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청년허브를 상상한다
"임진왜란보다 지금의 안동청년들에 주목하자"
안동시 청년허브를 상상한다
"임진왜란보다 지금의 안동청년들에 주목하자"
  • 허승규(연세大 학생)
  • 승인 2015.09.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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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허승규(연세대 학생)

2015 서울청년주간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에 참가하였습니다. 서울시의 주최로 열린 행사로, 다양한 컨퍼런스와 문화예술축제, 채용박람회, 청년청 입주단체 모집설명회 등의 풍성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청년의회를 통해 청년 의제 10개를 선정하고, 서울청년선언을 만들어서, 서울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청년정책 만큼은 전국의 어느 지자체보다 활기찬 활동을 보여주는 서울시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이번 서울청년주간에는 전국의 청년단체들을 초청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경북 안동의 <바름협동조합>도 초대를 받았고, 윤동희 이사장을 비롯하여 4분이 올라왔습니다. 저를 포함한 안동인 5명은 서울시 청년정책의 산실인 은평구 청년허브 건물을 둘러보고, 각종 컨퍼런스에 참여하였습니다. 저녁에는 행사에 대한 소감을 나누면서, 안동에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지, 어떠한 것들이 필요할 지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청년들과 밤늦게까지 술과 함께 소중한 밤을 보냈습니다.

은평구에 있는 서울시 청년허브는 청년의 삶에 주목합니다. 청년으로부터 가능성을 찾습니다. 청년을 위한 장을 만들고 연결하고자 합니다. <서울특별시 청년기본조례안>에 근거하여 설치되었으며, 서울특별시와 학교법인 연세대학교가 함께 운영합니다. 청년정책 제안 및 연구, 국제교류, 청년 모임 및 프로젝트 지원, 공간 대여, 청년학교와 같은 교육, 청년혁신일자리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사업이나 일회성 사업을 지양하고, 청년들을 수동적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조급한 성과물을 요구하는 것도 지양합니다.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그들의 삶과 가능성에 주목하여, 청년들을 위한 장을 만들고 연결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한두 가지 정책이나 공간만으로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민간에서의 자발적인 변화가 어렵다면, 공적인 조직에서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안동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 안동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지금은 다른 곳에 있는 청년들 스스로 지역에서 변화를 만들어가기엔 지역 사회의 벽은 너무나도 두텁습니다.

 

최근 안동에서는 <임란역사문화공원>을 건립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많습니다. 200억이나 들여서 해야 하는 사업의 타당성도 논란이거니와, 특정 문중에 대한 특혜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저는 이와 관련한 소식을 접하고는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국비, 도비, 시비를 포함해서 무려 200억 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과연 이 사업에 대해 다양한 안동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이 되고, 지역사회의 공론의 영역에서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졌을까요? 지금 안동의 상황에서 200억 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다른 대안은 없었을까요? 지역 사회에선 안동의 청년 세대들, 미래 세대들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 허승규 (연세大 학생)

저는 안동의 청년자립협동조합 <바름협동조합>을 서울의 청년 단체 분들에게 당당하게 소개하곤 합니다. 지역 사회의 높은 벽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꿈을 꾸고 상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서울 청년허브에서 우리는 술을 마시면서, 안동에도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의구심이 드는 사업에 200억 원을 쏟아붓느냐, 아니면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상상과 혁신에 지역 사회가 주목하느냐에 따라 안동의 모습은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서울에서 우리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들리는 소식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100년이 지나도 안동은 바뀌지 않을 거라는 고향 선배의 말을 들었습니다. 지켜야 할 전통과 변화해야할 관습을 헷갈리면 안 될 것입니다. 전통이 아름다울 수 있으려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 사회의 변화를 답답해하고 그저 기다리기보다는 변화를 꿈꾸는 이들이 모여서 먼저 시작을 해봅니다. 서울과 같은 공공기관 주도의 청년허브가 없다면, <바름협동조합>부터 안동의 청년허브가 되는 것입니다. 임진왜란이 아닌 지금의 안동 청년들에 주목하며 글을 마칩니다.

- 위 기사는 바름협동조합의 젊은 미디어 ‘링커’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www.linker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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