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귀농을 위한 10계명
성공적인 귀농을 위한 10계명
  • 남해길 목사
  • 승인 2013.09.16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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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칼럼] 남해길 (귀농 목사)

청송에 산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1년 밖에 살지 않은 사람이 농촌을 얘기하고 귀농을 말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지난 10년 동안 청송에 있는 땅을 임대해서 들락날락 농사지으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쬐금 된다. 귀농인, 예비 귀농인들에게 조금이라도 생각할 기회가 되고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1. 가능한 한 연고가 있는 곳으로 가라
고향이 좋다. 한번 살아 봤던 곳은 모든 것이 익숙하다. 아직 내 알던 사람들이 산다. 뿐만 아니라 농사는 내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귀농인들은 수확철에 일꾼을 못 구해서 절절매고 시기를 놓치고 만다.

2. 좋은 땅은 삼성이고 현대다
좋은 땅이 대기업이고 좋은 직장이라는 말이다. 좋은 토지는 뭘 심어도 된다. 좋은 땅은 웬만하면 농부를 배반하지 않는다. 또 나중에 팔기에도 좋다. 그런데 좋은 땅은 절대로 남에게 팔지 않는다. 피붙이에게 준다. 그 땅을 차지하려면 비책(?)이 필요하다. 부동산 업자의 말을 다 믿으면 안된다. 경매로 나온 땅이 싸다고 함부로 살 일도 아니다. 특히 몇 번 유찰된 땅은 다 이유가 있다.

3. 작물을 잘 선택해야 한다
농사는 한번 망치면 적어도 1-2년은 심대한 타격을 입힌다. 그 보다도 농사에 대한 의욕마저 잃을 수도 있다. 작물을 다시 바꾸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비용도 만만찮다. 처음에는 쉬운 작물을 택하고 차츰 단위 소득이 높은 작물을 하는 것이 좋다. 판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선택하라.

4. 충분히 준비하라
귀농은 어느 날 갑자기 단번에 실행해서는 안된다. 사전 준비가 얼마나 철저하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먼저 작은 텃밭 정도의 땅을 확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말을 이용해서 왕래하는 동안 그 지역을 이해하게 된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아까워 할 일이 아니다. 좋은 토지를 고르는 안목, 작물선택과 전망, 지역민들과의 사귐, 이 모든 것이 원활해진다. 안목이 생긴 귀농을 실행하라.

5. 농촌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라
귀농을 결심했다면 무조건 교육과정에 입문해야 한다. 비슷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강사들과 공무원들과 사귐이 시작된다. 귀농의 모든 것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고 보면 돈, 시간 모든 것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도시라도 농촌기술센터는 어디든지 있다. 농사의 기본부터 배우면서 흐름도 알고 농사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교정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잊지 말라.

6. 내 돈 아끼고 정책자금을 활용하라
지자체의 형편과 사정에 따라 보조금 지원, 농가주택 건축, 수리 등 지원정책이 다 다르다.
기왕이면 좋은 조건으로 가되 내 돈은 4-5년 버티는데 쓰고 저리의 정책자금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7. 유기농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유기농이 인기도 있고 가격도 좋지만 귀농인은 먼저 관행농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래야 농사에 대한 이해가 생긴다. 당년 농사를 짓고 유기농을 해야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

8. 농가주택 구하는 것은 쉬운 거 아니다.
내가 겪은 농촌 사람들은 빈 집 있어도 잘 팔지 않는다. 의외로 외지 사람들 들어오는 거 사실 썩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다. 이도저도 안되면 농촌이라도 읍내에는 아파트나 빌라가 반드시 있다. 밭에는 콘테이너 한 두개 두고 바쁠 땐 거기서 생활하면서 농사일 하는 것도 현명할 수 있다.

남해길 nampastor@naver.com
청송 삼의교회(부동면 하의리) 목사로서 오미자 농사를 짓고 있다. 청송귀농귀촌고민센터의 대표이기도 하다(http://cafe.naver.com/chungsongcenter)
9. 집과 밭은 가까워야 한다
밭이 멀면 자주 가기 힘들고 그러다 보면 관리가 안된다. 잡초관리 제때 안해 주면 금방 잡초가 무성해지고 작물에 따라 포장간격이 넓거나 산쪽에 붙은 밭은 뱀 때문에 밭에 들어가는 것이 두려워진다. 또 나이 들면 왕래 하는 것도 힘들게 느껴진다. 아무리 멀어도 30분은 넘지 않는 것이 좋다.

10. 마을 이장과 친하게 지내라
이장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마을의 정보는 여기에 다 모인다. 이장은 그 지역의 터줏대감이다. 그래서 잘되는 땅, 안되는 땅, 내 놓은 땅, 빈 집이 어디에 있는지 시세는 어떤지 소상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이 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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