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향한 배려와 전략
여행자를 향한 배려와 전략
  • 김수형
  • 승인 2013.02.01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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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돋보기>김수형(예맥 대표)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열렸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한다. 요즘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에서 숙소를 구할 수 없어 밤에는 경기도에서 숙소를 구해 자고 낮에는 서울로 다시 들어가 관광을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나라 제1의 관광지는 서울이다. 관광객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경기도에서 지방으로 올 것 같지만 그것은 구조적으로 힘든 것이 눈에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이 모든 것을 독식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관광객을 놓아주지 않는다.

인천공항과 부산여객터미널 등에는 외국 관광객을 반기는 환영문구가 들어간 사진이 있다. 주로 안동과 경주의 이미지를 많이 사용한다. 외국관광객은 안동의 이미지를 보고 와서 서울과 부산에서 돈을 쓰는 관광을 한다. 그들도 분명 안동에 와서 한국의 전통 문화를 맛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안동까지 오는 관광객의 수는 너무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오랜 노력의 결과 예전보다는 많은 관광객들이 안동을 찾고 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안동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많은 문화재와 스토리를 갖고 있다. 거기에 더불어 강력한 정신문화도 안동은 소개할 수 있다. 또한 타지역과 달리 다양하고 독특한 지역음식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한국에서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전주의 대표음식은 전주비빔밥, 콩나물 해장국, 모주 정도이다. 안동의 경우 두 손으로 꼽고도 남을 정도로 대표음식이 많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경주의 대표음식은 무엇일까? 황남빵이 딱 떠오를 뿐 그밖에 경주에 가서 꼭 먹어봐야할 음식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음식문화로 전주, 경주와 다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전주는 음식문화로 단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곳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서울과 제주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경주임도 모두 알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문화와 관광에서 안동의 발전가능 요소가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서울을 찾는 관광객은 몇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업무상 서울에 들렸다가 관광을 하는 사람들, 단체로 입국하여 정해진 코스로 움직이는 관광객, 그리고 여행을 목적으로 입국하여 자유롭게 다니는 개인여행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앞의 두부류의 사람들을 안동으로 유치하기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세 번째 개인여행객들은 자유로운 여행을 좋아하고 조금의 모험심도 있어 가보고 싶은 지역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이들이 세계의 곳곳을 다니며 체험과 경험을 통해 얻은 스토리를 자신들의 친구를 시작으로 자국에 가장 많이 소개한다. 군대로 보면 이들은 첨병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체험하여 만든 추억을 사랑한다. 당연히 여행지도 함께 추억 속에 담아 놓는다.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 단체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것 보다(그 들의 관광은 대형 여행사의 수익에 따라 관광코스가 변한다.) 개인여행자들이 사랑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안동을 만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을 된다.

깃발을 흔드는 가이드를 따라 단체관광객들이 비좁은 안동의 전통 시장을 헤집고 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다양한 문화를 가진 세계인들이 안동의 시가지를 여유롭게 걸으며 다양한 음식도 먹어보고 그 속에서 안동사람들의 삶이 묻어있는 재미난 스토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체험을 통해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안동이 준비해야할 미래의 관광안동이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안동 시내를 거닐다가 다른 여행자를 만나 하회마을 이야기도 전해 듣고 도산서원의 정보도 얻고 자신이 찍은 만휴정 사진을 자랑하고 결국 일정을 연장하며 그들끼리 안동 여행은 늘 날짜가 모자란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이런 안동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을 위한 배려와 전략이 필요하다. 외국인을 위한 표기가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한다. 안동은 이미 많은 안내판이나 안내지도 등이 만들어져있다. 하지만 그 속에 전략은 없다. 안동의 유명관광지와 랜드마크를 외국인들이 한국발음으로 하도록 표기해 주는 것이 좋다. 안동 웅부공원 옆에 문화공원이 있다. 커다란 바위에 ‘문화공원’이라고 조각되어 있고 그 아래에 ‘culture park’라고 적혀있다. 택시를 타고 ‘컬쳐파크’가자고 하면 어디로 데려갈까?

일본 도교에 ‘上野公園(우에노공원)’이 있다. 우리말로 하자면 ‘웃바들공원’일 것이다. 아니면 ‘상야공원’이다. 하지만 어떤 안내책자를 봐도 ‘上野公園’은 ‘우에노공원’이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표지판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으로 ‘오에노고엔’이라고 각각의 언어로 표기되어 있다. 서양인들도 모두 ‘우에노고엔’이 어디 있냐고 발음하여 물으며 일본어를 체험하고 일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 속으로 들어간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들은 가이드북 같은 것을 통해 ‘우에노고엔’이 공원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안동을 찾은 외국인들도 ‘하회마을’이 전통 마을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온다. 우리도 ‘하회마을’을 일본인들에 맞춰 일본어 ‘하회무라’라고 표기할 것이 아니라 ‘하회마을’로 표기하고 일본인들이 발음하는 것부터 체험하도록 하여 우리가 만들어 놓은 문화에 들어와 더 많은 추억을 만들도록 하였으면 한다.

영어와 중국어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작은 시작이 외국 관광객과 우리의 접점을 훨씬 넓혀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안동의 대표음식 등의 표기도 기준을 마련하여 모두 안동식 발음을 기초로 하여 각 언어로 표기하고 해설을 별도로 달도록하여야 혼돈도 없을 것이다. 이런 방법은 배려이며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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