고, 서울은 오장육부이다. 봉화 바로 밑인 안동은 바로 자궁이다. 자궁은 생산되는 곳이지 머무르는 곳이 아니다. 머물면 싸우게 된다. 그래서 안동의 인물들이 나가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항상 아프다, 그래서 양 댐이 있어서 어머니는 아픈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 매우 흥미 있는 주장이다. 우리 한반도를 생명인 인체에 비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도를 종류별로 여러 장 복사했다. 그래서 안동을 성지로써의 안동. 이걸 쓰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안동의) 자가당착이 아니다. 이것이 역사와도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안동은 왕건이 고구려를 계승하는 고려 때 역사적 역할을 가진다. 견훤에게 모두 항복하고, 왕건이 지리멸렬할 때 그 손을 들어 주며 역사의 전면에 부각됐다. 그때부터 안동은 천년동안 기라성 같은 인재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가 안동이 지도에서 자궁이 되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은 분단이 돼 있다. 안동이 옛 선비정신이 부족하고, 지금 힘도 별로 없다. 분단이 돼서 자궁이 약해진 것이다.
지금은 물의 시대다. 어머니 시대다. 안동의 시대다. 그러나 어머니 자체가 화려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부강하지만 어머니는 아프다. 자식을 놓으면 자꾸 아프듯이... 그래서 이런 안동의 진정한 가치, 그 어머니의 성스러움을 우리가 만들어내야 한다. 어머니는 아프지만 성스럽다. 가정의 살림살이는 어머니가 한다. 아버지는 겉으로 드러나 있지만 어머니가 실질적으로 가정을 주도한다. 나는 안동이 역사를 주도할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철학에서는 공동의 선이 창출돼야 한다. 철학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며 결론나지 않는 것이라고 배웠다. 잘못 배웠다. 철학만큼 합리적이고 명쾌한 학문이 없다. 철학은 실천적 학문이다. 실천하지 않으면 철학이 아니고 이론이다. 나는 철학을 자연과학적으로 보는 것에 관심이 없다. 형태론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생명은 첫째,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사물이고, 둘째, 다른 사물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운을 가진 것이라고 본다. 또한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것도 생명이라고 본다. 그런 힘들을 생명력이라고 본다.”

- 많은 분들이 지역에 기회가 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은 지역인데도 갈등이 많은 편이다.

“참 안타깝다. 예를 들어 안동이 춘천보다 뒤쳐질 것이 하나도 없었다. 왜냐하면 댐 이론도 안동이 가장 앞서 있었다. 안동이라는 곳에서 나가면 모두 제 역할을 다한다. 그러나 안에 있으면 싸운다. 자궁은 생산하는 곳이지 넣어 두는 곳이 아니다. 이제는 지혜를 발휘해서 서로를 존중해주고, 격려해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서로가 보람을 가지고 일을 한다. 또 한편으로는 관공서의 장난이 너무 심했다. 자기가 다스리기 쉬운 사람을 부릴려고 하니까. 시민운동 하는 사람들도 매 한가지다. 안동은 조상들이 너무나 위대한 곳이다. 그러나 후손들이 못나서 갈등이 오기 시작했다. 이 갈등이 오게 된 중요한 계기가 이승만 정권 때다. 그 이전까지는 그래도 선비정신을 올곧게 지켜왔다. 그때 민족주의자들마저 연좌제로 묶었다. 안동이 정치 때문에 연좌제에 가장 많이 묶여 있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공적인 일에 나서지 않으려고 했다. 모두 자기 이해관계만 가지고 살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안동에 좋은 지도자가 생긴다면 금방 서민생활이 바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직 그런 지도자가 없다면 아래에서 훌륭한 지도자가 나올 수 있도록 불 지피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이제는 한밤보 문제뿐만 아니라, 도래되는 기회는 하늘이 주지만 잡는 것은 준비하는 지역이 잡는 것이다. 안동이 준비하지 않으면 안동시대가 오지 않는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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