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지역으로 돌아가야 한다’
‘평준화지역으로 돌아가야 한다’
  • 이천우(목사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
  • 승인 2015.03.13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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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적은 참인간이 되게 하는 것
[특별 기고]이천우(목사,평통사 공동대표)

Rodqes Gold는 인성발달 과정을 말하면서 21~27살 사이를 경쟁기, 투쟁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치열하게 경쟁을 한다고 했다. 서양의 교육제도는 우리나라처럼 10대에 경쟁을 시키는 교육을 하지 않는다. 20살이 지나서 경쟁기, 투쟁기가 되어야 치열한 경쟁을 시킨다.

그러면 청소년기의 경쟁교육은 왜 나쁜가. 경쟁교육은 교육목적 달성에 위배된다. 생존경쟁이니 적자생존이니 하는 따위의 유물사관은 공산주의 철학이지,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문명사회에서는 안 통하는 이야기이다. 하물며 인간을 인간되게 하려는 교육현장에는 좋지 않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일등 하는 자, 강한 자, 똑똑한 자, 상품성이 좋은 자 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요 함께 행복할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이다.

그런데 조기 경쟁교육은 인간성을 말살하는 악마적인 요소가 있다. 경쟁교육을 하면 너는 나의 경쟁의 대상이 되고 적이 된다. 그러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해서 내가 이겨야 한다. 여기는 동지도 친구도 사랑의 뜨거운 공동체의식도 없다. 경쟁교육이 있는 곳에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약삭빠른 악마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경쟁에서 낙오된 자는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청소년 자살율 세계 1위,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1970년대에 이스라엘도 IMF를 당해서 물가가 무려 수십 배 수 백 배가 뛰어올랐다고 한다. “왜 경제가 이토록 어렵게 되었는가?” 을 연구한 끝에 결론을 얻게 되었는데 그것은 경쟁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로 치열하게 경쟁했기 때문에 다 망했던 것이다. 그래서 경쟁교육을 지양하고 공교육을 통해서 특성화 교육 공동체 교육 인간화 교육을 강화하게 되었고 창조적이고 독특한(Unique)인격형성을 교육의 목표로 하였다. 그리하여 무려 천 가지 이상의 아이템을 발굴해서 그 독특한 상품을 육성하고 그 사업에 몰두하게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세계에서 일등 가는 상품을 많이 만들게 되었고 IMF를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유치원을 비롯해서 초. 중등학교에서 일등을 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시킨다.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 일등과 일류대학 진학이 목적이라면 학원을 양성하고 학원으로 보내면 된다. 교육 선진국의 교육은 초중등 교육을 통해 창의력 관찰력 협동정신 정의감 역동적인 인성 봉사정신 같은 것을 길러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어린 나이에 경쟁을 시켜 일등에서 꼴찌까지 서열을 매기고 줄을 세우고 있는가? 초등학교 3학년 기초학력 진단평가시험 같은 것도 당장 집어 치워야한다. 전국의 어린이들을 학교별 지역별 개인별로 줄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이는 어린이들을 경쟁의 전쟁터로 몰아넣어 인간성을 황폐화시키는 비교육적인 처사이다.

안동지역도 비평준화에서 평준화로 환원해야한다. 평준화를 했기 때문에 인구가 감소되었고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졌으며 우수한 학생들의 대도시 진출이 늘었다는 이유로 지난 80년 대 보수적이고 수구적인 사람들이 안동을 비평준화지역으로 만들어 버렸다. 성적결과를 가지고 교육을 평가하는 자체가 얼마나 비교육적인가. 학교는 교육을 시키는 곳이지 성적 올리는 성적제조창이 아니다. 적어도 나이 20살 이상이 되면 인격의 기초가 형성되고 인성발달과정에서 경쟁기가 되고 투쟁기가 되면 그때 가서 치열한 경쟁을 시킬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시켜도 건강한 인격의 기초가 형성되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이천우 (목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
교육 선진국에서는 유치원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시키지 않는다. 4시가 되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다. 즐겁게 놀고 운동을 하고 봉사활동을 한다. 그들이 가지고 오는 숙제는 많은 양의 독서이다. 책을 읽고 발표를 하고 토론을 한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엉덩이가 썩을 만큼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것이 거꾸로 되어있다. 유·초·중등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시켜 서열을 매기고 우열을 가리고 일류 삼류를 만들고 있다. 안동지역도 다시 평준화지역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육의 목적은 일등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참인간이 되게 하는 것이고 창의적이고 독특한 자기가 되게 하는데 있다. 인간세상은 생존경쟁의 장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공동운명체의 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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