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 그녀' 그녀의 출마결단을 지지한다
'꽃집 그녀' 그녀의 출마결단을 지지한다
  • 정순임(한문고전번역가)
  • 승인 2014.05.22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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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광역비례의원 노동당 후보 기호 5번 심선희
[특별기고] 정순임(한문고전번역가)

꽃집 그녀
-경북광역비례의원 노동당 후보 기호 5번 심선희. 그녀를 지지한다.

▲ 기호5번 심선희 경북광역비례의원 노동당 후보

내가 그녀를 안 건 한 이십년쯤 되었다. 그녀가 내가 형이라고 부르는 선배의 아내가 된 때가 그때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그녀를 만난 건 십 년도 안 된 일이다. 그 선배는 늘 ‘우리 집사람이 너하고 동갑이고 동긴데 만나서 친하게 지내라’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애써 인연을 만들지도 않았고, 그냥 언젠가 자연스레 만나게 될 날이 오리라 믿었기에 그냥 그렇게 시간들이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믿음처럼 그냥 자연스레 우린 만났고,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었다.

그녀는 안동에서『꽃과 나무』라는 꽃집을 한다. 안동시 태화오거리에서 시청 방향으로 가는 큰 도로변에 그녀의 가게가 있다. 그녀의 꽃집은 잘 정리되고 깔끔하고, 그런 것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네 서민들 삶처럼 널부러져 있기도 하고, 신산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꽃과 나무는 죽은 적이 없다. 녀석들이 구석 한 모퉁이에 쳐박혀 말라가나 걱정이 되어 쳐다보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 괜찮아요. 물도 충분히 먹었어요’ 한다. 보여주기 위해 꾸미고 치장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꽃과 나무가 있는 그녀의 꽃집은 그녀의 삶을 닮았다.

무기력과 우울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그냥 가라앉아 버리겠다고 목줄을 놓고 앉았다가 아니야 살아내야 해 끊임없는 외침이 안에서 터져 나오면 나는 그녀에게로 간다. 그녀는 그닥 말이 많지 않다. ‘그냥, 살고 싶어서 집을 나섰어’ 하면 ‘잘했어’ 한다. ‘어떤어떤 일 때문에 이렇게 되고 저렇게 돼서 너무 힘이 들었어’ 장황한 푸념을 다 듣고 나선 ‘그랬구나, 잘 나왔어’ 하는 게 전부다. 그런데 그녀의 그 말은 천 마디 말보다 힘이 된다. 그녀를 만나고 집에 들어가는 날은 우울도 벗고 잠들 수 있게 한다. 그녀는 그녀 가게의 꽃과 나무 같은 재주를 가지고 있다.

내가 꽃집 아가씨! 라고 부르는 그녀는 남편과 두 아들이 있다. 그녀의 남편인 내 선배는 항상 말한다. ‘세 남자 먹여 살리느라 애쓰는 거 보면 미안하고, 대단하다’고, 그런 아내가 노동당 도의원 비례대표 후보에 등록한 날, 그 선배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저희 집사람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경북광역비례의원 노동당 후보로 등록했네요. 저도 가족이니까 오늘부터 합법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네요. 기호 5번 노동당후보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집 세 남자 챙기며 묵묵히 살아내는 걸 보면 노동당이 민생과 국민을 생각하는 정당인 건 확실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쑥스럽지만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뭐 대충 그런 요지의 글이었던 거 같다.

나는 선배의 그 말에 동의한다. 그녀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크게 분노하거나 크게 낙담하거나 화라락 기뻐하거나 하지 않고 늘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한다. 그러면서 심지는 누구보다 깊다. 보기에는 낭만적일 거 같지만 큰 화분과 화환들을 들어 날라야 하는, 남자들도 힘들다는 꽃집을 그녀는 거의 혼자 운영한다. 지쳐 힘들고 몸이 아파도 그녀의 삶은 쉬지 않는다. 그녀는 놀러가자고 아무리 졸라도 꽃집 문을 닫는 법이 없지만 약자들의 권익이 짓밟힌 자리에는 아들 둘을 데리고 제일 먼저 달려간다. 그녀는 성인이 된 이후 그런 자신의 믿음을 한 번도 꺾은 적이 없다.

‘후보 등록은 했는데 공보물을 만들 돈도 없고, 돌아다닐 시간도 없고 그러네’ 후배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만난 그녀가 한 말이다. 그 말을 들으며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너무도 없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 그녀를 위해....라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라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쓴다. 경북광역비례의원 노동당 후보 기호 5번 심선희. 그녀의 삶과 그녀의 믿음, 그녀의 결단을 지지한다. 그리고 그녀를 응원한다. 오늘도 그녀는 꽃집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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