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만 파는 안동’
‘가짜만 파는 안동’
  • 김수형(두루협동조합 이사장)
  • 승인 2014.11.06 00: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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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선순환되도록 유도할 때다
[경북인칼럼 - 김수형(두루협동조합 이사장)]

▲김수형(두루협동조합 이사장)
올해 봄 협동조합 교육을 받으러 대구에 간 적이 있다. 교육이라 하여 갔지만 가보니 교육이라기보다 사례발표식의 진행이었다. 그 가운데 입담이 좋은 상주분이 자신의 사업을 이야기 하다가 안동만큼만 하면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무슨 소린가 유심히 들어보니 이야기를 끌고 가는 기술이 재미났다. 상주에는 닭을 잡는 공장이 있다. 그런데 정작 안동에서 찜닭이란 이름으로 엄청나게 팔려나가고 있으며 바다에서 잡은 고등어와 문어에 안동이라는 두 글자만 붙여서 특산품으로 팔아먹는 곳이라고 했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다.

돌아와서 가만 생각을 해보니 안동은 가짜를 정말 많이 팔고 있는 곳이다. 그 가운데 최고는 헛제삿밥이 아닐까한다. 제사밥이라는 것 자체가 가짜인데 거기에 헛이라는 말이 들어갔으니 가짜의 가짜를 상품으로 만들어서 팔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정리해서 지인에게 하니 그가 몇 개 더 이야기를 만들어 해준다. 안동국시도 그렇다고 한다. 밀가루 국수인척 하지만 사실 콩가리를 넣어서 만든 국시라는 것이다. 안동식혜도 누가 봐도 그걸 식혜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으니 그것도 가짜에 넣어보자고 수작을 걸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식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간고등어를 안동댐에서 잡은 강고등어이며 크기에 따라 초등어, 중등어, 고등어가 있는데 고등어는 크기가 한자반(45cm)은 되어야한다는 우스개를 만들어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온 문어 이야기도 있다. 문어는 글월문(文)자를 쓰고 먹물을 쓸 줄 아는 어물이라서 안동양반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이야기를 이어가며 그 당위성을 길게 펼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요즘 말로 스토리텔링이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대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찾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요즘 주말에 안동 시내를 가면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제과점 맘모스 입구에서 긴 줄을 서며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인데 누가 이런 모습을 상상이라도 했을까? 맘모스가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지인 미슐랭에 올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누가 정했는지 알 수 없는 전국 3대 빵집에 들어갔다는 스토리텔링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고 본다. 버버리찰떡 또한 그 이름에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에 의해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는 버버리 찰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버버리 찰떡에 얽힌 이야기를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 하겠다. 안동에는 이런 꺼리들이 참 많다.

그러나 한때 안동시내에서 하회마을을 가려고 길을 묻던 여행객에게 안동 사람들은 볼 것도 없는 하회를 왜 가냐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도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지인이 하회 쪽에 관광을 와서 연락을 하면 하회 볼 것 없으니 시내 와서 함께 밥이나 먹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마음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회만 알고 오는 외지인들에 대한 불만과 안동에는 찾아 볼 곳이 다양하게 있는데 왜 하회만 찾느냐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몇 차례 자신들이 하회를 가봤지만 불편했던 기억 등일 것이다. 그런데 하회에서만 이런 현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안동찜닭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의 불만이 많다. 여러 가지로 찜닭에 대해서 좋지 않게 이야기하고 특히 높아진 가격에 대한 불만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외지에서 찾아온 지인이 찜닭을 먹고 싶다고 하면 일부 안동 사람들은 그 지인에게 찜닭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해버린다. 안동 관광 쪽에서 일하는 필자로서는 참 안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몇 가지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안동의 유료 관광지를 가면 안동시민 할인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 할인이 안동 사람들 기분을 살짝 나쁘게 만든다. 이유는 자신이 안동사람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한다. 단체로 갔을 때는 입장하려는 사람 전원의 주민등록증을 모아서 보여줘야 한다. 그러다보니 몇 푼 돈 아끼려고 주민등록증을 모았다 다시 나눠주는 것은 영 성가시고 못 마땅해서 그냥 기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것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 안동 사람이 한명만 있어도 동행하는 사람들 모두가 단체 할인이나 반액 할인이 된다고 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외지에서 손님이 하회 쪽에 오면 안동사람들이 하회까지 달려가서 대접하듯이 주민등록증을 매표소에 내밀 것이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할인이 된 것이라고 말할 것이며 안동시의 정책이 참 좋다는 이야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하회가 아주 좋은 곳이라고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 소개를 할 것이다. 단편적으로 보면 입장료 수입이 떨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방문객도 늘어날 것이며 하회와 안동의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찾아드는 형국이 될 것이다.

가만 보면 안동찜닭도 스토리가 빈약하다. 이유는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안동시민들의 사랑이 찜닭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안동찜닭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진실인 것처럼 인터넷 사전에 올라있다. 안동찜닭은 성 안동네 사람들이 먹던 조선시대 양반 음식인데 성 안동네 찜닭이라는 말이 줄어서 안동찜닭이 되었다는 설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안동사람들은 이것을 고치려고 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안동찜닭도 지금의 인기에 안주하지 말고 안동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동 사람들이 안동찜닭에 대한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서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안동찜닭을 먹으러 찾아오고 사랑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동은 최근 많은 도보 여행객이 찾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잔잔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그들을 안동으로 끌어오고 있으며 그들은 그것을 체험하고 즐기기를 원한다. 안동은 지금까지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곳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선순환 되는 움직임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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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ry in Japanese 2014-11-17 22:14:20
日本からの観光客は、安東といえば河回村を最初に思い浮かべるようです。安東には、まだまだ多くの観光資源があります。キムさんのイベントも、今後定着するに従い集客力が更に強くなるでしょう。先日、韓国観光公社ともいろいろ話し合いました。次回お話します。それまで、イベントを絶やさず頑張って下さい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