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풍경- 임하댐에 가라앉은 삶의 흔적
그때 그 풍경- 임하댐에 가라앉은 삶의 흔적
  • 김복영(사진작가)
  • 승인 2021.10.2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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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영)

임동 무실, 1989년 2월 6일

마당가에 버려진 
추억의 소리통 탈곡기. 
가을걷이가 시작되면 
농촌 이곳저곳 
울담 넘어 들려오던 그 소리
‘와롱다롱’. 
번성했던 시절은 물에 잠기고 
미처 이삿짐에 함께 실려 가지 못한 흔적만
마당을 지키고 있다. 

 

ⓒ김복영<br>
ⓒ김복영

임동 무실 1987년 12월 16일

문간채, 대문간과 마구간 경계에 걸린 소여물통. 
소는 한 집안의 큰 재산이었다. 
소죽을 쒀 고이 기른 소는 
자식들의 대학 등록금 마련과 어려운 집안 살림의 밑천이었다. 
홀로 남겨진 여물통은 화창한 마당의 햇빛과 대조돼 
그 적막함을 더한다. 

(ⓒ김복영)

임동 무실 1989년 8월 11일

무너진 지붕 아래 안방을 지키고 있는 장롱. 
안채 댓돌도 방문도 사라진 곳에서 
버려진 세간 품고 홀로 서있다. 
빼다지 안 귀중품은
주인과 함께 떠난 지 오래일 터.

(ⓒ김복영)

임동 중평 1990년 1월 14일

박치기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와 복싱 세계챔피언 장정구,
드라마 ‘여로’가 나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TV가 있는 집 마당에 모였던 동네 사람들. 
세월 속에 잊혀지고 버려진 흑백TV가
비스듬히 기대 영화로웠던 지난날을 추억한다.

* 이 기사는 (사)경북기록문화연구원의 계간지 『기록창고』 11호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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