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직거래 장터가 살 길입니다
착한 직거래 장터가 살 길입니다
  • 남해길 (목사.귀농칼럼니스트)
  • 승인 2013.10.07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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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칼럼] 남해길 (청송삼의교회 목사, 귀농칼럼니스트)

몇 년 전부터 감자를 캐낸 자리에 무를 심었습니다. 올 해는 유난히 감자를 많이 심었습니다. 덕분에 감자시세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자리에 심었던 무도 감자와 같은 운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저께 화물차에 1백단이 넘는 무를 싣고 대구 공판장으로 가면서 한 단(5개)에 3천 원 정도만 받으면 좋은데 하는 생각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다음 날 아침에 경매에서 한 단에 6백 원에 거래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불과 어제 저녁 마트에서 확인한 소비자 가격은 무 하나에 1천 5백 원이었는데. 112단에 6백 원이면 7만원도 되지 않는 금액. 연료비 5만원에 통행료까지 치면 무를 그냥 기부하고 온 셈입니다.

원인은 조금 작은 무 몇 개가 딸려 들어가 ‘선별불량’으로 낙인 찍혔기 때문인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인은 그런 것 같습니다. 그 몇 개 때문에 가격을 후려친 것이지요. 이 소식이 페이스북을 타자 많은 지인들이 위로와 격려를 주셨습니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분은 전화로 내년에 무는 다시는 하지 말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어리석은(?) 우리 농민은 내년에도 변함없이 무를 심을 겁니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좋은 가격, 비싼 가격에 거래되면 농민은 좋겠지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금테 두른 무가 되면 곤란하겠지요. 농민은 상인의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됩니다. 농민이 상인의 마음을 가지면 농사는 투기가 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그러면 매년 마다 울고 웃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농민이나 도시 소비자나 우리는 다 같이 잘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착한 직거래 장터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품귀 현상이 일어나도 ‘착한 직거래 장터’는 늘 일정한 가격으로 거래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농민도 살고 도시 소비자도 안심하고 살 수 있지요.

농사의 키워드는 평화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땅을 만지는 농민은 투기가 아니라 화평한 마음으로,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농업에 임해야 합니다. 특히 귀농하시는 분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말씀 입니다. 착한 직거래 장터는 가령 도시교회가 한번쯤 생각해야 될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기본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적어도 저희 교회와 자매관계에 있는 도시 협력교회와는 이런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금년 11월에 시험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지만) 일정한 가격, 이것이 서로가 사는 길입니다.

△남해길 목사(귀농칼럼니스트)
저도 내년에 오미자를 일부 생산하겠지만 적정한 선에서 거래할 생각입니다. 모두가 만족하는 가격, 그리고 먹거리에 대한 안정성 그러면서도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오미자와는 다른 차별성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들었던 유기농 대학에서도 평범한 것이지만 힌트를 얻었습니다. 앞으로 귀농칼럼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농사에 대한 철학도 함께 나누기를 기대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무는 내년에도 여러분 곁을 찾아 갑니다

http://cafe.naver.com/chungsongcenter

 

청송귀농귀촌고민센터 공식 출범식

청송귀농귀촌고민센터 공식 출범식이 10월 16일(수) 오후 2시, 청송군 농촌기술센터 2층에서 있습니다. 1부 기념 특강이 있은 후 2부 친교의 시간을 갖습니다. 귀농인, 예비귀농인은 물론이고 지역의 착한(?) 농민들은 누구나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특히 귀농멘토로 도와주실 분, 그리고 착한 직거래를 위해 고민하시는 분들을 기다립니다)

원활한 행사 준비를 위해 전화로 참석 신청을 받습니다.

070-4406-5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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