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위험에 적극 대처하는 시민이어야 합니다'
'사회적 위험에 적극 대처하는 시민이어야 합니다'
  • 김신기철(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 팀장)
  • 승인 2013.06.03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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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기 안동시민사회 아카데미를 마치며
[복지칼럼](김기철,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 팀장)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는 적극적 시민이 되자

한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애주기별로 여러 가지 위험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 위험은 특정한 개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대부분에게 보편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사회적 위험(Social risks)이라고 일컫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52년 국가가 보장해야 할 9가지 사회적 위험을 제시하며, 이를 의료, 질병, 실업, 노령, 산재, 양육, 직업능력 상실, 임신과 분만, 부양자 사망 등으로 정리했다. 이에 덧붙여 최근에는 핵가족, 정보격차와 사회적 배제 등의 신사회적 위험까지 추가되고 있다.

사회적 위험은 개인이 대처하지 못하기에 사회 전체가 연대를 통해 해결하기로 묵시적으로 용인했거나 제도적으로 협의를 본 것이다. 그러므로 한 사회가 사회적 위험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수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63% 정도다. 국가의료보험제도가 없는 미국보다야 낫겠지만 OECD 평균 80%에 못 미치고 NHS(국민건강서비스)를 수행하는 영국이나 핀란드, 덴마크 등에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의료와 질병에 대한 사회적 위험 인식을 사회가 어느 정도 인식하고 수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상기에 열거한 수치만큼 절대적 차이를 보인다.

우리는 공공교육과 5대 사회보장을 통해 사회적 위험을 보편적으로 대처하여 혜택을 입고 있다. 하지만 복지에 대해서는 무상, 공짜라는 부정적이고 비생산적 의미로 왜곡하여 인식한다. 사회적 위험에 대해 보편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직접 체감하면서도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약해지는 현대인의 무지에서 비롯된다.

복지국가를 완성한 스웨덴의 총리 올로프 팔매(Olof Palme)는 ‘비판적․적극적 시민’이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하였다. 질병, 실업, 노령, 산재, 양육, 장애, 가구주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은 개인 책임 보다는 사회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데 인식을 함께하고, 사회적 연대의식을 기반으로 한 비판정신으로 지역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적극적 시민이 되어 사회적 위험을 함께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정보 비만과 비판적 사고력 결핍을 앓고 있는 대중의 무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주체적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은 연대와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한 타인에 대한 관심이다. 사회는 인체와 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적 환경이다. 내 몸의 어느 한 구석이 아프면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치듯 타인의 사회적 위기는 결국 나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째,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 사회적 위험은 누구나 마찬가지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도 대동소이하다. 그러므로 너와 내가 겪는 어려움이 비슷하고 이에 공감할 때 사람들은 연대하게 된다.

그리고 셋째, 넷째는 공부다. 현재 겪고 있는 사회적 위험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였다는 것을 공부를 통해 알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비판적․적극적 시민의 자세를 취할 때 사회적 위험을 제도를 통해 보편적으로 해결하는 복지국가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안동지역에서도 비판적․적극적 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안동시민사회포럼에서 ‘제 1기 시민사회 아카데미’를 개최했었다. ‘시민사회와 복지’ 강좌를 7가지 주제인 복지국가 담론, 교육, 노동, 의료, 노후, 사회적 연대, 그리고 어떻게 실천하고 행동할 것인가로 열었다. 7주간의 강좌로 적극적 시민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회적 위험을 제대로 알고 함께 연대해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도 80여명의 안동시민은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시작하는 이러한 첫 발걸음이 시민 모두의 발걸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안동 사람들은 애향심이 높다. 행복한 고향을 만들기 위해 이웃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참여하고 행동하는 비판적․적극적 안동 시민이 되어 고향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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