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의 기억
근현대의 기억
  • 조창희(아동문학가)
  • 승인 2021.12.0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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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서 최초로 하이힐을 신은 권복경 여사

근세 초기, 안동 화성동에 중앙장로교회(안동교회)가 세워지고선교사들에 의하여 안동성소병원이 세워졌다. 
일찍이 기독교에 귀의한 안동권씨 문중에 안동에서는 최초로 하이힐을 신고 시내를 활보한 신여성이 있다. 
그 여성은 권복경 여사이다. 개화의 기류로 미국 감리교회와 미국 장로교회는 조선 선교에 적극적으로 힘을 쏟아서 서울과 평양을 중심으로 전국 중요 도시마다 학교와 병원이 세워지게 되었다. 
서울에 숙명여학교가 세워진 이후에 안동권씨 문중에서는 귀한 따님을 서울에 유학을 보내며 숙명여학교에 입학시켜서 신식교육을 받게 했다. 그 따님이 권복경 여사다. 

서울에서 공부하다가 방학이 되어 고향 땅 안동으로 오게 되었을 때 서울에서 생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굽 높은 뾰족 구두 하이힐의 매력에 빠져서 거금을 들여 하이힐을 사 신고 안동에 왔으니 안동에서는 난리가 났고 큰 화제가 되었다. 
이 일이 안동에서는 최초로 하이힐을 신고 시내를 활보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딸을 서울에 유학 보내 신식 교육을 받게 한 것도 대단한 개화인데 처녀가 하이힐을 신고 시내를 활보하여 말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후 권복경 여사는 오윤수 씨와 혼인을 하였고 오윤수 씨는 훗날 안동읍 의원 선거 때에 당선되어 안동을 위해 봉직하였다. 몇 해 전 안동초등학교 제48회 졸업 동기생들의 모임을 1박 2일 스케줄로 한국학진흥원에서 가졌을 때 한 반에 60명씩 7반으로 400여 명 동기생들 중에서 100명 가량이 참석했을 때 내가 말했다. “이 자리에 참여한 동기생 오상식의 어머니가 처녀 시절에 안동에서는 최초로 하이힐을 신은 신여성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다”고 했더니 국회의원 권오종 씨의 아들 권우승이 일어서서 “우리 어머니는 안동에 시집 온 부녀자들 중에서 하이힐을 신은 신여성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고 했다. 그러고 보니 안동권씨 문중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재미있는 모습으로 안동의 처녀로는 오상식의 어머니인 권복경 여사가 최초로 하이힐을 신었고 부인들로는 권우승의 어머니가 최초로 하이힐을 신었다. 이래저래 동기생들의 어머니가 ‘신문물’의 안동 유입 기록에 일조를 하신 셈이라 왁자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안동 최초로 하이힐을 신은 권복경 여사

나의 누님

2020년 지금은 팔순을 바라보는할머니가 된 나의 누님학창 시절에는줄넘기 선수로 팔팔했는데50년대 초등학생학예 발표회 때에밀짚 의상을 엮어서 입고인디안 춤을 추었던 귀여운 모습안동 목성동 64번지 우리집가나다 상점에 전시되어 있었고대륙 사진관에도전시되었던 사랑받은 사진누님은 안동초등학교 제45회 졸업생나는 제48회 졸업생누님은 병설중학교와 안동사범학교를 졸업하고훗날 모교에 교사로 근무했었다

1950년대 학예발표회 때의 누님
1950년대 학예발표회 때의 누님

* 이 기사는 (사)경북기록문화연구원의 계간지 『기록창고』 12호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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