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시골교회에 진료서비스 나서
사라지는 시골교회에 진료서비스 나서
  • 유길상
  • 승인 2013.07.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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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성소병원, 56년 역사 뒤로한 풍천 도양교회 무료진료

신도청 건립사업으로 56년 역사를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교회에서 성도들과 지역주민 등 100여 명이 모여 마지막 예배와 교회를 세운 병원이 나서 무료진료를 가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안동시 풍천면 도양리 도양교회는 1957년 안동성소병원 직원전도회에서 마련한 기금으로 세워진 교회로 올해로 56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신도청 부지에 편입되면서 받은 보상금으로는 1순위인 신도청 종교시설 부지 매입가 102만원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이를 안타까워하는 성도들과 지역민들이 함께 모여 7월 13일 오전 10시부터 마지막 예배를 드렸다.

처음 교회가 지어진 역사를 알고 있는 성도들과 주민들의 요청으로 마지막 예배의 자리에 안동성소병원을 초청하면서 성소병원은 직원전도회와 함께 정형외과 이성호 부원장과 성형외과 송지영과장이 적극적으로 진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병원 의료진과 함께 무료진료를 갖게 됐다.

붉은 벽돌과 첨탑이 시선을 끄는 도양교회(담임목사 금병진)는 한국전쟁의 폐허가 고스란히 남아있던 1957년 당시 17세에 불과했던 이재복씨가 마을회관으로 쓰이던 두 간 집을 얻어 차렸으나 마을주민들의 반발로 쫒겨나는 신세가 되었고, 고민 끝에 경안성서신학원 지하 보일러실에 잠자고 있던 군용텐트를 얻어 천막교회를 설립한 것이 1959년의 일이다.

이재복 씨의 이런 노력이 차츰 알려지게 되면서 안동성소병원에서 교회를 지어주기로 하였고 당시 송현교회 박무삼 장로, 안동교회의 김화욱 장로가 건축을 담당하면서 교회 성도는 물론 마을주민들까지 한마음으로 거든 끝에 마침내 1962년 7월 7일 감격적인 봉헌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이듬해에는 성소병원의 헌금으로 예배당 마루까지 깔게 되었다. 건평 19평 토담건물에 함석지붕이었지만 당시 마을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건물이었다.

권영대 안동성소병원장은 “도양교회의 철거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모든 것을 다 털어 키워낸 딸을 먼 이국으로 출가시키는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한다. 최첨단 최신식이 모든 것에 우선되는 현대에서 정작 반드시 보존해야 할 우리 삶의 흔적과 역사적인 가치들은 너무나 쉽게 서슴없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성소병원과 직원전도회는 시골 미자립, 개척교회에 대한 지원을 통한 복음의 씨앗을 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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