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맞춤형 인재육성에 투자할 때다'
'지역맞춤형 인재육성에 투자할 때다'
  • 김수형
  • 승인 2014.07.0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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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김수형 (두루협동조합 이사장)

▲ 김수형 (두루협동조합 이사장)
일전에 지인으로부터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에 미군기지가 있는 요꼬쯔카라는 곳이 있다. 요꼬하마 옆에 있는 도시로 미군기지가 있다 보니 그다지 활성화되어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에 도시가 엄청나게 활성화가 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40대 중반의 시장이 취임한 후부터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새로 선출된 시장은 지금까지 없던 방식을 취해서 도시를 활성화시켰다. 방법은 10대부터 30대까지를 담당하는 비서를 두어 특별히 그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시정에 반영했다고 한다. 젊은 층들의 의견이 시정에 반영되면서 청소년부터 요꼬쯔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고 그 결과 도시가 활성화된 것이다. 전해들은 이야기이다 보니 실제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이 이야기가 뜻하는 바는 충분히 알 수 있다.

지역마다 60대 이상의 노인인구가 증가하다 보니 그분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정책결정권자에게 전하기란 쉽다. 혈연, 지연, 학연 등 다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자신들의 의견을 정책결정권자에게 전하고 그 결과 그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어 시나 군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경험도 부족하고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혹시 안다고 해도 어떻게 연결해서 의견을 전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젊은 계층은 자신들의 의견을 정책결정권자에게 전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이렇다보니 몇 차례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해 보려 노력하다 좌절하면 세상의 시스템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납득한 후 입을 닫고 참으며 살아가게 된다. 간혹 생계와 결부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참고 지내다가 결국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이 되어서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고향인 우리지역을 떠나게 된다. 요꼬쯔카와 같은 창구를 지역의 지자체에서 만들어 둔다면 젊은 사람들이 지역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 지역은 전국적으로 노인 인구가 많다는 것은 상식이다. 젊은 사람들도 고향인 이 지역을 꾸준히 떠나고 있다는 것 또한 상식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초등학생들도 지역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교 10등 안에 들면 더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서 외지로 이사를 가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가족이 모두 가거나 아버지만 직장이 있는 이 지역에 두고 자녀들과 어머니가 함께 떠나가는 경우도 있다. 마치 기러기 아빠를 두고 외국으로 유학을 가듯이 외지로 유학을 가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자 지역에서는 이들이 떠나지 않게 하려고 서울의 유명 학원 강사를 초빙해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특별히 뽑아서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식의 교육이 성과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그룹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패배의식을 가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런 부분은 경쟁구도에서 당연히 감수해야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지역을 지켜갈 또 다른 인재들이다. 지역을 버리고 갈 사람들에게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지역을 지킬 사람들에게는 투자하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근대화 과정에서 많은 인재를 국가발전을 위해서 서울로 보냈다. 지역은 열심히 지원을 해줬고 학생들은 엄청난 경쟁 속에서 코피를 터뜨려가며 공부해서 서울로 진학하였다. 이렇게 우리 지역 출신의 인재들은 큰 꿈을 가지고 대처로 나가 많은 도전과 노력 끝에 국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 결과 우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어 풍요로운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인재가 다 빠져나간 우리 지역은 영양분이 빠져나간 땅과 같이 지력을 잃어버렸다. 점점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그 속을 보면 노인 인구는 증가하고 있고 젊은 층으로 가면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지역을 다시 바라볼 때가 아닌가한다. 서울로 인재를 더 이상 보내지 않아도 국가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서울에는 인재가 넘쳐나고 있다. 돌아보면 모든 지역이 서울로 집중된 인재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과거의 화두가 국가경제 발전이라면 지금부터의 화두는 행복한 지역만들기가 아닐까한다. 우리 지역의 인재들이 지역에서 살 수 있도록 사고와 시스템과 풍토를 바꿔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일자리가 있어야지 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신다. 분명 일자리가 우선 되어야한다. 하지만 교육부분과 소통부분을 해결하면 젊은 사람들은 지역을 지켜갈 수 있다. 그리고 되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장학재단을 만들어 외지 유명학원 강사를 초빙해서 고향을 버리고 떠나가라고 시키는 교육보다는 지역의 정책책임자, 결정권자, 리더들이 학교를 찾아가서 학생들에게 우리 지역을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것에 도전해보면 어떨지 한번 이야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에 가서 공부하고 외국에 가서 유학도 하며 자신의 고향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애정을 갖고 고민할 수 있는 인재들을 키워내면 어떨까?

아이들은 오로지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기 위한 목적만 가지고 있다. 그러니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도 부족하고 뭘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서울의 어느 변방에서 열심히 벌어서 자신의 가족만을 벌어 먹이는 것이 그들이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공부해서 얻어야하는 성과물일까? 앞으로는 지역중심으로 생각하고 지역을 지키고 키워가는 것을 기초에 두자. 지역을 지키고 키워갈 학생들에게는 지역의 가치와 미풍을 알 수 있는 교육을 시키자. 또한 지역을 지키고 키워가고 있는 젊은 사람들의 답답함이 정책결정권자에게 전달되도록 하면 다시 인구가 늘어나지 않을까. 서울보다 더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한 인재를 키우고, 먼 곳에 나간 사람은 정보를 지역으로 보내주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현실에 맞게 받아들여 고쳐나가면 인구 감소도 줄일 수 있으며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며 교육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조국의 발전을 위해 뛰어온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성과는 대단하다. 하지만 이제는 방향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 지금 우리는 한번쯤 중앙중심의 생각이 아닌 우리를 위한 생각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한다. 중앙 집중으로 이루어낸 풍요로움이 사라지기 전에 각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인재양성과 지역 살리기를 통해서 국가의 균형발전도 생각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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