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농협 합병은 복마전인가?
안동농협 합병은 복마전인가?
  • 권기상
  • 승인 2013.09.27 14: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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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농협, 조합원감소와 경영기반 악화가 이유
거대농협 견제하고 조합의 원론적 의미 지켜야

최근 안동농협과 북안동, 와룡농협의 합병문제가 일단락됐지만 향후 다시 거론될 가능성에 대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거대 기업형 농협이 생기는 것에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동지역에는 총 17개 농협에서 현재 안동농협을 비롯해 서안동, 남안동, 동안동, 북안동, 와룡농협 등 총 6개가 운영되고 있다. 지금의 농협들은 지난 1997년 이후 농촌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조합원 감소를 이유로 합병해 왔다.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농협들은 합병을 통해 경영혁신과 조합원의 실익증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현재 6개의 농협은 각 지역에 맞는 특산품 생산에 주력하면서 특화사업을 추진·운영 중에 있다.

합병에 대해 안동농협 관계자는 농축산물 시장개방 확대와 농업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약해진 경쟁력 기반의 악화에 대해 우려했다. 합병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규모화에 의한 조합원의 이익증진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오는 2015년부터 시행되는 농협구조조정에 따른 강제합병보다는 자율합병으로 인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안동지역에서는 이미 작은 규모의 농협은 합병을 통해 특성화된 상태이며 농협이 더 커지는 것은 협동조합의 원론적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합병하려는 농협들의 내막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산약 마가 주 사업인 북안동농협은 지난 2006년 당시 북후·녹전농협이 조합원 투표와 농림부 승인을 거쳐 합병했다. 고구마와 잡곡이 주 사업인 와룡농협은 지난 1999년에 도산, 월곡농협과, 2002년에는 예안농협과 합병했다.

조합원수의 경우 북안동농협은 녹전농협과 합병할 당시 2,492명이었으나 2013년 8월 31일 현재 2,598명으로 106명이 늘었다. 와룡농협은 마지막 합병시점인 2002년의 조합원수는 3,338명이였으나 지난해 12월 기준에는 3,262명으로 72명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부분에서는 북안동농협의 경우 예수금이 530억 원에서 940억 원으로, 경제사업매출액은 9억6천여만 원에서 200억 원으로 성장했다. 또한 자기자본 역시 4억여 원에서 7억7천여만 원으로 늘어났다.

와룡농협의 경우 예수금이 580억 원에서 1천170억 원으로, 경제사업매출액은 164억 원에서 540억 원으로 늘어났으며 자기자본 역시 18억여 원에서 97억 원으로 성장해 있었다.

와룡농협 관계자는 “와룡농협이 타 농협보다 경영에서 어려움이 있다고들 하지만 실제 합병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며 “최근에도 평균 1년에 7억 원 이상의 흑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산약마를 특화시키는데 주요 역할을 했던 강병도 전 북안동농협조합장은 “건실하게 운영될 수 있는 조합을 합병하는 것은 지역의 잠재력과 자생력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다”며 “합병은 조합원이 많이 줄거나 자립할 수 없는 여건이 될 때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합을 거대화시키면 조합원들 간의 의사소통과 경영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협동조합의 원론적 취지를 잃어버릴 수 있다”며 합병을 반대했다.

이재갑 안동시의회 의원은 “협동조합을 거대농협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주식회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며 “농민들의 이익을 거론하지만 지역에서 거대자본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 독점하는 형태를 갖추게 되는 하나의 거대 공룡을 만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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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릿 2013-11-22 22:21:36
거대화가 두려워 변화에 뒤쳐진다면 그피하는 그대로 농민에게 갈것입니다 두려움과 변화에 대한 부정적인시각은 발전은커녕 후퇴하기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