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산업에 안동혼 부족하다
스토리텔링 산업에 안동혼 부족하다
  • 김수형
  • 승인 2013.12.11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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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이 스며든 짧은 소설형식이 필요하다
[문화칼럼] 김수형(두루협동조합 이사장)
△ 김수형(두루협동조합 이사장)

언제부터인가 스토리텔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역의 경제를 살릴 수 있고 개인의 사업도 활기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스토리텔링 사례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거리감이 느껴진다. 해리포터라는 영국 소설을 통해 얼마를 벌었고, 반지의 제왕이라는 소설에서 파생된 경제규모가 얼마라는 것도 무수히 들었다. 그리고 안동은 이야기의 보고(寶庫)이며 정신문화를 상품화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그렇게 해서 많은 상품이 만들어졌다. 스토리가 있는 고택음악회, 실경뮤지컬, 오페라 등. 하지만 아직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대부분 사람들은 잘 모른다. 자신들이 스토리텔링이라는 이야기를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스토리텔링으로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을까?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어렵지 않다고 본다. 안동을 찾아온 사람들은 안동의 유명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그 가운데 안동 헛제삿밥을 예로 들면 좋을 것 같다. 헛제사밥을 판매하는 식당에 가면 헛제사밥과 고추장 그리고 빨간 김치가 놓여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제사에는 고추가 올라가지 않는다. 그런데 안동 헛제사밥에는 고추장과 김치가 올라간다. 이유는 관광객들의 항의에 의한 것이다. 그들은 헛제사밥을 고추장에 슥슥 비벼 먹어치우고 볼륨이 약하다느니 별의 별 소리를 다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그들이 제사 문화를 잘 몰라서 그렇다. 그렇다고 식당에서 그들에게 제사 문화를 가르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어떨까? “한국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간장을 기본 소스로 비벼먹는 비빔밥. 전통간장 맛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안동 헛제사밥”이라는 글을 써두면 손님들의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관광객을 많이 접하며 안동을 설명하다 보면 음식에 대한 설명을 빠뜨릴 수 없다. 헛제사밥에 대해서 위와 같이 설명하면 모두들 먹고 싶어 하고, 먹고 나서도 만족도가 높다. 다른 음식들도 설명이 들어가면 인기도가 높아진다. 그런데 식당에 가보면 음식에 대한 설명이 별로 없다. 설사 있다고 치더라도 대부분 스토리텔링이 아닌 이쁜 사진이 들어간 정보전달 목적의 인쇄물이 전부이다.

스토리텔링에는 정보전달만이 아닌 다른 요소들이 들어가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설명이겠지만 정보와 함께 이야기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버버리 찰떡이 지금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맛만의 인기는 아니라고 본다. 이름에 이미 이야기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안동 간고등어에도 이미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다. 안동의 많은 상품에는 나름의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지역의 스토리텔링 사업은 이런 상품들과는 먼 곳에 가 있다. 개인 사업이니 개인이 스토리텔링을 하여야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안동을 찾아오는 관광객 가운데에는 복합적인 이유로 다른 경쟁지역을 버리고 안동을 찾는다. 고택이라는 특수한 숙소와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고 거기에 유적지도 많다는 것이다. 코레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내일로>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내일로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코스 가운데 하나가 안동이다. 이들은 안동에 오면 찜닭을 1순위로 먹는다. 찜닭이 있기 때문에 안동을 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개인의 사업일 수 있지만 그 사업과 함께 지역의 경제의 한 부분을 같이 활성화 시킬 수가 있다.

스토리텔링 사업가운데 시나리오 공모사업이 있다. 안동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만드는 사업. 하지만 안동의 숨어 있는 이야기, 안동의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 안동의 지명과 관련된 이야기 등을 짧은 소설 형태로 만들어 누구나 손쉽게 접근 할 수 있게 하는 스토리텔링 사업은 아직 없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안동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지만 스토리텔링을 거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일본에 가면 온천 소설이 넘쳐난다. 온천 만화도 넘쳐난다. 사람들은 그런 작품을 읽고 시간을 만들어 온천여행을 떠난다.

타지인들이 안동 이야기를 써주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안동에 대해서 잘 아는 안동 사람이 안동 이야기를 만들고 쓰는 사업이 안동에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한다. 지역의 상품까지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 사업을 통해 기존에 잘 팔리는 상품을 더욱 잘 팔리게 하고 숨어 있던 이야기와 상품도 개발하고 사라진 문화를 되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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