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죄송하다’ 말 한마디면 다 인가?
‘미안하다’, ‘죄송하다’ 말 한마디면 다 인가?
  • 김용준 본부장
  • 승인 2015.10.31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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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집행부, 시의회 크게 각성해야 한다
[경북인시론] 김용준(경북인신문 본부장)
♦ 김용준 (경북인신문 본부장)

안동지역의 민감하고도 중대한 현안사업에 대한 안동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일처리 수준을 보니 참으로 난감하고도 답답해진다. 10월 26일 시의회 임시회가 열리던 날, 권영세 시장과 김한규 의회의장이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발언을 하며 머리를 숙였다. 시의회 개회장에서 머리를 숙였다는 건 대(對) 안동시민에게 고개를 숙인 것과 마찬가지 일 것이다.

여기서 민감하고도 중대한 현안사업은 바로 “길안천 한밤보 관련 점용 및 사용 승인 건” 논란이다. 문제의 발단은 당초 의회 내 김수현 시의원이 위 건에 대해 독단적으로 승인을 강행시킨 당사자로 지목되었고, 논란 속에 갈등이 증폭되어 한 차례 시의회 임시회가 연기되는 파행까지 겪었다.

이런 과정에서 의회 내부에 처음으로 ‘윤리특위’가 구성되고, 시 집행부와 시의회 최고책임자 두 명은 사과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조만간 윤리특위 활동과정에서 전후 논란의 사실들이 있는 그대로 드러날 것이고, 그 여부와 정도에 따라 징계수위가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의 여론 또한 여기에 따라 출렁이게 될 것이다.

문제는 선출된 지역 리더들이 중대한 지역현안에 대해 왜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까 이다. 향후 이런 오류와 실수(?)에 대해 향후 어떻게 방지해 낼 것인가 또한 하나의 극복과제로 제출되고 있다.

되돌아 볼 때, 지역의 강(江)은 안동시민들의 가슴 속에 많은 한(恨)을 남긴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다. 안동댐과 임하댐의 건설과 그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길안천 한밤보(洑) 건설과 취수계획에 대해 ‘안동에 마지막 남은 생명 젓줄을 빼앗길 수 없다’는 심정으로 반대투쟁을 전개했었다. 2012년 안동시의회와 주민들이 참가한 반대위원회 구성, 2013년 한밤보 취수 반대 촉구 결의안 채택, 취수반대 기자회견, 범시민 궐기대회, 2014년 11월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반대 결의안’ 채택, 의회 내 취수 반대특별위원회 구성 등 반대활동을 해 왔다.

그 과정에서 안동시의회의 반대활동에 적극적인 응원을 보냈다. 당시 시민들은 시의회의 길안천 취수반대특위 활동과 관련해 김수현 시의원에 대해서는 특위위원장을 맡아 고생한다며 응원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천덕꾸러기처럼 비난을 받으며 여러 의혹에 시달리는 등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조만간 김 의원은 기존의 입장변화에 대한 솔직한 해명을 공개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 기가 막힌 이유는 안동시 집행부가 보여주는 무책임의 답변 한마디다. ‘미안하다’라는 말 한마디는 곧 행정절차와 적법성만 살펴봤다는 고백일 것이다. 그렇다면 몇 년 동안 전 시민의 일치단결된 투쟁은 도대체 어떤 의미로 반영된 것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미안하다는 사과성 발언으로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다.

시의회 의장에게도 묻고 싶은 게 있다. 18명 시의원 사이에 상호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의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시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설사 정책의 차이와 진영의 다툼이 감정적으로 격화될 때 이에 대한 조정자 역할이 시의회 의장이어야 하지 않는가 라는 시민들의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안동시의회 정치를 ‘장터정치’라고 조롱하며 지탄하기에 이르렀을까 묻고 싶다.

안동지역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마예정자들의 내편 니편 가르기가 심해져 시민들 또한 심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총선 당사자들이야 이해가 걸린 만큼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시민과 밀착해 생활정치를 하고 있는 기초의원들은 제발 시민과 지역의 일상을 위한 기초의회와 생활정치 본연의 자세를 조금이라도 견지해 주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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