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생명수 팔아먹고 무엇을 담보받았나?” 시민공청회 열어라
[경북인뉴스 발행인 칼럼]
제7대 안동시의회 김한규 의장이 갑작스럽게 3일 오전 시청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섰는데, 최근 지역최대 현안이자 쟁점으로 떠오른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내용이었다.
A4용지 4장 분량의 입장발표문을 받아 든 순간 뒷골이 송연해지는 걸 느꼈다. 내용인 즉, “그동안 길안천 취수문제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여...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시민들게 진실을 알리고자 함”이란다.
김 의장 낭독문은 비난과 시민 탓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전혀 관심이 없던 일부 정치권 인사와 시민단체가 뒷북치듯 시민들을 선동”, “정치쟁점화 시도”, “시민을 볼모로 인기영합적인 발언으로 선심을 사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얄팍한 생각과 시민을 선동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일부 시민단체가 일회성으로 댐 피해대책을 주장”해 왔다며, “남의 잘잘못을 원망하거나 비난하며 시비걸지 말고”, “미묘한 시기에 본질을 호도하여 이득을 취하려고 시민을 선동하는 일부 정치세력에 현혹되어 일희일비 하시지 말고 우리의회를 믿고... 생업에 충실하여 주실 것을 당부” 한단다. 어느 때였던가, 마치 독재정권의 담화문을 대하는 듯한 데자뷰에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또한 발표장에는 총18명 시의원 중 겨우 8~9명이 배석한 것에 불과한데 어찌 ‘시의원 일동’이란 명의로 회견문이 배포되었는지 그저 아연해졌다.
김 의장은 “길안천 취수반대특위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하류지역 주민에게 나눔과 양보라는 미덕을 무시하기에는 지난친 이기주의적이라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선언을 했는데, 그 고백이 영천이나 포항의 시의원들이 혹여 말할 수도 있는 이기주의 운운이 아닌가 할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또한 “국책사업을 무작정 반대만을 고집”하는 것이 “정의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고 운운하며 그 무슨 양심선언 하듯 자기당착과 모순적인 발언을 이어나갔다. 안동지역이 아닌 어느 지역을 대변하는지 답답해질 뿐이었다.
10여 분의 회견문 낭독을 끝내고 참석 기자들과의 자유토론이 50여 분간 진행되는 과정에서 참석기자는 더 큰 암담함을 느꼈다. 안동지역 시의회 역사가 25년이라는 청년기를 지나고 있는데도 그 수준이 이렇게 얕을 수밖에 없을까 하는 자괴감마저 밀려왔다.
더구나 50년이 넘도록 중앙정부의 국토불균형개발정책과 물(수자원) 독점을 통한 일방적 안동댐·임하댐 건설 강행으로 사면의 강물이 다 가로막혀 고향을 등진 주민이 몇몇이었고, 남은 주민들 또한 온갖 댐피해와 개발규제에 얽매어 울며 격자먹기로 어떤 통한의 세월을 견디어 왔는지 진정 잊었단 말인가?
여기에 엎친데 겹친 격으로 이제 마지막 남은 청정자연천인 길안강물 그 시퍼런 물줄기! 그 강물이 우리지역에 어떤 존재였고, 지역민들의 삶에서 어떤 생명수로 사용되고 작동해 왔는지에 대해 다시한번 혜량해 줄 것이라는 바람은 그냥 허튼 물거품이었던가 하는 낭패감마저 찾아 들었다.
이번 길안천 취수장 건설 강행의 ‘사실이 왜곡되고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고 강변을 했는데, 김 의장의 주장을 들어보면 대략 이렇다.
‘길안천 취수문제는 2004년 성덕댐 건설 환경영향평가 공청회 개최 공고를 시작으로 수십여 차례 크고 작은 반대운동을 계속해 왔다’고 말한다. 맞다, 옳은 말이다. 그래서 그 일련의 과정 속에 길안천취수반대 범시민활동이 있었고, 당시 시의회에서도 한밤보 취수반대 촉구결의안이 채택됐고 본회의 의결을 거쳐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뛰어들었단다. 그 말도 맞다. 2012년부터 2014년부터 토론회 개최, 시민 3만5천여명 반대서명, 범시민대책위 출범, 궐기대회, 항의방문으로 이어진 것도 다 사실이었다.
그런데 강력한 반대저지활동을 하던 어느 시기 쯤 인가 부터 수자원공사를 포기시키지도 못했고, 시와 시민의 요구사항에 대해 명문화하지 못했고, 시의회의 마음을 지역정치권과 시민단체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 마치 ‘보호자로부터 버림받은 길잃은 미아로 전락하게 됐다’고 투정하며, 아무 성과 없이 포기할 수 없기에 ‘의회차원의 새로운 활동을 고민’하게 되었고, 그래서 어느 미묘한 시기에 수자원공사와의 협약(안)을 작성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시의회는 권한도 없는데 취수공가 허가를 종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아~ 이 얼마나 자기모순적이며 나아가 논리적 당착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가 말이다.
참석기자들과의 토론에서 드러난 몇 가지 중대한 지적 또한 새겨들어 보자. 길안천을 내주고, 받아왔다는 협의(안)이 아직은 협상 중이라고 말한다. 작은 상거래에서조차 주고받는 약속거래서가 있는데, 내어 주고도 받지 못한 10여 개가 넘는 항목 거의 대부분이 아직 진행형 협상안에 불과하단다. 협상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길안천 취수공사장에서는 발파음이 시작됐다는 것에 대해 협상의 기본자세조차 부족했다고 주장하면 너무 맹랑한 지적인 것인지? 되묻고 싶어진다.
시의회 ‘반대’특위 활동이 ‘찬성’으로 돌변하는 그 과정의 사실과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어느 구간 어느 여울목에서 변질이 될 수밖에 없었던가? 진정한 사실의 팩트를 진짜 묻고 싶어진다. 몇 년 간 반대저지를 위해 헌신해 온 자랑스럽던 주민대표이자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그 무엇이 다가가 속삭였길래 말랑말랑하게 변해버렸는가! 진짜 협상내용이 무엇이었길래.... 3만5천여 명이 넘는 반대서명용지와 피땀어린 시민들의 절대지지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엿가락 주워들 듯 팔아버렸는가 묻고 싶어진다. 엿장수의 달콤한 속삭임은 무엇이길래!
26년이 넘도록 길안천을 지켜내 온 선배 시의원들의 업적은 안동역사 속에 기록되어 영원히 기억될 것인바, 작금의 이 미묘한 시기에 그 무엇이 17만, 아닌 50만 안동인들의 길안천 지키기 운동이 지나친 이기주의로 변질되게 했는지 정말 궁금해질 뿐이다.
미묘한 시기! 맞다. 총선이 넉 달 앞으로 다가와 국회의원 뺏지를 탐내는 분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시민들의 강물을 팔아넘기지 말아달라는 하소연들이 몇몇 정치인의 선거보다 덜 중요한 일인가.
길안천 취수 사태의 본질이 정말 4년마다 치러지는 선거판때기 행사를 앞둔 미묘한 시기의 정치쟁점화인가. 안동시내 10만 이상의 시민들이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매순간 매일매일 먹고 마시는 식수원이 훼손, 변질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절박감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 이를 호도하고 왜곡하는 발언이 시의회의장 입에서 나왔다는 걸 진정 믿어야 할까.
이번 사태의 본질이 뭔가? 길안천은 안동시민의 생명수이기 때문에 지키자는 것이다. 이 안타까운 절규가 메아리치고 있는데, 길안천을 팔아먹은 것인지, 팔아먹지 않았다면 무엇을 담보해 낸 상호거래인지, 분명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또한 보전방안을 찾겠다는 것인지, 지금의 시민규탄 목소리를 잠시 회피하겠다는 것인지 엄중히 가려야 할 일이다.
사실과 진실을 헷갈리게 할 의도가 있는 핑퐁게임하는 듯한 정치놀음을 당장 중단하고,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시민의 생명수를 지킬 수 있는 시민공청회를 안동시의회가 앞장서서 개최해 주길 다시한번 정중히 요청한다. 김 의장이 말했듯 “시민의 이해가 걸린 사안을 악용하여 시민 갈등, 분열 조장, 정치적 소재로 활용되는 것을 막아 주시길” 제발 촉구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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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래글은 3일 오전 김한규 안동시의회 의장 입장발표문 전문이다.
[17만 시민을 비롯한 50만 안동인께 드리는 글]
일부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에 대한 진실을 알립니다.
존경하는 50만 안동인 여러분!
최근 마무리 단계에 있는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문제에 대하여 이제까지 전혀 관심도 없던 일부 정치권 인사와 시민단체가 뒷북치듯 시민들을 선동하는 잘못된 내용이 언론에 계속 보도되고 있습니다.
17만 시민의 대의기관인 안동시의회 의장으로서 사실을 왜곡하여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안타까운 심정으로 시민들께 진실을 알리고자 함입니다.
“길안천 취수 반대 범시민운동”을 할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도, 뭘 했는지도 모르던 인사가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 지역민의 이해와 관련된 사안을 정치쟁점화 하는 시도에 대해 안쓰러운 생각마저 가지게 됩니다.
길안천 취수 문제는 2004년 성덕다목적댐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개최 공고를 시작으로 수십여 차례 크고 작은 반대운동을 계속해 왔으나, 어느 누구도 취수사업 포기를 이끌어 내지는 못하고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현재 안동시의회 ‘길안천 취수 반대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진 의원과 장대진 현 도의회의장, 이재업 전 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반대운동을 이끌었습니다만, 포기시키지 못했습니다.
“길안천 취수반대 범시민 운동”은 안동시의회 發로 시작
2012년 안동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한밤보 취수반대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여 본회의 의결을 거처 관계기관에 발송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반대운동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2012~2014년 토론회 개최, 시민 3만5천여명 반대서명, 범시민 대책위원회 출범, 범시민 궐기대회, 수자원공사 본사 방문 간담회 개최 등을 우리시의회가 직․간접적으로 주관하며 진행해 왔으나, 안동시와 시민요구사항에 대한 욕구충족이나 지원을 이끌어내고 명문화하지 못했습니다.
2014년 6.4지방선거가 끝난 후에는, “길안천 취수 반대운동”은 지역 정치권은 물론 어느 시민단체 누구도 돌보지 않아 보호자로부터 버림받은 길 잃은 미아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안동시의회 의원 18명은 이제까지 “길안천 취수 반대운동”을 추진해왔던 과정을 생각하니, 아무런 성과 없이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의회차원의 새로운 활동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빈손, 맨입으로 길안천 내 줄 수 없다” ‘내부 절차적 정당성 소홀’ 시민들께 죄송
2014년 10월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를 원점에서 반대(저지)하기 위하여 제16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의원 5명으로 반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2015년 9월까지 11개월 동안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1976년 안동댐이 준공되고 40여년 동안 선거 등 이벤트가 있을 때만 시민을 볼모로 인기영합적인 발언으로 선심을 사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얄팍한 생각과 시민을 선동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일부 시민단체가 일회성으로 댐 피해대책을 주장하는 선에서 끝났습니다.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반대 특별위원회”는 회의 9차례, 시민 여론수렴 및 관계기관 의견 청취 1회, 의원 간담회 4회를 실시하는과정에서 하류지역 주민 간 나눔과 양보의 미덕을 무시하기에는 지나친 이기주의적이라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길안천 취수사업은 경북도 동남부지역 부족한 생․공용수 확보을 위하여 진행되는 국책사업으로 무작정 반대만을 고집하면 “복지극대화, 자유존중, 미덕추구”라는 정의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동안 어느 누구도 접근하지 못한, 길안천 수질보존, 유지수량 확보, 생태계 보호 등을 담보하는 조건으로 수자원공사와 협약안을 작성하여 길안천 취수 반대 특별위원회에서 활동결과 보고서를 채택하여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입니다.
시민 이해 걸린 사안 악용하여 시민 갈등, 분열 조장하고 정치적 소재로 활용되는 것을 막아 달라
존경하는 50만 안동인 여러분!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지 못하고 길안천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고
17만 시민을 비롯한 50만 안동인의 안위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남의 잘․잘못을 원망하거나 비난하며 시비 걸지 말고 지금이라도 전면에 나서서 제기한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한다면 시민들로부터 공가를 인정받고 업적은 역사로 기록되어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미묘한 시기에 본질을 호도하여 이득을 취하려고 시민을 선동하는 일부 정치세력에 현혹되어 일희일비 하시지 말고 우리의회와 시 집행부를 믿고 미래가 불확실한 어려운 시기에 굳건한 의지로 생업에 충실하여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안동시의회 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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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안) 주요 내용
◦ 선행조치 - 3건
- 수자원공사 포항권 관리단이 독점 운영하던 영천댐 도수로 이토 밸브 관리권 안동권 관리단과 공동관리
- 임하․길안면민, 송사1리 주민 민원 해소
- 안동․임하호 수운관리사무소 운영비 이체(2014년 회계연도분)
◦ 안동시, K-water 상호 협력사항 – 3개항
- 안동댐 주변 자연환경보전지구 해제(231.51㎢)
- 문화관광단지와 유교문화권사업을 연계하는 절강권 수변지역 개발
- 길안천 토종 어폐류 보존을 위한 시설 설치 및 운영
◦ K-water 지속적으로 이행, 지원, 협력사항 – 9개항
- 길안천 취수량 데이터 투명하게 공개– 방류량 범위내 취수
- 갈수기 등 길안천 건천화 K-water 책임 하에 해결
- 『길안천 취수위원회』 구성 운영
- 취수시설 하류지역 물 부족시 성덕댐 및 영천댐도수로 용수 우선공급
- 『댐건설및주변지역지원등에관한법률 시행령』제41조 제1항 제4호의 지원근거 실행
- 안동댐 상류 “도산 금수강산 생태경관특구계획” 추진
- 보조댐 주변 K-water소유 물문화관 기능 전환시 공공 목적으로 용도변경
- 성곡동 문화관광단지 주변 국토교통부 부지(파크골프장, 하늘수목원 등) 안동시로 소유권 이전
- 댐주변지역지원사업계획 변경시 관련법에 규정된 항목 외에는 댐주변지역지원사업 협의회의 심의를 거치고, 의회에서 지원사업비 집행실적 요구시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