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종류가 많아 어떻게든 종류를 줄여볼려고 마음 먹고 있는데 우연찮게 양계장을 인수했습니다.
지난 해 봄에 중병아리 4마리로 시작한 토종닭은 올 가을에는 큰 장닭 2마리를 잡아 먹고도 여섯 마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닭 주인인 해담이는 닭 모이 주는 일과 물 주는 일을 처음에는 잘 주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 빼 먹어서 아빠한테 야단을 몇차례 맞았습니다.
해담이의 별명은 계모(닭 어미)였는데 슬슬 요령을 피우던 계모는 양계장을 팔 궁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막내인 이은이와 어제 아침에는 계약서를 작성하더군요.
계약 내용인즉 내년 삼월에 닭을 만 오천원에 넘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계약서를 본 아빠가 그럼 내년 3월이 되기 전에 닭이 죽거나 없어지면 누구의 책임이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로 누구 책임인지를 따지더니 결국 계약은 파기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은이가 주기로 한 금액의 두배인 삼만원에 아빠가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구두로 아빠와 계약하고 저녁에 인수금액 삼만원을 주기로 하였는데 병아리가 그제 어제 다섯마리나 깨어 나왔습니다.
"아빠 병아리가 다섯마리 더 생겼으니까 삼만 오천원 주세요. 예?"
" 그래 알았다. 근데 오천원짜리가 없다. 그럼 4만원 줄께."
4만원을 주니 좋아 입이 벌어집니다.
해담이는 지난해 중병아리 4마리를 2만원 들여서 달걀 한알에 2백원씩 엄마한테 팔고 고구마 캘 때 장닭 두마리를 아빠한테 3만원에 팔고 명절때 고모부한테 생계란 한알에 만원 받고 얼추 잡아도 수지가 맞는 양계장이었습니다.
옆에 보고 있던 아내는
" 암닭이 다섯 마리인데 달걀 놓을 때 마다 이백원이면 황금알을 낳는 닭인데 왜 파냐'
" 이은아 니가 얼른 사라. 금방 들어간 돈 채우고 용돈 많이 생길텐데 왜 않사냐?"
추울때 학교 가기도 바쁜데 닭 모이 챙겨 주는데 번거로운가 봅니다.
장닭이 크고 닭장안에 닭똥이 있으니 달걀 꺼내러 가는 것도 무섭기도 하고 지저분하기도 한가 봅니다.
겨우내 돌보고 내년 봄에는 다시 한 놈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분위기가 인수할때 들어간 본전을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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