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안정적 성장 도와줄 제3의 집단 필요하다
기업의 안정적 성장 도와줄 제3의 집단 필요하다
  • 손영철
  • 승인 2013.04.1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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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손영철 A+에셋 웅부지점장

사무실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기에 때로는 지점 사무실인지 동네 사랑방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지점업무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일지라도 기쁜 마음으로 차 한 잔의 여유를 나누곤 하는데, 아주 가끔씩은 가슴 아픈 내용을 가지고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다. 몇 년간 업황이 불황이다 보니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그런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알기에 회생의 가능성을 검토함과 아울러 최악의 경우에 피해의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조언밖에 할 수 없어 참으로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영속할 수는 없을 것인데 활황기에 미리 대비와 관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기업에도 사람의 생로병사와 마찬가지로 라이프사이클이 있고 각각의 시기에 맞춰 관리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말인데, 문제는 사람이 성장할 때 까지는 부모들이 알뜰살뜰 가르치고 챙겨주지만 기업의 성장에는 부모가 없다는 것이고 챙겨줄 부모가 없다면 관리해 줄 스탭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중소기업의 인적구조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고용인원 30인 미만 중소기업의 인적현황을 보면 대표가 업무총괄을 맡고 부인이 경리를, 나머지 인원은 판매와 생산직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인이 경리를 맡지 않으면 경리 직원을 한,둘 두기도 하는 것이 전부이다. 인사노무와 법무, 세무회계, 영업관리 등 당장 눈에 띄지는 않지만 필수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허리가 없고, 이것은 예상치 못하거나 제어하지 못하는 외적 변수에 직면했을 때에는 전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지를 살펴보니 중간관리자 역할을 담당할 사람들의 인건비가 다소 비싸다는 것이고 그 업무들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업무가 아니다 보니 상근직으로 고급인력들을 사용하는 것에 부담을 가진다는데 이유가 있었다.

세무회계사에 기장을 의뢰하고 노무, 법무사에 일을 맡긴다 할지라도 각각의 전문직에 있는 사람들이 업무 전체에 대한 흐름을 관장하기란 쉽지 않다. 세무회계사는 세무조정에 대한 역할을 할 뿐이고 노무, 법무사는 노무관리와 권리관계에 관한 역할을 할 뿐이다. 그래서 전문직 아닌가? 그 마저도 알아서 해 줄 것이란 착각을 버려야 한다. 해당 기업에서 준비하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어떻게 미리 알고 처리한단 말인지? 결국 기업내부에서의 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영업관리도 마찬가지이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제대로 된 거래약정서 하나 없이 사업자등록증 하나만 가지고 거래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추후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 채권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런 인적구조하에서는 효율적 관리도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획도, 그럼으로써 가능한 기업의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체를 코디해 줄 수 있는 스텝의 역할이 절실하다.

아무리 뛰어난 멀티플레이어라 할지라도 혼자서 축구할 수는 없다. 또한 이창호와 이세돌이 바둑을 두더라도 아마1급이 훈수 둘 때가 있듯이 수에 매몰되면 주변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럼 어떤 해법이 있을지? 인적구조가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기업의 부담을 없애면서도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특히 상시적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업무들을 전체적으로 코디해 주고 관리해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외부에서 관리를 대행해 줄 수 있는 집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 외부집단이란 노무,세무,법무,재무 등 각 전문적 영역을 참여시키고 각각의 영역을 취합하여 관리할 하나의 창구를 통하여 원스톱으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집단을 말한다. 여기서 취합 관리할 하나의 창구는 상근직일 수 있겠으나 각 전문적 영역은 상근직일 필요는 없다. 하나의 기업이 경비 부담을 가진다는 것이 무리라면 수십개의 기업들이 각출하여 외부에 있는 관리집단에게 의뢰하고, 외부관리집단은 수시점검과 협의를 통해 상시관리 및 해결방법을 모색해 내고 전문적 해결이 필요한 사안은 정리해서 세무회계,노무,법무,재무 등 전문가들에게 다시 의뢰하고 확인하는 방식을 취하면 어떨까 싶다. 자칫 세무사무소에 기장을 의뢰하고 매월 기장료를 납부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일수 있으나 업무의 성격과 영역에서 훨씬 직접적이고 포괄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사업에 지자체의 지원과 관리가 따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신설법인수는 계속 증가하여 2010년 60,312개 2011년 65,110개, 작년인 2012년은 74,162개로 늘어났다. 신설법인수가 늘어난 만큼 폐업자수도 증가하여 2010년 기준 54,829개소가 폐업했다. 국내 전체기업의 99.9%, 고용의 86.8%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평균업력은 불과 8.8년이다. 이들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열심히 달려왔으면 잠깐 멈춰서서 한 호흡 정리할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다. 그래야 오래 간다.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와 대비는 몇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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