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파업 60일,“공정방송은 민주주의의 근간”
방송파업 60일,“공정방송은 민주주의의 근간”
  • 홍석준
  • 승인 2012.04.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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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인시론>안동MBC 홍석준 기자
MBC 파업이 60여일을 넘었다. KBS, YTN까지 파업대열에 합류하면서 우리 언론역사상 초유의 동시파업 기록을 매일 갈아치우고 있다. 정권에 비판적인 시사프로와 뉴스가 자취를 감춘 지금, 땅바닥에 떨어진 방송의 공정성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언론인들의 처절한 외침이다.

국민의 60.1%가 이번 파업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3.31 조사) 60대를 제외하면 성.연령.지역을 불문하고 파업 지지가 더 많고,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밝힌 사람중에도 42.8%가 파업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온도차는 있지만 현 집권여당의 텃밭인 경북북부의 국회의원과 총선후보들도 파업 명분에 일정부분 동의하고 있다.“정치권에 영향을 받는 인사가 공영방송 사장으로 왔다는 이야기가 더 이상은 나오지 않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의 핵심 측근이자 한나라당 전 법률지원단장을 지낸 김재원 후보(의성.청송.군위)의 말이다.

현 정부에서 기무사령관을 지낸 김종태 후보(상주)는“밑의 사람들로부터 불신을 받으면, 그 집안은 성공한 적이 없다”는 말로, 직원들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현 공영방송 수장들의 과오를 에둘러 비판했다.

방송의 공정성은 여야를 불문한다. 정파적 이익으로 프로그램과 뉴스의 가치를 재단하는 언론사는 이미 언론이 아닌 것이다. 장윤석 의원(영주)은 미국 대법관 임명과정을 사례로 들며“공영방송 사장과 같이 높은 공정성을 요구받는 자리의 경우 스스로 임명권자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식 수준의 이 말도, 지금의 공영방송 수장들에겐 너무나 먼 얘기일 뿐이다.

그래서“현재 진행중인 MBC 등 방송사 동시 파업과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해, 당내에서도 10여명의 의원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김광림 여의도연구소장(안동)의 말은,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번 파업에 대해, 분명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총선을 앞둔 정치파업이란 비판은 아프기까지 하다. 그러나 공정방송의 대원칙은, 한갓 특정 정파의 유.불리에 휘둘리도록 내버려 둘 수 없는,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언론인으로서의 마지막 양심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안동 신시장에서, 영주 분수대 거리에서, 상주 서문동 교차로에서 공정방송 실현을 목놓아 외치는 MBC 조합원들에게 독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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