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정, 힘있는 정치인 사유물인가?'
'안동시정, 힘있는 정치인 사유물인가?'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4.02.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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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1인 눈치급급 비판할 세력 필요하다
19일 권혁구 안동시장 출마선언

2월19일 오전 10시 안동시청 브리핑룸에서 권혁구(60세, 경북북부인터넷뉴스 대표)씨가 오는 6.4 안동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권혁구 출마예정자는 신민당, 통일민주당을 거쳐 통합민주당안동시을지구당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안동지역에서 오랫동안 정당 활동에 참여한 인사이다.


권 출마예정자는 출마선언을 한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출마의 배경을 밝혔다. 먼저 진짜 토박이론을 펼쳤다. “현재 출마예상 후보들은 고위공직을 누린 후 덤으로 안동시장 자리를 탐내고 있으나, 지금부터는 오랜 세월 지역을 묵묵히 지켜온 후보가 진짜로 안동시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안동시정의 폐단이 심각하다고 진단한 후, 그  이유는 힘 있는 정치인의 사유물인 것처럼 좌지우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의원 1인의 눈치만 살피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하며 “지금부터라도 ‘NO'라고 말할 수 있는 세력과 후보자가 나설 때이다”고 말했다. 평소 지방선거에서의 당 공천제 폐지를 주장해 온 만큼, 무소속 시장후보로 출마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또한 이번 기초단체장 선거가 유력한 성씨의 대결구도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시장선거라는 점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출마예정자는 현재의 안동시정에 대해  “시정을 농단하는 몇몇 인사들에 의해 인의 장막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권혁구 대표의 안동시장 출마선언으로 권영세 현 안동시장과 이삼걸 출마예정자의 맞대결 구도에 미묘한 파장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예상치 못한 권혁구씨의 공식출마선언이 미칠 권영세-이삼걸 양자세력 서로간의 유불리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출마선언문]

“새로운 안동, 안동정신 회복이 그 시작입니다“

1998년 IMF 이후 이 나라는 온전히 ‘경제살리기’에 매진해 왔습니다. 지난 정부 때 747 공약이 있었고 안동의 지난 6년간 구호 또한 이와 꼭 빼닮은 잘 먹고 잘살자는 ‘경제 살리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안동경제의 회생 기미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70년대 28만이던 인구가 17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그나마 도청이전, 4대강 사업 등으로 엄청난 재원을 쏟아부었지만, 고작 800명 인구 증가에 그쳤습니다.

나라 살림도 IMF 이후 15년 넘게 경제 회생에 목을 맸는데도 별무소득인데 안동인들 아무리 ‘경제살리기’ 하자고 외쳐댄다고 별 뾰족한 수가 있었겠습니까

한국의 종가를 자처하는 안동인이 남들처럼 염치불구하고 돈을 좇다가 돈도 못 벌고 종가로서 체면만 구긴 결과가 되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지방은 경제와 권력의 변방일 수밖에 없기에 이 땅의 선조들은 올바른 삶과 정치의 구현을 위한 교육과 인재양성에 힘쓰고 명분과 인륜을 중시하는 삶을 택했을 것입니다.

퇴계 이황이 끼니 걱정에 편한 날이 없었지만, 부정부패로 얼룩진 당시 관직을 멀리하고 언행이 일치하는 삶을 택했기에 안동인으로 한국의 사표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진짜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안동 경제살리기’가 아니라 안동인의 선비정신을 실천으로 옮김으로써 위기의 한국을 바로잡아 대한민국을 동북아에 우뚝 서는 나라로 만들어야 안동이 잘 산다는 인식의 전환, 더욱 큰 비전을 품을 때입니다.

“안동시민이 안동의 주인입니다”

구한말과 일제에 맞서 수많은 우국지사를 배출한 인재의 보고 안동. 재물과 목숨까지 분연히 바쳐 백척간두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 나선 게 안동인이 아니었습니까?

국고가 탕진되면 국민이 혹사당하고, 국운이 기울어지고 망국의 길로 간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합니다. 대원군의 경복궁 중건이 조선을 더욱더 쇠락의 길로 내몰았듯 성남의 호화청사, 용인 경전철 등 국고를 탕진하는 매국행위가 지금도 곳곳에 행해지고 있습니다. 안동이라고 이런 전시형 사업이 없는지 살펴 민생을 살찌우는 올바른 방향으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시정살림이 마치 힘 있는 정치인의 사유물인 양 좌지우지되고 양식 있는 다수 시민의 뜻이 무시되고 국회의원 1인의 눈치만 살피기에 급급한 게 안동시정의 현실이 아닌지 냉정히 살펴봐야 합니다.

오만과 아집으로 가득 찬 정치인과 단 한마디도 ‘NO'라고 말할 수 없는 주변인들 때문에 가뜩이나 힘겨운 안동시 살림이 더 어렵게 되고 우리의 후대에까지 부담을 전가하는 게 아닌지 걱정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해야 할 때입니다.

안동시민이 주인입니다. 진정한 주인은 주인으로서 자존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무수한 애국지사, 독립투사를 배출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떨쳐 일어나 나라를 구한 안동인의 자부심이 부끄럽지 않게 이제 주인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당장에라도 미련없이 떠나버릴 무늬만 안동인인 철새들이 아니라 이 땅에서 시민과 평생을 함께하고 따뜻한 가슴으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안동인의 자존심을 세우고 안동시민을 주인의 자리로 되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나랏돈을 씸지돈처럼 빼먹는 것을 당연시하는 나라에 국가의 미래도 안동의 미래도 없습니다. 시민이 주인대접받지 못하는 곳에 참된 지방자치도 있을 수 없습니다.

破邪顯正(파사현정) “잘못을 파하고 올바름을 드러낸다” 이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를 자부하는 안동이 잘못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 나서야 할 때입니다.

안동정신과 주인의식의 회복을 통해 이 나라가 반석 위에 올려질 때 안동의 경제도 살아날 것이고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종가로서 빛을 발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6월 4일은 안동정신이 회복되고 시민이 주인의 자리에 다시 올라서는 축제의 날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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