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의 보물 ‘금강소나무’
영남지역의 보물 ‘금강소나무’
  • 유길상
  • 승인 2011.12.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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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우리의 희망입니다”<2>

올해, 2011년은 UN이 정한 ‘세계 산림의 해’이다. UN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산사태, 홍수, 산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환경 위기극복의 해결책으로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자 2011년을 ‘세계 산림의 해’로 지정했다.

이처럼 산림은 공기와 같이 우리와는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관계이며, 특히 산이 전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는 그 중요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본지에서는 이러한 산림을 잘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3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주>

본격 생태관광 길 연 금강소나무 숲길

소나무는 한국의 정서를 지배하고 있으며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다. 우리민족은 소나무 아래에서 태어나 소나무와 더불어 살다가 소나무 그늘에서 죽는다 할 정도로 우리의 정서와 땔레야 뗄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중 으뜸으로 치는 소나무가 바로 영남지역의 보물로 일컬어지는 ‘금강(金剛)소나무’다. 금강소나무는 울진과 봉화, 영양을 잇는 백두대간에 주로 분포하면서 줄기가 곧고 뒤틀림이 적고 쉽게 썩지 않는 장점이 있어 문화재 복원 재목으로 쓰일 만큼 탁월한 재목으로 꼽힌다.

◆생태관광지로서 새 지평 열어
남부지방산림청(청장 남성현)에서는 2007년부터 민·관·학이 공동으로 참여해 울진과 봉화, 영양지역 금강소나무 군락지 3개소 7천892ha를 시범 생태경영림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울진 소광리에 개장한 ‘금강소나무 숲길’은 우리나라 최초로 ‘생태관광’을 표방해 실시한 ‘예약탐방가이드제’를 운영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공정여행·책임여행’을 지향한 ‘금강소나무 숲길’ 조성사업은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득을 창출시키며, 탐방객들에게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선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지난해 7월 20일 개통된 이후 12월 10일까지 금강소나무 숲길을 다녀간 이는 4,500여명에 달한다. 하루 8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휴식일인 화요일을 제외한다고 해도 약 40%의 예약률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올해에도 지난 5월 개장한 이후 주말은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민가운데 희망자를 뽑아 선발된 9명의 숲해설사는 2년에 걸친 교육을 통해 전문지식을 쌓은 이들로 30명 이내로 구성되는 팀마다 동행을 하고 있다.

탐방객들이 탐방로 주변에서 가끔 산양 등 야생동물의 흔적과 야생식물을 만날 수 있는 숲길은 길의 모태가 되었던 십이령길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면서 길을 걷는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고 있다.
남성현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울진 소광리 지역의 금강소나무 숲길 1구간(13.5km)을 지난 해 7월부터 개통해 운영 중에 있다. 타 지역의 숲길과 이름은 같을지 모르지만 운영하는 방향과 목적이 단순한 이용이 아닌 ‘산림자원의 보전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예약탐방가이드제’의 정착은 곧 지역주민의 안정적 소득으로 이어져
세계생태관광학회는 생태관광을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주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자연지역으로의 책임 있는 여행”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강소나무 숲길은 이런 생태관광의 정의에 가장 부합되는 유일한 길로 볼 수 있다.

남부지방산림청과 지역주민, 그리고 NGO가 함께 조성한 이 숲길은 새로운 개념의 걷는 길 조성에 원칙을 세우고,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면서 차별화를 극대화하고 있다. 숲길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민이 직접 숲해설가로 탐방객들을 안내하고, 주민 민박을 활성화 해 수익이 마을로 귀속되면서 숲길 보전은 물론 마을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실제로 지난해 남부지방산림청이 실시한 탐방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가체험 민박(1인 1박, 1만원)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왔다. 주민생활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시행되는 주민 민박과 연계한 ‘예약탐방가이드제’는 자연과 사람을 고려한 가장 적극적인 관광정책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금강소나무 숲길’ 주변에는 거대 시설물이 전혀 없다. 탐방객들 모두 농가 민박에서 숙박을 하면서 주민들이 직접 지은 임산물로 만든 도시락과 식사를 제공받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경제활동으로 인한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생태관광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주민들이 관광의 주체가 되면서 외부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자원을 이용해 소득을 창출하는 것은 주민 스스로 마을의 생태적 가치를 인식하면서 자연을 보전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각종 둘레길과 트레일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강소나무 숲길의 ‘생태관광’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생태와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과 졸속으로 무분별하게 조성되어지고 있는 길은 예산낭비를 초래할 뿐 아니라 결국은 이용자의 외면을 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 주민이 주체가 돼 생태계의 보전을 염두에 둔 생태관광 ‘금강소나무 숲길’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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